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탄핵 사유 '본질'과 무관하게…푸념으로 허비한 1시간

입력 2017-01-26 21:08 수정 2017-01-28 14: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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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어제(25일) 박근혜 대통령의 인터뷰 내용은 보신 분들은 느끼셨겠지만, 한 마디로 여러 혐의사실과 탄핵 사유에 직접 관련되는 질문은 없었고, 역시 답변도 없었습니다. 이번 사태의 본질과는 전혀 무관하게 대통령 본인이 하고 싶은 말을 하는 자리였는데요. 취재기자와 함께 한 걸음 더 들어가 보겠습니다. 이윤석 기자가 나와 있습니다.

어제 박 대통령의 답변 내용을 보면 법원에서 인정된 핵심 증거나 증언 등에 대해선 전혀 언급하지 않더군요.

[기자]

네 그렇습니다. 앞서 법원은 안종범 전 수석의 업무수첩 17권을 증거로 채택했습니다.

여기엔 박 대통령의 지시사항, 특히 미르와 K스포츠 재단의 인사나 기업 출연금 관련 내용이 담긴 것으로 알려졌는데요. 이 부분에 대해선 전혀 해명하지 않았습니다.

또 여기 보시면 이른바 문고리 3인방 가운데 한 명인 정호성 전 비서관이 남긴 중요한 증언이 있는데요.

정 전 비서관은 "대통령께서 최순실 씨의 의견을 들어 반영할 부분이 있으면 반영하라고 한 사실이 있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니까 박 대통령의 지시를 받아서 연설문 등을 최순실 씨에게 전달했다는 건데요. 이 부분도 다뤄지지 않은 겁니다.

[앵커]

무엇보다 중요한 게 박 대통령의 세월호 7시간에 대한 구체적 행적 문제인데요. 전혀 얘기가 안 나왔습니다.

[기자]

네 맞습니다. 지금 보시는 게 박 대통령 측이 지난 11일 헌재에 제출한 세월호 7시간의 행적을 담은 서류입니다.

빈틈이 너무 많은데다가, 보시면 서면보고라는 내용이 많이 있는데 구체적으로 누구로부터, 어떤 경로를 통해서 받았고, 어떤 검토 과정을 거쳐서 구체적인 지시를 내렸는지 이런 내용 등이 빠져 있습니다. 당시 헌재도 "부실하다"고 질타했는데요.

이 부분은 탄핵과 직접 관련되는 부분임에도 아무런 질문도 없었고, 그러면서 답변도 의도적으로 본질을 흐리는 쪽으로만 나왔습니다.

[앵커]

저희도 여러 차례 보도를 해드렸지만, 박 대통령은 세월호 참사 당시 성형시술 의혹과 비선 진료 의혹이 있습니다. 그 부분은 질문하고 부정했을 수도 있는데, 질문과 답변 모두 없었죠.

[기자]

네 그렇습니다. 저희가 여러 차례의 보도해드린 바와 같이 김영재 의료원이나 차움병원 관련 각종 의혹을 저희가 사실관계를 확인해서 보도해드리지 않았습니까?

그런데 마찬가지로 이 부분에 대해 구체적인 질문도 없었고, 답변도 없었습니다.

다만 정규재 주필이 향정신성 의약품에 대한 소문이 있다고만 질문을 했는데요.

박 대통령은 "전혀 사실이 아니고 터무니없는 얘기"라면서 "그런 약물 근처에 가본 적도 없다"고 말했습니다.

[앵커]

저런 자리가 소문가지고 얘기할 자리는 아니잖아요. 세월호뿐만이 아니라 이른바 문화계 블랙리스트도 굉장히 중요한 쟁점입니다. 헌법 정신을 유린한 것이니까요. 이 역시 비슷한 상황이죠?

[기자]

네, 박 대통령은 문화계 블랙리스트에 대해서도 "모른다"고만 말했습니다. 전직 문체부 장차관이 모두 인정을 했고, 심지어 청와대로부터 직접 지시가 있었다고까지 얘기가 나왔지만 "모른다" 이 한마디로 답변이 끝난 겁니다. 물론 추가 질문도 없었습니다.

[앵커]

유진룡 전 장관은 재직 시하고 퇴임한 뒤가 말이 다르다는 얘기가 나왔는데 유 전 장관의 답변은 어떤지도 좀 궁금하고요. 아무튼 그러면서 본질을 흐리는 답변으로 일관했다고 했는데, 굿판 얘기가 대표적이죠?

[기자]

네 그렇습니다. 정규재 주필이 굿판 얘기를 비롯해서 여러 가지 소문을 꺼냈는데요. 정유라 씨가 박 대통령의 딸이라는 소문, 그리고 정윤회 씨와 박 대통령의 밀회설 등이 나왔습니다.

박 대통령은 "굿을 한 적도 없다", "정윤회 씨는 오래 전에 일을 그만둔 뒤 만난 적이 없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탄핵의 근거가 얼마나 취약한가"라고 말했는데요.

그런데 아시다시피 이런 소문들은 이번 탄핵심판과 아무런 관련이 없고, 언론 역시 그런 의혹 제기도 하지 않고 있습니다.

결과적으로 봤을 때 박 대통령이 본질을 흐리는 답변을 함으로써 본질을 많이 훼손했다고 볼 수 있습니다.

[앵커]

뉴스룸에서도 그런 루머에 대해 다룬 적은 한 번도 없으니까요. 워낙 여러 가지 얘기가 나와서 팩트체크해볼 게 한둘이 아닌데요. 이윤석 기자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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