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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문시장 화재, 남 일 아냐"…전통시장 안전 실태는?

입력 2016-12-06 09: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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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얼마 전 대구 서문시장 화재가 남의 일 같지가 않다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서문시장처럼 건물이 낡고, 불이 났을 때 소화 설비들을 제대로 쓸 수 없는 시장의 상인들은 불이 나지 않기만을 바랄 수 밖에 없는데요. 밀착카메라로 취재했습니다.

고석승 기자입니다.

[기자]

폭격이라도 맞은 듯 큰 건물 한 동이 통째로 주저앉았습니다. 지난달 30일 발생한 대형화재로 폐허가 된 대구의 상징, 서문시장의 모습입니다.

제 옆으로 보이는 건물이 바로 불이 났던 4지구 상가입니다. 안에서 아직 진화작업이 진행 중인 데다가 붕괴 위험도 있어서 안전선 안쪽으로는 들어갈 수가 없는 상황인데요.

깨져 버린 유리창과 녹아 내린 철골 구조물만 봐도 당시 상황이 얼마나 심각했는지를 알 수 있습니다. 한 켠에는 상인들이 팔던 물건들도 모두 타버린 채 쌓여 있는 모습입니다.

상인들은 평소에도 불이 날까 걱정이었다고 말합니다.

[피해 상인 : 시장이 얼마나 위험합니까. 불이 정말로 자주 나고 있는데 자꾸자꾸 옆에 장소가 있으니까 (물건들을) 벌려 놓고…]

이런 화재 위험은 서문시장만의 문제였을까. 다른 전통시장들의 화재 대비 상태를 소방관과 함께 확인해봤습니다. 상가 벽을 따라 각종 배선이 꼬인 채 노출돼있습니다.

[신희왕 소방위/강원 춘천소방서 예방안전과 : (전선이 정리가 잘 돼있으면) 피복이 벗겨진다거나 이런 게 발생하지 않거든요. 그런데 노출된 전선은 어쨌든 노후화 같은 게 빨리 진행이 될 수 밖에 없으니까 조금 취약하다고 할 수 있죠.]

최근 화재에선 소방차 진입이 안 돼 화를 키운 경우가 허다한데 시장들도 예외가 아닌 상황. 그래서 소화전의 역할이 중요합니다.

소방차가 들어올 수 없는 좁은 시장 골목길에 보시는 것처럼 소화전과 소화기가 설치돼 있는데요.

이렇게 각종 전선과 자전거 등으로 앞이 막혀있어서 위험한 상황이 생겼을 때 사용하기가 쉽지 않아 보입니다.

서울의 한 의류시장도 찾아가 봤습니다. 실내 곳곳에 소화기가 비치돼 있지만 상당수가 점포에서 진열한 물건들로 가려져 있어서 찾기가 힘듭니다. 비상벨과 소화전도 마찬가지입니다.

상인들은 화재 예방 시설을 마련했지만 여전히 부족한 부분도 있다고 말합니다.

[시장 상인 : 원단 조금씩 파는 그런 곳이 자주 불이 나요. 그래서 여기도 다시 했어요. 공사를, 스프링클러. 그런데 이 통로까지는 생각을 안 하고서 소화전 가린 것까지는 생각을 안해봤네.]

서문시장에서도 의류와 침구류 등이 많아 화재가 커졌습니다.

서울의 또 다른 전통시장입니다. 방화셔터가 설치돼 있지만 셔터 아래 각종 물건들이 쌓여 있는 탓에 제 기능을 하긴 힘든 상황입니다. 이대로라면 중앙계단을 타고 다른 층으로 불이 번지기 쉽습니다.

소화기가 있다고 써있는 자리엔 소화기가 없고 먼지만 가득합니다. 시장을 찾는 시민들의 안전은 물론이고, 상인들의 재산권 보호를 위해서도 관리·감독이 필요한 상황입니다.

[시장 상인 : 위험 요소는 많지. 우선 (시설이) 낙후돼가지고… 서문시장 불났다고 거기만 (고쳐줄 게) 아니라 여기도 해줬으면 좋겠어.]

물론 화재 예방을 위해 이미 노력을 기울이고 있는 시장도 많습니다.

인천 서구 정서진중앙시장에는 소방차 안내와 상인 대피를 위한 번호가 기둥마다 붙어있습니다.

[유승훈 소방교/인천 서부소방서 신현안전센터 : 진출입로가 여러 군데이기 때문에 만약에 화재가 발생하거나 하면 조금 더 빠르게 접근할 수 있도록 접근성을 높이기 위한 번호입니다.]

시장 여기저기 눈에 잘 띄는 곳에 소화기도 비치돼 있습니다. 화재가 발생하면 천장에서 물을 뿌리는 살수설비도 시장 전체에 설치했습니다. 다른 전통시장에도 모두 필요한 설비들입니다.

화재는 예고하고 찾아오지 않습니다. 철저한 대비가 필요한 이유입니다. 전통시장의 경쟁력은 안전 확보에서부터 시작한다는 사실 명심할 필요가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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