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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학기제 시험 부담 없이 진로 탐색하니 좋아요"

입력 2014-12-09 11:35

제유학기제 시범실시 제주 서귀중앙여중 가보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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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유학기제 시범실시 제주 서귀중앙여중 가보니...

지난 8일 오후 제주 서귀포시에 자리잡은 서귀중앙여자중학교 1학년 3반 교실. 자유학기제 자율과정 중 하나인 '꿈책쓰기반' 수업이 진행되고 있었다. 교사가 학생들에게 "연령대별 자신의 모습을 상상하며 자신이 희망하는 미래의 모습을 떠올려보자"고 화두를 던지자 다들 진지하게 펜을 잡았다.

교사가 꿈이라는 1학년 양희연(13)양은 "꿈책을 만들고 발표를 하면서 미래 나의 모습을 상상해 보니 예전에는 막연하게 생각했던 교사라는 꿈이 더 구체화 되는 것 같아서 좋다"며 "친구들을 가르치는 것을 좋아하는 데 아이들 말을 잘 들어줄 수 있는 교사가 되고 싶다"고 말했다.

같은 시간 2층 진로실에서는 '과학 동아리' 수업이 '원격화상 진로멘토링'으로 진행되고 있었다. 숙명여대 시각·영상디자인학과 이지선 교수가 멘토로 출연했고 학생들은 성지송학중학교 학생들과 함께 테크 DIY를 활용해 바느질 회로를 디자인하는 체험형 수업을 했다.

황우여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이 수업을 참관하자 학생들은 하나, 둘 그동안 궁금했던 질문을 쏟아냈다. 화상강의를 통해 성지송학중 1학년 연수인(13·여) 학생이 황 부총리에게 "어릴때 꿈이 교육부 장관이었냐"고 묻자 황 부총리는 "어릴때 꿈은 영화보는 걸 좋아해서 영화관 주인이 되는 것이었다. 예전에는 텔레비전이 없어서 하루에 5번도 넘게 영화를 봤다"고 답했다.

서귀중앙여중 김호원(13·여) 학생은 "교육부 장관이 되려면 어떻게 해야 하냐"고 물었다. 황 부총리는 "무엇보다 자라나는 어린 학생들을 사랑해야 한다. 행복하게 태어났으니 하고 싶은 거 하면서 행복하게 살 수 있도록 도울 수 있는 따뜻한 마음이 있으면 된디"고 말했다.

자유학기제가 이뤄지고 있는 교실의 모습은 교사가 일방적으로 강의를 진행하고 학생들은 듣기만 하는 보통 학교의 모습은 찾아볼 수 없었다. 수업에 참가한 학생들의 표정은 너무 밝았고 각자의 인생을 진지하게 고민하는 모습이 역력했다.

자유학기제는 한 학기 동안 시험의 부담에서 벗어나 학생들의 꿈과 끼를 키우기 위해 진로탐색 활동, 동아리 활동 및 예술·체육 활동 등 다양한 체험을 하는 학기를 말한다. 제주도는 2016년 자유학기제 전면 실시를 앞두고 전국에서 처음으로 올해부터 제주도의 모든 중학교에서 자유학기제를 실시했다.

하지만 자유학기제를 처음 도입할 때는 어려움이 많았다. 서귀중앙여중의 경우 학부모들도 처음에는 학력이 떨어지지 않을까 우려해 반대를 했다. 하지만 2차 조사때 학생들은 전원이, 학부모와 교원도 대부분 찬성을 해 자유학기제를 도입했다.

우려와는 달리 만족도 역시 높게 나왔다. 학생 91%, 교사 73%가 '자유학기제에 만족한다'고 응답했다.

1학년 한규리(13)양은 "자유학기제를 하면서 미래에 대한 확신을 갖게 됐다. 자신도 놀랄 정도로 크게 성장했고 미래에 대해 자신할 수 있게 됐다"며 "이런 자유학기제라면 내년에도 더 해보고 싶다"고 말했다.

2학년 김아현(14)양은 "지난해 자유학기제를 경험하면서 수업 방식을 달리해 파워포인트(PPT) 자료를 만들어 수업했는데 반 친구들 보면 발표력이 많이 향상된것 같다"며 "팀원들간 다툼이 있었지만 불화를 개선하는 방법과 좋은 관계를 유지하는 법을 알게됐다"고 말했다.

자유학기제를 도입할 경우 학력이 저하될 것이라는 우려도 우려에 그쳤다.

김선희 교감(56)은 "지난해 자유학기제를 시범 도입한 2학년 학생들의 경우 처음 도입할 때만 해도 학력이 떨어지지 않을까 우려했던 게 사실"이라며 "하지만 토론 위주의 수업 등이 도움이 돼 성적이 제주 서귀포 지역 위권을 유지했다"고 말했다.

재정지원 확대, 진로체험 위한 인프라 구축 등은 앞으로 개선이 필요한 부분으로 지적됐다.

오상돈 학교운영위원장은 "자유학기제 도입 이후 지켜보고 있는데 아이들이 달라지고 있다. 웃음이 끊이지 않고 있다"며 "자유학기제는 우리 교육이 나가야 할 방향인데 제대로 도입이 되려면 예산 문제부터 먼제 해결해야 한다. 벌써부터 정권이 바뀌면 자유학기제 폐지되지 않을까 걱정하는 목소리가 나온다"고 우려했다.

제주문화반'을 자율과정을 담당하고 있는 한상희 교사는 "아이들 키우는 게 학교만은 아니다. 자유학기제 하려면 지원 시스템이 마련되어야 한다"며 "단순한 체험만 하는 식이 아니라 체험학습 장소에서도 교육적인 활동 되어야 한다. 학생들의 체험이 지속적으로 이뤄지려면 지역사회에서 업무협약 수준 넘어서서 제도적으로 마련해야한다"고 말했다.

박향춘 연구부장은 "아이들 진로제험활동 장소 마련하는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체험활동 할수 있다고 해서 타진을 해 봤는데 그들이 원하는 시간에 갈 수 없으면 그 프로그램은 할 수 없다. 대부분 한 학급 정도의 숫자를 원하기 때문에 장소 마련에 어려움이 많다"고 지적했다.

황 부총리는 "예산 문제는 부족한 부분은 특교사업 예산에 반영해 추가로 지원할 예정"이라며 "앞으로 법령을 개정해 자유학기제 근거 조항을 둘 생각이다. 교육의 너무 큰 변화라 조심스럽기는 하지만 제도화 하는 데 앞장서겠다"고 말했다.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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