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비스 메뉴 바로가기 본문 바로가기 아티클 바로가기 프로그램 목록 바로가기

아베 "한국, 일방적으로 청구권협정 위반…국제조약 깨"

입력 2019-08-06 18:44 수정 2019-08-08 14:27

5시 정치부회의 #청와대 발제

크게 작게 프린트 메일
URL 줄이기 페이스북 X

5시 정치부회의 #청와대 발제


[앵커]

아베 총리가 오늘(6일) 화이트리스트 배제 결정 후 처음으로 한·일관계에 대해 언급했습니다. "한국이 일방적으로 청구권 협정을 어겼고, 국제조약을 깨버렸다"는 기존의 억지 주장을 되풀이했지요. 내일 일본은 어떤 품목을 '개별 허가'로 전환할지 내용이 담긴 시행 세칙을 공포합니다. 오늘 신 반장 발제에서 일본 수출규제 관련한 속보 내용을 자세하게 짚어보겠습니다.

[기자]

오늘 국회 내에서 청와대 업무보고가 이뤄지는 동안, 이낙연 총리를 비롯한 장관들은 국무회의에 참석했습니다. 이 총리는 일본의 경제공격에 대한 경각심을 강조하면서, 파업을 예고하고 있는 사업장에 자제를 요청했습니다.

[이낙연/국무총리 : 우리는 내외 경제여건이 엄중한 터에 일본의 경제공격까지 받고 있습니다. 그러나 현대·기아·한국GM 등 3개 완성차 노조가 임금인상 등을 요구하며 이달 중순 파업을 예고하고 있습니다. 안팎의 어려움을 감안해 노조는 파업을 자제하고 사측은 전향적으로 협상에 임해 해결책을 함께 찾아주시기 바랍니다.]

문 대통령은 오늘 하루 숨고르기를 했습니다. 어제 수석보자관회의에서 "남북경협을 통한 극일" 카드를 꺼낸 뒤 후속 메시지를 숙고중인 것으로 보입니다. 다음주 있을 8·15 광복절 기념사가 이번 갈등의 분수령이 될 텐데 지금 분위기로서는 일본의 부당성을 지적하는 강경 메시지 더욱 세질 전망입니다.

반면 아베 총리는 화이트리스트 배제 결정 후 사흘 간 한·일관계에 대해 침묵을 지켰습니다. 좀 더 정확하게는 지난달 참의원 선거 이후 부터인데요. 활용할 만큼 했으니 뒤로 빠지고, 대신 참모진들을 앞에 내세운 것입니다. 문 대통령이 "가해자의 적반하장"이라고 한 데 대한 공식 반응이 있기는 했습니다. 일본 정부의 대변인격인 스가 관방장관은 "상대국 정상의 발언에 대해 일일이 코멘트 하지는 않는다"면서도 결국 하고 싶은 말은 다 꺼냈습니다.

[스가 요시히데/일본 관방장관 (어제) : 한국 측의 우리나라에 대한 과잉한 주장은 전혀 맞지 않는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오늘은 아베 총리 본인이 직접 입을 열었습니다. 문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할 의향이 있느냐는 질문을 받고는 "한국이 약속부터 지켜야한다"라고 주장했는데요. 한국이 해결책을 들고오지 않으면, 정상회담에도 응하지 않겠다는 뜻을 밝힌 것입니다.

[아베 신조/일본 총리 : 어떤 경우든 양국 관계의 근본적 뿌리가 되는 한·일청구권협정을 포함한 약속들을 지키길바랍니다. 일본은 국제법에 입각한 일관된 입장을 계속 유지하고 주장하면서 한국 측의 적절한 대응을 촉구할 것입니다.]

그러니까 우리 대법원의 징용 배상 판결이 1965년 체결된 한·일청구권협정에 어긋나는 것이라는 입장을 고스란히 되풀이 한 것입니다. 이 발언은 히로시마 원폭 투하 74주년을 맞아 열린 원폭 희생자 위령식에 참석한 뒤 기자회견에서 나왔는데요. 피해의 역사는 기리고, 가해의 역사는 애써 잊으려 하는 모습이 일면 안타깝기까지 합니다.

