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정치인들의 단식은 주목을 받지만 그렇지 못한 단식도 있습니다. 형제복지원 생존자 최승우 씨의 이야기입니다. 국회의사당역 6번 출구 지붕 위에서, 최씨는 21일째 진상규명을 위한 과거사법 처리를 촉구하는 단식농성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임소라 기자입니다.
[기자]
2년간 국회 앞에서 농성을 벌이던 최승우 씨는 지난 6일, 5m 지붕 위로 올라갔습니다.
9호선 국회의사당역 엘리베이터 탑 위에서 21일째 물과 소금으로 버티고 있습니다.
[최승우/형제복지원 피해자 : 굴곡이 져서 비가 오고 눈이 오고 얼음이 얼면 나가기가 힘들어요.]
최씨는 형제복지원 진상규명을 위한 과거사법이 20대 국회에서 통과돼야만 단식을 끝내겠다고 말했습니다.
하루에 한 두번, 생수통.
그리고 휴대용 배터리를 줄로 끌어당깁니다.
[한종선/형제복지원 피해자 : (이런 걸로 온열기를 쓸 수도 없고요?) 이건 전화 배터리 충전해서. 건강 체크는 해야 하니까. 전기만 올려줘도 전화하면은 위험은 덜할 텐데…]
최씨는 정치인들에 대한 섭섭함도 내비쳤습니다.
[최승우/형제복지원 피해자 : 국회가 보이잖아요. 거기에 (황교안 대표) 수행원들이 많이 와가지고 단식장을 두 동이나 만들고 전기난로까지 피워 놓고 있는 거 보니까 저로서는 진짜 참…]
과거사법은 지난 19대 국회에서 통과되지 못하고 20대 국회에서 다시 발의됐습니다.
남은 5개월 간 법사위와 본회의를 통과하지 못하면 21대 국회를 또 기약해야 하는 상황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