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비스 메뉴 바로가기 본문 바로가기 아티클 바로가기 프로그램 목록 바로가기

[야당] 추경안 심사 불발…두 보수 야당 '불편한 동거'

입력 2017-07-06 18:42 수정 2017-07-06 22:31
크게 작게 프린트 메일
URL 줄이기 페이스북 X

[앵커]

여야 갈등이 격화되면서 추경안 심사가 오늘(6일)도 불발됐습니다. 이런 가운데 국민의당까지 보이콧을 선언하는 등 국회 상황이 더 악화하고 있죠. 야당 발제에서는 추경안 진행 상황과 보수 야당의 복잡한 사정을 자세히 살펴보겠습니다.

[기자]

자, 추경안 본심사는 또다시 미뤄졌습니다. 국회 예결특위가 진통 끝에 열렸지만, 추경안 상정은 내일 국회의장과 여야 원내대표 오찬 이후로 일단 연기됐습니다.

민주당은 국민의당의 협조를 받아서 그대로 추경안을 밀어붙이겠다는 방침이었죠. 하지만 일단은 숨 고르기에 들어갔습니다. 자유한국당과 바른정당, 두 보수 야당이 강력히 반발했기 때문입니다.

[정우택/자유한국당 원내대표 : 무려 11조 2000억 원의 이번 추경을 졸속과 날치기로 처리하겠다는 나쁜 의도라고 생각이 됩니다.]

[김세연/바른정당 정책위의장 : 일자리 추경의 이름을 달고 있지만 실제로는 졸속 추경, LED 추경이라는 점은 모든 국민이 다 알고 있습니다.]

자, 마치 '의 상한 형제' 같았던 두 보수 야당이 추경안 정국에선 모처럼 손을 잡았습니다. 서로의 표현을 빌리자면 "기생정당"과 "적폐정당"이 힘을 합친 거죠.

그런데, 사실 누가 봐도 '불편한 동거'로 보입니다. 어쨌든 두 당은 보수 지지층을 놓고 경쟁을 벌여야 하기 때문입니다.

자, 여기서, 제가 문제 하나를 내겠습니다. 좀 어려울 수도 있는데, 혹시 정답을 아시면 댓글창에 바로바로 올려주시면 되겠습니다.

문제. 다음 중 자유한국당 홍준표 대표가 가장 싫어하는 말은?
① 돼지흥분제
② 레드 준표
③ 홍 트럼프
④ 바른정당과 보수 적통 경쟁

네, 정답은 ④번이었습니다. 뭐 나머지도 그렇게 좋아할 만한 말은 아닌 것 같은데, 홍 대표의 측근 얘기를 들어보면 "20석에 불과한 바른정당과 보수 적통 경쟁을 벌인다는 말을 가장 듣기 싫어한다"고 합니다.

실제로 홍 대표는 취임 이후 바른정당을 의도적으로 무시하고 있죠. 민주당 추미애 대표만 예방하고 바른정당에는 연락조차 하지 않았다고 합니다. 바른정당이 발끈했습니다.

[하태경/바른정당 최고위원 (어제) : 홍준표스러운 행보로 또다시 국민들에게 큰 웃음을 선사했습니다. 관례를 깨고 여당인 민주당만 방문한 것입니다. 양당 구도 복원을 위한 전략이라고 어처구니없는 해명을 내놓았습니다. 하지만 전략이 아니라 아주 옹졸한 잔꾀입니다.]

홍준표 대표와 이혜훈 대표는 보수 통합에 대한 의견이 전혀 다릅니다. 홍 대표는 바른정당을 흡수하겠다는 입장인 반면, 이 대표는 "자유한국당은 해체가 불가피하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홍준표/자유한국당 대표 (지난 3일) : 바른정당 문제도 어차피 지방선거 가기 전까지는 흡수되지 않을까, 그런 생각을 합니다.]

[이혜훈/바른정당 대표 (지난달 26일) : 저희는 골든 크로스가 곧 온다고 보고요. 바른정당 밖에 계시는 지방의원들 그다음에 단체장들 지속적으로 모셔오고…홍준표 전 지사가 무슨 막말을 하든 저희는 일일이 거기에 대응하지 않겠습니다.]

자, 그런데 대표들만 설전을 벌인 게 아닙니다. 바른정당과 자유한국당의 두 여성 정치인이 장외에서 치열한 공방을 펼쳤습니다.

[박인숙/바른정당 의원 (tbs 색다른 시선 김종배입니다 / 7월 4일) : 저희는 홍준표 대표가 우리를 흡수한다, 이런 단어를 썼는데 그냥 화가 난다는 표현보다도 그냥 웃음이 나와요. 종기가 곪아 가는데 거기 들어가는 사람이 어디 있어요? 분리수거가 다 됐는데 또 왜 들어가겠어요.]

[류여해/자유한국당 최고위원 (tbs 색다른 시선 김종배입니다 / 7월 4일) : 종기라는 표현을 쓰는 걸 보니까요, 한마디로 전 정치인으로서 책임감이 부족하다는 생각도 들고요. 저는 정치인의 품격 있는 언어라는 것에 대해서 고민을 많이 했습니다. 사람을 분리수거한다는 표현이 뭡니까?]

네, 정치인의 품격있는 언어, 정말 중요하죠. 류 최고위원의 고민, 존중합니다. 그런데 그 고민의 흔적이 문득 떠올랐는데요, 잠깐 보고 가시죠.

[류여해/자유한국당 최고위원 (자료출처 류여해 페이스북 / 지난달 28일) : 저 좌빨들이 난리치는 걸 보니까요. 저는 절대 용서 못 해요. 어디 삐리삐리들이 나와가지고 좌빨을 하고 싸우겠다는 그런 씨알도 안 먹히는 씨나락 까먹는 소리를 하고 있데요?]

네, 이 발언의 품격에 대해서는 시청자 여러분의 판단에 맡기겠고요. 다정회는 정치인의 품격있는 언어를 응원한다는 사실, 다시 한번 말씀드리면서 오늘 발제를 정리하도록 하겠습니다.

오늘도 음악을 가져왔습니다. 정치가 음악을 만났을 때.

같은 시간에 우린 어쩌면
서로를 그리워했었는지도 모르네

토이의 '우리는 어쩌면 만약에' 입니다. 국정 농단 사태로 갈라졌던 자유한국당과 바른정당이 모처럼 손을 잡았습니다. 한목소리로 '국회 보이콧'을 선언했죠. 뿌리가 같은 정당이기 때문에 어쩌면 서로를 그리워했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여전히 '불편한 동거'로 보입니다. 언젠가는 두 보수 야당이 합칠 수밖에 없을 거라는 전망도 없지는 않지만, 홍준표 대표의 바른정당 무시 전략이 계속되는 한 쉬운 일은 아닐 것 같습니다.

오늘 야당 기사 제목은 < 추경안 상정 불발 … '보수 야당' 불편한 동거 >입니다.

관련기사

예결위 추경 상정 불발…국민의당 포함 야3당 불참 올해 3% 성장 달성할까…추경·가계부채·유가 '3대변수' 관건 한국당 뺀 3당 원내대표 회동…여 "추경협조"·야 "부적격 철회" "저항" vs "독단"…자유한국당 홍준표-정우택 투톱 충돌 홍준표 '양당구도 전략'…국민의당·바른정당 예방 안 해
광고

JTBC 핫클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