이런 가운데 일본의 2020 회계연도 방위예산이 60조원을 넘겨 사상 최대치를 경신할 전망입니다. 니혼게이자이신문 보도인데요. 일본 방위성은 내년도 예산 요구안을 주일미군 재편 관련 경비를 포함해 총 5조 3000엔대로 잡고 조정 작업을 벌이고 있습니다. 본예산 7년 연속 증가고 역대 최대 규모입니다. 한국의 올해 국방예산보다 13조원 이상 많습니다. 과거를 반성하기는커녕, 동아시아 평화 추세에 역행해 군사대국화를 추진하겠다는 속내가 엿보입니다. 아베 총리는 "임기 중 어떻게든 실현하고 싶다"면서 개헌 의지도 굽히지 않고 있습니다.

[아베 신조/일본 총리 (지난해 9월 20일) : 여러분과 함께 헌법 개정에 임하겠습니다. 새로운 일본을 만들어가지 않겠습니까!]

지금 일본 나고야시의 아이치현에서는 국제예술제 '아이치 트리엔날레'가 열리고 있습니다. 하지만 지난 4일부로, 이곳에 출품된 '평화의 소녀상'은 볼 수가 없게 되었습니다. 주최 측이 작품 전시 자체를 중단시켜 버렸기 때문입니다.

[가와무라 다카시/일본 나고야 시장 (지난 2일) : 일본 전체가 '평화의 소녀상'을 인정한 것으로 보일 수 있으므로 전시를 해선 안 된다고 생각합니다.]

결국 전시장 앞에는 이렇게 하얀 임시벽이 쳐졌습니다. 전시 실행위원들과 작가들은 "전후의 가장 큰 검열 사건이자 역사적 폭력"이라며 반발했습니다. 또 함께 참가한 다른 한국 작가들도 자신들의 전시를 중단하기로 결정했습니다.

[임민욱/아이치 트리엔날레 참가 작가 (JTBC '뉴스룸' / 지난 4일) : 어제 철거 결정을 내리는 걸 보고 우리도 가만히 있을 순 없겠다 해서 전시 철수를 요구하는 이메일을 보냈어요.]

일본 내에서도 비판 쏟아졌습니다. 아사히 신문 등 현지 언론도 이 사건을 1면에 타전하며 "정부의 압박은 비열한 행태"라고 비판했고요. 일본 시민들도 미술관 앞에 모여서 다시 전시를 열라고 항의했습니다.

급기야 어제는요. 전시 중단을 결정했던 아이치현 지사가 기자회견을 자청했습니다. "전시 중단을 요구한 것은 검열이고 위헌"이라는 취지로 이틀만에 말을 바꿨습니다. 조금 더 정확하게 이야기를 전하면 "공권력을 가진 분이 이런 내용은 좋다, 나쁘다고 말하는 것은 일본 헌법 21조에서 말하는 '검열'로 밖에 받아들일 수 없다"는 것입니다. 공권력의 압력에 못이겨 전시를 중단했지만, 자기의 양심마저 져버릴 수는 없었던 듯 합니다.

전시 실행위원들은 오늘 아이치 현정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중지 결정 철회를 거듭 촉구했습니다. 헹사에 참여한 세계 각지 아티스트 72명도 공동 연대 성명을 냈는데요. "정치적 압력이나 협박으로부터 자유로운 예술제의 회복, 안전이 담보된 자유롭고 활발한 논의의 장 마련해줄 것을 요구한다"고 이야기했습니다.

오늘 청와대 발제 정리합니다. < 아베 "한국이 일방적으로 국제조약 깨"…내일 수출규제 세칙 발표 >

관련기사

'독도방어훈련' 이어 8·15 메시지까지…'대일 긴장감' ↑ "가마우지서 펠리컨으로"…정부, 핵심 부품 '탈일본' 선언 스가 관방장관 "한국, 과잉 주장"…아베는 '치고 빠지기' "한국여행 자제"…일본 외무성, 벌써 4번째 이례적 공지 일본 시민들도 "NO 아베"…'수출규제 규탄' 전방위 확산
광고

JTBC 핫클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