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지난해 외과 전문의를 뽑는 시험에서 출제위원인 대학 교수가 문제를 유출했습니다. 시험을 주관한 외과학회는 이 같은 사실을 알고도 1년 동안 은폐했습니다.
김은하 기자의 단독보도입니다.
[기자]
경기도 부천의 한 대학.
지난해 1월 13일 202명의 의사가 이곳에서 외과 전문의가 되기 위해 필기시험을 치렀습니다.
전문의 시험은 레지던트 과정을 마친 의사가 전문의 자격을 얻기 위해 거쳐야 하는 마지막 관문입니다.
이 시험 출제위원으로 참여한 D대학 A교수는 같은 대학 제자인 레지던트 두 사람에게 문제를 빼내 가르쳐줬습니다.
[출제위원 참여 교수 : (보안에) 너무 현실성이 떨어지고 전달하려면 어떻게든 할 수있는데 출제위원이 밤중에 잠깐 나오는 걸 어떻게 감시하겠어요.]
문제를 넘겨받은 두 레지던트는 1차 필기시험에서 최상위권으로 합격했습니다.
이를 수상히 여긴 외과학회는 문제 유출 사실을 확인했지만 주관기관인 의사협회에 보고하지 않고 A교수가 스스로 사표를 내는 선에서 문제를 덮었습니다.
[이은숙 박사/외과학회 총무이사 : 윤리 이사님을 통해서 그쪽 학교에 징계를 하는 것으로 결론을 냈는데 사실 규명에 협조하겠다는 것 이상은 말씀드리기 어려운 상황입니다.]
이대로 묻힐 뻔한 사건은 최근 A교수가 1년만에 해당 대학에 복직을 신청하면서 불거졌습니다.
감사원에 투서가 접수됐고 이를 토대로 복지부가 지난주 조사에 들어갔습니다.
[보건복지부 관계자 : (정보가 입수된) 경로는 여러 개였습니다. 저희가 진행되는 걸 보고할 수 있으면 그 때 말씀드리는 게 좋을 것 같은데….]
전문의시험은 1차 필기시험과 2차 실기시험으로 치러집니다.
지난해 외과 2차 시험 합격률은 100%로 1차 시험으로 당락이 결정됐습니다.
일부 의사의 빈약한 윤리의식과 허술한 시험 관리 때문에 전문의 시험의 신뢰가 흔들리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