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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메르스 사투' 김현아 간호사 "의료진들 차가운 시선에 힘들어해"

입력 2015-06-17 22:19

"숨듯이 출퇴근 하다보니 위축되기도"
"잘 싸우게 만드는 것도 국민의 몫이라 생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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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숨듯이 출퇴근 하다보니 위축되기도"
"잘 싸우게 만드는 것도 국민의 몫이라 생각"

[앵커]

차가운 시선과 꺼리는 몸짓 대신에 용기를 달라. 지난 금요일에 메르스 첫 사망자가 나왔던 한림대 동탄성심병원 김현아 간호사의 말로 뉴스를 시작해 드린 바가 있습니다. 메르스가 내 환자에게 다가오지 못하도록 맨머리를 들이밀고 싸우겠다. 더 악착같이 저승사자를 물고 늘어지겠다, 이런 내용의 편지를 써서 많은 사람들에게 감동을 주었던 김현아 간호사. 2주 동안의 격리조치가 그제(15일) 해제됐다고 해서 오늘 동탄성심병원의 김현아 책임간호사를 잠시 좀 전화로 연결해 보도록
하겠습니다.

김 간호사님 나와 계시죠?

[동탄성심병원 책임간호사 : 안녕하세요.]

[앵커]

고생 많이 하고 계십니다.

[동탄성심병원 책임간호사 : 감사합니다.]

[앵커]

건강은 괜찮으십니까?

[동탄성심병원 책임간호사 : 네, 아무 이상 없습니다.]

[앵커]

중환자실에서 근무를 하시는 걸로 알고 있는데 지금도 혹시 근무 중이십니까?

[동탄성심병원 책임간호사 : 네, 지금도 근무 중입니다.]

[앵커]

그러세요. 잠깐 나와서 전화를 받고 계시겠군요.

[동탄성심병원 책임간호사 : 네.]

[앵커]

2주간의 격리조치가 해제가 돼서 그래도 조금 낫지 않나 생각을 하겠습니다마는 여전히 긴장을 늦추기는 어려울 것 같습니다. 오늘 그 병원에서 확진자가 나왔다, 이런 얘기들도 뉴스로 나오고 해서 어떻습니까?

[동탄성심병원 책임간호사 : 우선 지금 6월 2일 저희가 중환자실 첫 확진자 사망 후에 그 시작된 격리가 지난 15일로 완전히 해제가 됐습니다. 공식적인 그 잠복기는 끝났다고 말씀하셔가지고. 하지만 우선 점차 잠복기에 임박하거나 혹은 발병한 사례가 다소 보고 되면서 저희 병원이 지금 자체 내 그 지침에 따라 앞으로 일주일 예정으로 다시 격리체제에 돌입하고 있습니다. 완전히 아직 긴장은 풀지 못하고 있는 실정입니다.]

[앵커]

그 격리조치는 해제됐지만 그런 여러 가지 사정 때문에 한 1주일 정도는 자체 격리를 또 한다, 이런 얘기가 되겠군요.

[동탄성심병원 책임간호사 : 네. 그러니까 지금 저희가 레벨D에 해당되는 방호복은 입지 않고 있고요. 대신에 환자분 비말감염하고 접촉주의이기 때문에 저희가 1회용 가운과 엔고마스크는 기본적으로 착용하고 있고요. 그리고 장갑도 끼고 필요시에는 고글 등을 사용하면서 지금도 환자를 돌보고 있습니다.]

[앵커]

알겠습니다. 의료진들한테 지급되는 장비 같은 것도 굉장히 모자라다는 얘기를 들어서 그래서 많은 분들이 또 의료진 걱정도 많이 함께해 드리고 있는데. 안 그래도 오늘 또 의료진들이 감염됐다는 얘기들이 또 들려왔기 때문에 그래서 더 걱정인 것 같습니다. 2주 동안 격리돼 있을 동안에 어떤 점이 제일 힘들었습니까?

[동탄성심병원 책임간호사 : 우선은 몸보다는 마음이 힘들었던 시간들이었습니다. 제가 환자를 지금 저 같은 경우에는 환자를 돌보러 출근하는 길인데도 이제 어떤 누구와도 마주치지 말아야 하니까 마치 숨듯이 출퇴근하는 게 좀 스스로를 위축시키기도 했고요. 또 때로는 사람들이 곱지 않은 시선을 견뎌내면서 일하는 것도 힘이 들었습니다. 그리고 집에 오면 저도 자가격리자가 되는 그런 신분이기 때문에 가족을 좀 멀리 보낸 것도 마음을 힘들게 했습니다.]

[앵커]

그렇군요. 의료진들의 가족들이 상당히 힘들다고 들었습니다. 그러니까 주변의 다른 사람들이 가족이 의료진이라고 하면 괜히 멀리하려고 하고 그런 현상도 많이 보셨다면서요?

