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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착카메라] 목숨 건 산란…로드킬 당하는 두꺼비

입력 2016-03-08 21: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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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두꺼비는 오염 척도를 나타내는 대표적인 환경 지표종이지요. 그런데 최근 멸종위기를 맞을 정도로 개체수가 감소하고 있다고 하는데요. 산란기를 맞은 두꺼비들이 산에서 물가로 이동하면서 '로드킬'을 당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두꺼비의 위험한 여정을 안지현 기자가 밀착카메라에 담았습니다.

[기자]

지난 5일, 충북 청주에는 100여 명이 모였습니다.

'두꺼비 순찰대' 발족식에 참석하기 위해섭니다.

[두꺼비야, 사랑해.]

[박완희/두꺼비친구들 사무처장 : 저희 두꺼비 순찰대가 로드킬을 줄이고 방지하는 활동을 하려고 준비하고 있습니다.]

두꺼비를 가장 위협하는 건 차도입니다.

전남 광양의 한 2차선 도로입니다. 평범해 보이는 도로지만, 바닥을 보시면 이처럼 하얗게 표시된 부분이 있는데요. 바로 두꺼비의 사체가 발견됐던 곳입니다.

약 150m 구간에 이렇게 표시된 구간이 약 200여 군데나 됩니다.

[박수완 사무국장/광양만녹색연합 : (2월 16일부터) 3월 2일까지 (발견된 사체가) 198마리였고요. 두꺼비는 산란을 위해서 도로를 넘어서야 하는 상황인 거죠.]

산에 사는 두꺼비가 산란기가 되면 물가로 이동하는데, 이 과정에서 로드킬을 당하는 겁니다.

도로 위에는 약 스무 마리의 두꺼비 사체가 놓여있습니다.

뒤로 보이는 산에서 동면을 마친 두꺼비는 산란하기 위해서 도로를 지나 이곳 저수지까지 와야 하는데요. 저수지의 물을 자세히 보시면 먼저 와 산란을 마친 두꺼비의 알들이 보입니다.

알에서 부화한 새끼 두꺼비는 5월이 되면 다시 도로를 건너 산으로 갑니다.

도로에는 지자체와 환경단체가 서행 운전을 요청하는 플래카드까지 내걸었습니다.

[서정민/전남 순천 : (운전하면서 두꺼비를 피하는 게 가능한가요?) 어렵죠. 낮에만 다니는 게 아니고 밤에 많이 다니거든요.]

뚫려있는 농수로도 두꺼비에겐 큰 위협요소입니다.

제가 들어와 보니깐 제 무릎 높이까지 되는데요. 산에서 내려온 두꺼비가 이곳을 지나가기는 쉽지 않은 구조입니다.

약 40cm 깊이의 농수로는 도로 옆으로 쭉 이어져 설치돼 있습니다.

또 다른 농수로에는 빠져나오지 못한 두꺼비가 보입니다.

농수로에 빠진 두꺼비를 꺼내주는 건 환경단체의 주요 활동 중에 하나입니다.

하지만 두꺼비를 포함한 양서파충류를 위한 생태통로는 전국에 17군데에 그칩니다.

아직 공사 중인 이곳은 서울 양재천에 있는 두꺼비를 위한 생태이동 통로입니다.

자전거 도로 양쪽에는 두꺼비의 산란지와 서식지가 있는데요. 도로 아래를 보시면 이처럼 두꺼비가 이 두 군데를 오고 갈 수 있도록 길이 뚫려 있습니다.

두꺼비가 자전거 도로 위에서 로드킬 되는 것을 막기 위해 지자체와 전문가가 나선 겁니다.

[김진홍 교수/중앙대 건설환경공학과 : 연구결과를 바탕으로 해서 34㎝를 70㎝로 두 배 키우고요. 턱을 약간 낮춰서 두꺼비가 지나갈 수 있도록 개선공사를 했습니다.]

이곳을 지나다니는 두꺼비의 모습이 보입니다.

이처럼 지자체와 환경단체가 두꺼비에 살리기에 나선 건 최근 급감하고 있는 개체 수 때문입니다.

[박완희/두꺼비친구들 사무처장 : 4~5년간 지속적으로 로드킬이 일어나면 그 지역의 개체가 급감해버립니다. 결국은 두꺼비들이 지속 가능하지 못한 상황으로 갈 수밖에 없습니다.]

대표적인 환경 지표종인 두꺼비. 두꺼비가 사라진 무논과 습지는 그만큼 오염됐다는 뜻이겠죠. 작은 생명체지만, 공존하는 방법을 모색할 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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