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오늘(27일) 학교 앞에는 닫힌 교문을 한참 동안 바라보는 사람들이 많았습니다. 초등학생 아이와 등굣길을 함께한 부모들입니다. 기다렸던 등교지만 막상 학교가 문을 여니까 마음이 혼란스럽다고 합니다.
최승훈 기자가 한 가정을 찾아가서 솔직한 심정을 들어봤습니다.
[기자]
처음 싸보는 딸 아이의 책가방.
이것저것 넣었다 뺐다를 반복합니다.
빼곡한 준비물 목록에 설명은 길어집니다.
[이유나/초등학교 1학년 학부모 : 무겁지? 괜찮아? 이것도 메야 해. (물통은 뭐예요?) 식수예요. 개인용 식수만 사용 가능해서.]
코로나19가 미룬 딸의 첫 등교는 삶을 바꿔놨습니다.
다니던 회사는 어려워졌고, 아이를 돌봐줄 사람이 없던 이씨는 15년 다니던 직장을 그만둬야 했습니다.
[이유나/초등학교 1학년 학부모 : 하루아침에 전업주부가 됐죠. 선택지가 있어야 고민하는 거잖아요. 근데 선택지가 없어서…]
그렇게 기다리던 개학인데, 연이어 들려오는 확진자 소식은 마음을 무겁게 합니다.
[이유나/초등학교 1학년 학부모 : 개학이라는 그 의미를 모르겠어요. 집에서도 잘하고 있는데. 체육 활동도 못 하는 걸로 결정해 놓았고, 음악 활동 이런 것도 비말 때문에 다 안 된다고.]
가장 큰 걱정은 아이가 받을 스트레스입니다.
[조민희/초등학교 1학년 : (뭐가 제일 힘들었어요?) 사람이 죽는 게 슬퍼요.]
[이유나/초등학교 1학년 학부모 : 긴급재난 문자가 오면 '또 죽었어?' 이래요. 너무 빨리 알아버린 거죠.]
첫 등교를 하는 아이와 함께 처음 학부모가 된 엄마는 그래도 내일 등교를 준비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