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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의 최경희 안돼"…이대 총장 후보 '연령제한' 갈등

입력 2017-02-28 15:48

총장후보 자격 기준 중 '임기 중 정년 도래하지 않는 자' 논란
학생들 "학생 목소리 들어줬던 교수들 후보도 못 올라"
교수평의회 측 "학교 현안 산적…생산성 높은 젊은 총장 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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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장후보 자격 기준 중 '임기 중 정년 도래하지 않는 자' 논란
학생들 "학생 목소리 들어줬던 교수들 후보도 못 올라"
교수평의회 측 "학교 현안 산적…생산성 높은 젊은 총장 필요"

"제2의 최경희 안돼"…이대 총장 후보 '연령제한' 갈등


"제2의 최경희 안돼"…이대 총장 후보 '연령제한' 갈등


"제2의 최경희 안돼"…이대 총장 후보 '연령제한' 갈등


"제2의 최경희 총장이 나올까 우려된다." "젊은 총장이 이끌어가야 한다."

이화여자대학교가 최경희(55·구속) 전 총장의 후임을 뽑는 과정에서 난항을 거듭하고 있다.

총장 선출 규정 재논의를 위한 4자(교수·직원·학생·동창) 협의체가 4차례 회의를 열었지만 평행선만 이어지고 있다.

28일에는 4자 협의체 5번째 회의가 열린다.

◇"교육부 징계받은 사람 후보 거론…또 다른 최경희 나오나"

지난 19일 열린 이대 총학생회 중앙운영위원회(중운위) 10차 회의 당시 열린 '이화여대의 민주적 제16차 총장선출을 위한 재학생 토론회'에서는 총장 후보 자격 중 '연령제한'에 대한 우려가 표출됐다.

이 규정은 직선제로 변경된 총장 선출에 있어 투표반영 비율(교수 100:직원 12:학생 6:동문 3)과 함께 학생들이 반발하고 있는 최대 쟁점이다.

이대 교수진 공식 대의기구인 교수평의회에서는 지난해 12월30일 총장선출 규정 권고안에서 후보 자격 중 하나로 간선제 당시 있던 '임기(4년) 중 정년이 도래하지 않는 자'를 유지하기로 해 사실상의 연령제한(올해 만 61세)을 뒀고, 이화학당 이사회는 지난달 16일 회의에서 이를 받아들였다.

이에 대해 총학생회장, 부총학생회장을 포함해 각 단과대 학생대표가 모인 토론회에서는 "현재 후보로 거론되는 사람들 중에는 교육부 감사에서 징계를 받은 사람, 재단 측 진상조사위원 등이 있다"며 "이런 사람들이 후보가 된다면 또 다른 최경희가 나오는 것으로 끝나는 게 아닌가라고 생각해서 가장 큰 문제라고 생각한다"는 의견이 나왔다.

교수평의회와 맞서고 있는 규정 중에서도 이 부분에 대한 학생들의 우려와 반발이 특히 크다는 것을 알 수 있는 대목이다.

이어 "시위 때 학생들의 목소리를 들어줬던 교수들은 제한조건 때문에 후보에도 오르지 못하는 상황에 대해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며 "연령제한이 필요하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더 근거를 뒷받침해야 할 문제"라는 주장도 있었다.

일례로 대표적 '반(反)재단파'로 꼽히는 이대 교수협의회 회장 김혜숙(62·철학과) 교수는 본인의 출마 의사가 있다 해도 자격 미달이 된다.

김 교수는 이대가 지난해 미래라이프대학(평생교육 단과대학) 사태, '정유라 특혜' 파문을 겪어오는 과정에서 줄곧 학생들의 편에 서 왔다. 지난해 12월15일 국회 청문회 당시 학생들이 점거한 본관에 경찰이 투입된 영상이 나오자 눈물을 흘려 대중적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이대 전체 교수 중 약 15%가 가입된 것으로 알려진 교수협의회는 일명 '학내 야당'으로 불린다. 교수협의회 홈페이지 게시판에서도 연령제한 규정에 대한 갑론을박이 연일 이어지고 있다.

◇"이사장은 없애자고…젊은 총장 필요성 따른 것일 뿐"

교수평의회는 학생들의 주장이 오해라는 입장이다.

지난 20일 열린 교수평의회 협의체 3차 회의에 참석했던 한 교수는 "당시 회의에서 '김혜숙 차단설'에 대해 이사장은 나이 제한을 없애자고 주장했으나 교수평의회에서 둬야 한다고 이야기해 받아들여진 것"이라고 교수총회 결과를 전했다.

연령제한 유지에 이사회와 교수평의회 간의 '사전 교감'은 전혀 없었으며, 이사회가 교수평의회 전체 논의 끝에 도출된 안을 존중해줬다는 것이다.

이 교수는 "여태까지 이 조항이 왜 유지돼 왔는지 생각해야 한다. 교수평의회에서는 젊은 분이 학교를 이끌어가는 것이 좋겠다고 생각했다"며 총회 당시 내려진 결론의 배경도 함께 전달했다.

이에 관련해 교수평의회 회장 이선희(의학과) 교수는 뉴시스에 이메일로 보낸 입장에서 "'반재단인사 찍어내기' 아니냐는 일부 학생들의 주장은 근거가 없고 왜곡됐다"며 "연령제한 조항은 본래 취지와 달리 과도하게 이슈화돼 있다"고 밝혔다.

이 교수는 "3단계(단과대→평의원→교수총회)에 걸친 논의 끝에 내려진 최종 결론"이라며 "사회 리더층의 연령이 낮아지고 있는 경향, 좀 더 젊은 개혁적 성향의 리더가 현재 이대 상황에 더 적합할 수 있다는 젊은 교수들의 적극적 의견들도 투표 결과에 반영됐다고 보여진다"고 설명했다.

연령 규정은 옳고 그름이나 개혁 이슈가 아닌 실용적 판단이라는 의미이다.

그는 "이 규정을 폐기하면 후보 풀(pool)을 늘릴 수 있는 장점은 있다. 하지만 교수 정년의 이유는 교육·연구에 있어 연령 한계에 따른 생산성 저하를 경험적으로 인정하고 있기 때문이다. 총장 업무는 교수보다 더 복잡하고 과중하다"며 "16대 총장이야말로 현재 산적한 현안을 고려할 때 더욱 변경할 이유가 없다고 봤다. 특정인 때문인 것처럼 문제가 제기되는 것에 대해 안타깝게 생각한다"고도 밝혔다.

서울대, 연세대, 고려대 등 다른 주요 대학에서 총장후보 나이 제한이 없는 것에 대해서는 "이대의 엄격한 정년퇴임 전통과 연관돼 있다"고 말했다.

다른 대학들은 정년 교수의 할당 강의 등을 단계적으로 정리하는 등 유연하게 대응하지만 이대는 제한된 자원을 젊은 교수들에게 할애한다는 취지로 정년과 동시에 정리하는 전통이 있다는 것이다.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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