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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J 힘? '브로커' 고레에다 감독 "칸 8번 왔지만…대형 간판은 첫 경험"

입력 2022-05-27 17:19 수정 2022-05-27 17: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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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J 힘? '브로커' 고레에다 감독 "칸 8번 왔지만…대형 간판은 첫 경험"

한국 영화를 들고 칸영화제(Cannes Film Festival·이하 칸영화제)에 입성한 일본 거장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 무려 8번이나 초청 받았을 정도로 칸의 터줏대감이 된 감독이지만 올 때마다 '긴장'을 하게 된다는 속내다. 다시 한 번 박찬욱 감독과 경쟁을 하게 된 상황도 흥미롭다. 특히 올해는 누가 봐도 '힘 준' 풍경에 매일 놀라고 있다는 후문이다.

제75회 칸영화제 경쟁부문 초청작 '브로커(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가 27일 오후 7시(현지시간) 뤼미에르 대극장(GRAND THEATRE LUMIERE)에서 월드 프리미어로 첫 공개된 가운데, 외신들의 첫 평은 호불호 갈리는 아쉬움을 남겼지만, 배급사 CJ ENM 측이 전달한 해외 바이어들은 반응은 만족감이 가득했다.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은 공식 상영 전 국내 취재진들을 만나 '브로커'를 둘러 싼 다양한 이야기를 들려줬다. 일본 감독의 연출작이지만 작품의 국적은 엄연히 한국인 '한국 영화'이기에 묻고 싶은 이야기도, 듣고 싶은 이야기도 다채롭게 쏟아졌다. 또한 칸에서는 이미 황금종려상을 수상하면서 한국으로 향한 세계적 거장의 발걸음에 물음표도 가득했다.

8번째 칸 방문에 있어 가장 크게 다른 점은 한국 영화로 초청 받았다는 것.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은 "칸은 언제 와도 긴장되는 곳이다. 크게 감회가 새롭다기 보다는 여전히 익숙해지지 않는다"며 "다만 올해는 배급사 CJ EMN에서 이 작품에 애정을 갖고 힘을 쏟아주고 있다는 것을 느낀다. 이 영화를 애정하고 많은 관객들에게 전달하고자 하는 마음들이 전해진다"고 고마움을 표했다.

3년 전 '기생충(봉준호 감독)'을 통해 칸 황금종려상을 품에 안고, 이후 아카데미 레이스까지 성공적으로 치렀던 CJ ENM은 올해 '헤어질 결심(박찬욱 감독)'과 '브로커'까지 두 편의 칸영화제 경쟁부문 진출작을 배출했다. 초청 감독과 배우들이 머무르는 마제스틱 호텔과 바로 앞 거리에는 '헤어질 결심'과 '브로커'의 대형 간판과 현수막도 걸어 전 세계 영화인들의 시선을 사로잡았다.

CJ ENM이 신난 것은 당연한 사실. 두 편의 경쟁부문 초청이 현실화 되면서 CJ ENM은 맨 땅에 헤딩 수준이었던 '기생충'으로 쌓은 경험치를 올해는 영화제 초반부터 물량 공세로 쏟아 부었다. 이에 일본 영화로 그렇게 칸영화제에 왔을 땐 단 한 번도 만끽하지 못했던 경험을,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은 첫 한국 영화로 경험할 수 있게 됐다.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은 "칸 거리에 '브로커' 포스터와 간판이 크게 걸려있지 않나. 내가 묵고 있는 호텔에도 엄청 큰 현수막이 걸려 있는데, 그걸 보면서도 긴장이 되더라. 나에게는 '첫 경험'이었다. 매일 아침 볼 때마다 긴장하고 있고, 기분 좋은 마음에 현수막을 배경으로 기념 사진도 촬영했다"며 행복한 미소를 지어 보였다.

황금종려상을 품에 안았기에, 차기 행보에 대한 부담감도 클 수 있다. "주변의 기대가 많이 높아졌다는 것은 느낄 수 있다"고 고백한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은 "작품의 상영 시기에 따라 관객 반응을 확인할 수 있을 때가 있고, 그럴 수 없는 경우가 있는데 '어느 가족' 때는 영화제 앞 쪽에 상영돼 거리를 걷다 보면 스치는 사람마다 '이거 분명히 상 받을 거야'라는 표정을 지어 보였다"고 회상했다.

이어 "물론 수상 결과와 관객 반응이 일치 되지 않는다는 것을 경험상 알고 있어 평정심을 유지하고, 기쁜 마음을 티 내지 않으면서 지내려 했던 기억이 난다"며 "황금종려상을 받은 뒤에 '다른 느낌을 갖고 찾아오겠다' 한 것은 없지만, 황금종려상을 받았기 때문인지, 아니면 다른 이유 때문인지는 모르겠지만 확실히 예전과는 조금 다른 분위기가 감지되기는 한다"고 덧붙였다.

무엇보다 경쟁은 말 그대로 경쟁이다. CJ ENM은 집안 싸움이 걸려있고,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은 박찬욱 감독과 다시 한 번 선의의 경쟁을 펼치게 됐다. 두 감독은 지난 2004년 '올드보이'와 '아무도 모른다'로 처음 칸 경쟁에서 만났다. 당시 '올드보이'는 심사위원대상, '아무도 모른다'는 배우 야기라 유야가 남우주연상을 수상했다.

이에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은 "물론 서로 경쟁을 벌이는 것이 기자님들 입장에서는 흥미롭고 재미있겠지만 창작자는 그런 인식은 갖고 있지 않는 것 같다"며 웃더니 "유럽 영화제에서 아시아 영화가 초청된다는 자체가 제한적이라는 것을 잘 알고 있다. 때문에 누가 시상식에서 상을 받든 서로 기뻐하고, 무대 뒤에서도 어깨를 두드리면서 격려한다. 나이 또래가 비슷해 친구 같은 느낌도 든다"고 밝혔다. 그럼에도 올해는 누가 웃게 될지, 아니면 함께 웃게 될지 시선이 쏠리는 대목이다.

'브로커'는 베이비 박스를 둘러싸고 관계를 맺게 된 이들의 예기치 못한 특별한 여정을 그린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의 첫 한국 영화다. 송강호는 베이비 박스의 아기를 잘 키울 적임자를 찾아주려는 자칭 선의의 브로커 상현, 강동원은 상현의 파트너 동수, 이지은은 브로커들과 예상치 못한 동행을 시작한 엄마 소영, 배두나는 브로커들의 여정을 집요하게 뒤쫓는 형사 수진, 이주영은 수진을 믿고 따르는 후배 이형사로 등장한다. 개봉은 내달 8일이다.

칸(프랑스)=조연경 엔터뉴스팀 기자 cho.yeongyeong@jtbc.co.kr (콘텐트비즈니스본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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