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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망은 없다", 그의 일기장은 역사가 되고…|오늘의 정식

입력 2021-04-30 15: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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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30일) 준비한 정식은 < 그의 일기장은 역사가 되고… > 입니다.

오늘은 전태일 열사 이야기를 하려고 합니다.

이분 어떤 분이냐고요?

한마디로 정의하죠. 지금 우리가 당연하다고 생각하는 것들, 주 최대 52시간 노동, 주말과 공휴일 쉬는 거, 야근하면 수당 받는 거, 최저임금을 받는 거, 육아휴직 신청하는 거 이런 걸 가능하게 만든 기틀을 닦은 사람입니다.

어떻게 했냐고요? 목숨을 던졌습니다.

실제 모습은 아니지만, 영화로 만든 당시 상황을 보겠습니다.

[근로기준법을 준수해라. 우리는 기계가 아니다.]

그가 숨져가면서 외친 말, 법을 지키라는 겁니다. 노동법이요.

"당연한 말을 왜 저렇게까지 하면서"라는 생각 들지요.

하지만 당시는 근로기준법을 어기는 게 당연했습니다. 엄혹한 때였죠.

전태일 열사의 직장이던 서울 동대문 평화시장, 지금도 여기 가면 입구에 이렇게 동상이 있고요.

바로 옆에는 그가 산화한 장소 표식이 남아있습니다.

이곳에서 유족들은 지금껏 미공개였던 그의 일기장을 세상에 내놨습니다.

빛바랜 대학노트 7권인데요.

맨 앞장을 보면 이런 글귀가 보입니다.

절망은 없다, 절망은 없다, 이 말을 4번 반복합니다.

하루 16시간 일을 하고 손이 불어터져도 치료도 못 받고 일하는 노동 환경.

전태일 열사는 일기에 마저 하루 11시간만 일하고 일요일만이라도 쉬게 해 달라 적었습니다.

죽음을 앞두고 쓴 글귀는 마치 미래의 노동자들, 우리에게 하는 말로 들립니다.

"전후는 염려 없다, 친구여, 만족한다"

그는 행동은 물론 일기마저 이렇게 큰 울림을 줍니다.

제가 하고 있는 기자라는 직업도 사회 부조리를 대중에게 고발하는 직업입니다.

당시 기자는 아니었지만, 전태일 열사는 시대를 관통하는 고발을 온몸으로 했습니다. 존경합니다.

그가 떠난 지 50년이 넘었습니다.

만일 지금 그가 살아있다면 뭐라고 말할까요?

이만하면 일할 맛 나는 세상이라고 할까요?

비정규직 문제, 위험의 외주화 문제, 유리천장 문제.

전태일 열사에게 부끄럽지 않으려면 풀어야 할 숙제가 아직 많아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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