[동탄성심병원 책임간호사 : 네. 저도 지금 굉장히 그 부분이 많이 안타까운데요. 현장에 있다 보니까 주변에서 많은 얘기들을 듣게 됩니다. 어떤 분들은 굉장히 직업의식이 강하고 환자들을 열심히 치료하시는 분들이 계시는데. 이제 그분들이 사시는 아파트 단지 내에 메르스가 발생한 병원에 다니는 자기를 두고 수근거린다는 말씀을 들으셨대요. 지금 이 직업을 자기가 선택한 걸 처음으로 후회했다고 그렇게 말씀하셨던 분도 계셨고 그리고 어린아이가 있는 집은 자기가 병원에 다닌다는 말을 아무한테도 하지 말라고 아이들 입단속도 시킨다고 그랬고요. 지금은 솔직히 지금 누구보다 메르스 퇴치를 위해 앞장서야 할 분들이 그런 차가운 시선에 많이 힘들어하시고 좀 그런 게. 그러면서 메르스와의 싸움에 집중을 못하고 있어요. 최전방에 내놓았으면 잘 싸우게 만드는 것도 국민들의 몫이라고 생각합니다. 메르스에 한발짝도 물러서지 않게 기를 세워주십시오.]

[앵커]

첫 사망자를 직접 간호하셨던 분으로 알고 있습니다. 그래서 개인적으로도 충격이 좀 크셨을 것 같습니다.

[동탄성심병원 책임간호사 : 네. 그러니까 많이 좀 불안한 마음, 그런 생각들이 우선 저도 사람이니까 들었죠. 하지만 제 몸이 우선이라고 만약에 생각을 했다면 아마 지난 20년 동안은 이 일을 못했을 겁니다. 하지만 처음에 그 사망하신 분이 확진판정이 늦게 나오는 바람에 이제 사망하신 분 시신을 제시간에 제대로 수습해 드리지 못한 점이 죄송함이 우선은 너무 컸고요. 그다음은 나머지 환자들은 어떻게 해서든 꼭 보호해야 된다는 생각이 먼저 들었습니다. 그러니까 저는 건강하지만 중환자분들은 병이 중해서 온 분들이니까요. 만약에 불안하다는 생각을 구체적으로 많이 하지는 않았고 그냥 제가 하는 일이 당연하다고만 생각했습니다.]

[앵커]

아마 그래서 저승사자라도 물고 늘어지겠다. 어떻게든 환자들을 살려내고 싶다. 의료진들에게 용기를 달라, 이런 편지를 쓰셨던 것 같고 그 편지가 아주 큰 화제를 일으키기도 했습니다. 그 글을 쓰실 때는 어떤 마음이었습니까?

[동탄성심병원 책임간호사 : 그 글을 쓸 때는 처음에는 어떤 매체에 꼭 보내야겠다는 생각을 갖고 쓴 글은 아닙니다.]

[앵커]

그러셨겠죠.

[동탄성심병원 책임간호사 : 늘 해 왔듯이 단지 환자를 돌보고 있었을 뿐인데. 저 또한 격리대상자가 되면서 매 순간 메르스에 대한 사람들의 선입견과 차가운 시선을 느꼈고요. 저는 이제껏 제 직업에 대해서 항상 자부심을 느끼며 살아왔는데 그런 선입견에 대항해서 이제 제가 하는 일에 점차 회의감을 느꼈고 또 점점 스스로가 지쳐가고 있다는 걸 느꼈습니다. 환자들을 위해 매순간순간 힘을 더 내야 했기 때문에 제가 제 스스로에게 힘을 실어주고 다시 다짐받기 위해 일기로 쓴 글입니다.]

[앵커]

아마 지금 일선에 있는 의료진들이 다 비슷한 생각이시리라고 믿고요. 마지막으로 뭐랄까요. 최전선에서 지금 계신 거나 마찬가지인데, 모든 의료진들이. 대표해서 한번 내가 꼭 이 얘기는 전해 드리고 싶다 하는 게 있다면 어떤 걸까요?

[동탄성심병원 책임간호사 : 우선은 지금 병원에서 진료를 받으셔야 할 환자분들이 이제 메르스에 감염이 될까 봐 병원 방문 자체를 아예 하지 않는다는 그런 분들이 많다는 걸 들었습니다. 저희 뿐만 아니라 모든 의료진들은 현재 메르스 확산을 막기 위해서 최선을 다하고 있고요. 저희 병원 같은 경우도 의료진 격리기간이 끝나서. 무사히 끝나면서 메르스 집중 관리병원에서 해제됐고요. 몸이 아픈데도 병원을 찾지 못하는 게 굉장히 저는 안타깝게 생각합니다. 그리고 단지 메르스가 있었던. 그러니까 메르스 환자가 있었던 병원이라는 이유만으로 방문을 피하거나 두려워 하실 필요는 없습니다. 저희는 항상 맡은 바 자리를 최선을 다할 것이고. 그러니 의료진들한테 더 많은 응원과 격려를 보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앵커]

알겠습니다. 건강하게 다른 분들을 잘 간호해 주셨으면 좋겠습니다. 동탄성심병원의 김현아 책임간호사였습니다. 잘 들었습니다.

[동탄성심병원 책임간호사 : 네, 감사합니다.]

[앵커]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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