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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쏙쏙경제] '빈곤의 늪' 1~2인 가구…가족해체로 급증

입력 2012-02-15 16: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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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예전에는 4인가족도 핵가족, 소가족이라고 불렸는데요, 요즘은 이 정도면 대가족입니다. 혼자 사는 사람들이 참 많아졌는데요, 그런데 경제적으로 여유있게 사는 1인 가구는 많지 않은 것 같습니다.

쏙쏙경제 김경미 기자와 함께 알아봅니다. 빈곤층의 절반 이상이 1~2인 가구라고요?


[기자]

요즘 결혼하지 않고 혼자 사는 싱글족이나 아이는 낳지 않고 부부 둘이 살아가는 딩크족이 참 많아졌습니다.

자녀와 떨어져서 혼자 사는 독거노인도 점차 늘어나고 있는데요, 빈곤 인구의 절반 이상이 이렇게 혼자 살거나 둘이 사는 1~2인 가구라는 통계가 나왔습니다.

이 가운데서도 60대 이상의 고령층이 특히 많은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우리나라 사람들을 가구별로 소득이 많은 순으로 한 줄을 세웠을 때 정 가운데 있는 가구의 소득을 중위소득이라고 하는데요, 중위소득의 50% 이하인 사람들을 빈곤층으로 분류합니다.

그런데 한국개발연구원 KDI의 보고서를 보면 이 빈곤인구의 절반이 넘는 55%가
1~2인 가구인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전체 빈곤층이 100집이라고 봤을 때 2006년에는 혼자 살거나 둘이 사는 경우가
47집 정도 됐는데 4년새 8집이 더 늘어난 겁니다.

[앵커]

흔히 화려한 싱글이다라고 하는데, 전혀 화려하지 않은 모습이네요. 그런데 1~2인가구 빈곤층의 연령대가 높다고요?

[기자]

네, 그렇습니다.

혼자 사는 빈곤층 가운데 72%는 60대 이상이었고요, 둘이 사는 빈곤층의 경우에도 68%가 60대 넘는 고령자였습니다.

지난해 55~79세 고령인구 가운데 절반이 넘는 58%가 취업을 원하는 것으로 나타났는데요, 일하고 싶어하는 고령인구 가운데 55%, 절반 이상은 생활비가 부족하기 때문에 취업을 원한다고 답했습니다.

예전에는 자식들이 부모님을 모시고 사는 경우가 많았지만 요즘은 따로 사는 가정이 많다보니 생활비 부담을 느끼시는 분들이 많을텐데요, 65세 이상 노인 가운데 국민 연금을 비롯한 공적 연금을 받는 분들은 그나마 사정이 좀 나을텐데요, 이런 공적 연금을 받는 분들이 160만 명인데요, 전체 노인 인구의 3분의 1에 불과합니다.

[앵커]

나머지 3분의 2는 어렵다는 얘기네요?

[기자]

고령자가 일할 만한 마땅한 일자리도 부족하고요, 최근 60세 이상 고령자를 '실버사원'이라는 이름으로 고용하는 업체들이 있긴 한데요, 일하고 싶어하는 노인들의 수요를 못따라 가고 있는 실정입니다.

혼자 사는 사람들이 점점 늘어나고 있는 상황에서 이들에 대한 복지 대책이나 일자리 대책이 시급한 국가적 과제로 떠오르고 있습니다.

[앵커]

불황 때문에 소비가 줄어서 기업 매출이 줄었다고 난리인데, 수입제품은 예외라고요?

[기자]

그렇습니다.

주머니 사정이 안좋다보니 이런저런 씀씀이 줄이시는 분들도 많은데 젊은 층이 좋아하는 일부 수입제품은 이런 흐름을 빗겨가는 것 같습니다.

한 대형마트에 따르면 올해 들어 국산 맥주와 소주, 막걸리 등 술 소비가 모두 마이너스를 기록했는데 유독 수입 맥주 판매량만 작년 같은 기간보다 56% 늘어났습니다.

원래 '불황에는 소주가 잘 팔린다' 이런 말도 있었는데 잘 나가는 수입 맥주와 비교하면 오히려 성적이 초라합니다.

수입 맥주가 잘 팔리는데는 여러 가지 이유가 있습니다.

우선 한 EU FTA가 체결되면서 유럽산 맥주의 관세가 없어지고 있는 과정이고, 그러면서 유통업계가 수입 맥주를 적극적으로 들여오고 있는 것이 가장 큰 원인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덧붙여 어학연수나 유학을 경험하며 외국 맥주맛에 익숙한 20~30대 젊은 세대들이 외국 맥주를 즐겨 찾는 것도 수입 맥주 판매를 끌어올리는데 큰 영향을 미치고 있습니다.

[앵커]

20대들이 수입차를 많이 산다는 소식도 있던데요?

[기자]

네, 한국자동차공업협회가 연령별 승용차 신규 등록 현황을 분석해봤는데요, 지난해 20대가 신규 등록한 차는 약 14만 대로 전년도보다 5% 넘게 줄었습니다.

아무래도 주머니 사정도 안좋고 기름값도 오르다보니까 차 사는 20대가 줄어든 것으로 해석이 되는데요, 수입차를 산 20대는 오히려 더 늘었습니다.

지난해 20대가 수입차 4800대를 샀거든요, 2010년 보다 36% 늘었습니다.

지난해 명품 매출이 증가했던 이유 중 하나가 20대 젊은 층의 명품 소비가 늘었던 점도 있거든요.

불황이라 소비가 줄었다고는 하지만 20대의 수입 제품 선호현상은 오히려 두드러지고 있는 것이 아닌가 싶습니다.

[앵커]

은행하면 기업에도 돈을 빌려줘서 투자활동을 하게 하는 부분도 있는데, 외국계 은행은 일반 가정에만 돈을 빌려주는데 치중하고 있다고요?

[기자]

지난해 9월말을 기준으로 은행권의 대출 현황을 살펴보면 기업대출이 582조, 가계대출이 445조로 5대 4 정도의 비율을 보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그런데 외국계 은행은 유독 가계대출이 기업대출 보다 더 많은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사실 은행입장에선 가계대출은 기업대출보다 돈 떼일 염려도 적고 비용과 노력도 적게 들어 훨씬 손 쉬운 장사입니다.

하지만 이렇게 손쉽게 가계대출만 늘리다보면 생산현장에 돈을 돌게하는 은행 본연의 기능이 소홀해진다는 문제가 있죠.

한국스탠다드차타드은행은 가계대출이 26조 원으로 기업대출의 3배에 달하고요, 한국씨티은행도 가계 대출만 14조로 기업대출보다 5조 정도 많습니다.

사실 이 은행들이 외국계 자본으로 넘어가기 전에는 기업대출 규모가 컸던 곳들입니다.

그런데 주인이 바뀌면서 기업의 자금조달 역할을 도외시 하는 것 아니냐 하는 지적이 나오고 있습니다.

[앵커]

외국계 은행들이 금리가 우리나라 은행보다 높다고요?

[기자]

은행들은 돈을 빌려줄 때는 높은 이자를 받고 고객의 예금에는 상대적으로 낮은 이자를 주면서 그 차익을 수입원으로 삼고 있는데요, 예대마진 즉 돈 빌려줄 때 적용하는 금리와 돈 맡겼을 때 적용하는 금리 차이를 살펴보면 국내 은행 평균은 2%대인데 외국계 은행은 3%, 4%대로 평균 보다 훨씬 높습니다.

외국계 은행에 대해 공적 기능에도 관심을 가져달라는 목소리가 나오는 이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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