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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와대] '김앤장', 사실상 고별사 발언…경제팀 쇄신 초읽기

입력 2018-11-05 18:08 수정 2018-11-05 22: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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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본격적인 예산정국에 돌입하기 앞서서 청와대가 '2기 경제팀' 출범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경제 위기론에 대한 분위기 반전이 필요하다는 판단이죠. 고위 당·정·청회의에 나선 장하성 정책실장은 최근 경제 상황에 대해 사과하면서도 "근거없는 위기론은 경제를 더 어렵게 만든다"고 주장했습니다. 오늘(5일) 신 반장 발제에서는 청와대 경제라인 개편 속보, 또 이번주 북·미 고위급회담을 비롯한 외교안보 소식을 함께 살펴보겠습니다.

 

[기자]

방금 고 반장 발제에서 보신 것처럼, 오늘부터 본격적인 예산안 전쟁이 시작됐습니다. 첫 여·야·정 협의체 회의를 앞두고, 지난 주말 정부여당이 '작전타임'을 가졌는데요. 관심은 '교체설'의 주인공 김 앤 장에게 쏠렸습니다. 먼저 장하성 정책실장이 "최근 경제상황에 대해 송구스럽다"며 말문을 열었습니다.

[장하성/청와대 정책실장 (어제) : 경제가 어렵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많습니다. 영세자영업자와 서민들의 삶이 힘겹고 일자리가 기대한 만큼 늘어나지 않고 있습니다. 송구스럽다는 말씀을 먼저 드리겠습니다.]

하지만 이후부터는 야당에서 제기한 정부 비판에 대해 조목조목 반박하기 시작했습니다. "경제위기를 세금으로 메운다, 세금중독이다!" 라는 비판에 대해서 장 실장은 "세금을 국민께 돌려주는 것을 문제삼는 것은 모순이다. 적극적 재정집행이 당연하다"고 강조하면서 "근거 없는 위기론이 경제를 더 어렵게 만든다"고 주장했습니다.

[장하성/청와대 정책실장 (어제) : 대기업과 중소기업의 불균형이 갈수록 커지고, 갑질이 난무하는 불공정한 시장으로는 지속 가능한 성장을 할 수 없습니다. 한국경제의 이러한 누적된 모순은 시장에서 만들어진 것입니다. 그리고 정부가 이를 바로잡기 위한 적극적인 역할을 하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이날 장 실장의 발언은 6분 40초 동안 쏟아졌습니다. 이낙연 국무총리와 민주당 이해찬 대표의 발언시간을 더한 것 보다 훨씬 더 길었습니다. 참석자들은 "장 실장이 본인 철학이 담긴 '경제학 강의'를 작심하고 했다"는 분석과 함께 "마치 고별사를 듣는 것 같았다"는 감상평을 내놨습니다. 앞서 김동연 부총리도 다른 회의에서 이낙연 총리의 제안을 받고 고별사 비슷한 발언을 길게 했었죠. 다만 김 앤 장, 그리고 이낙연 총리까지, 교체설에 대한 '직접적인 언급'은 아꼈습니다.

[이낙연/국무총리 (어제) : 인사에 관해서 총리가 미리 말하는 것은 주제넘는 일입니다. (청와대랑은 지금 논의 중이다, 이렇게 이해를…) 나중에 아시게 될 겁니다.]

[김동연/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어제) : 지난번에 제가 언제지? 그 혁신성장 장관회의 끝나고 한 얘기 그대로인데.]

[장하성/청와대 정책실장 (어제) : 인사 문제를 내가 언급하는 것 자체가 말이 안 되는 거죠.]

이날 고위 당·정·청 회의에는 김 부총리 후임 1순위로 거론되는 홍남기 국무조정실장도 참석했습니다. 옅은 미소만 띤 채 발언을 경청하는 김 부총리와는 달리 홍 실장은 연신 펜을 들고 메모를 적느라 분주했습니다. 이 모습만 보면, 확실히 '인수인계'를 준비하는 모습이죠. 홍 실장은 "그냥 거론되는 정도"라면서 말을 아꼈지만, 예전과 달리 부인은 하지 않았습니다.

[김동연/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어제) : (홍 실장님이랑 직접 얘기 나누셨어요?) 누구요? (홍남기 실장님이랑…) 홍 실장이랑 무슨 얘기… 홍 실장은 뭐 늘 일하면서 보는 사람인데…]

인사 결정권을 쥔 문 대통령은 지난 금요일 하루 연차를 낸 데 이어서 주말까지 장고에 돌입했습니다. "2기 경제팀으로 분위기를 쇄신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여야 할 것 없이 나오지만, 후임, 시기, 폭, 모든 것을 정교하게 조율해야 하기 때문입니다. 두 사람만 콕 집어서 교체할 경우 마치 책임을 떠넘겨 경질하는 모습으로 비칠 수가 있고, 또 집권 3년차를 맞기 전 총선 준비인원은 빼고 새 사람을 더하는 전 부처 차원의 개편과도 맞물려 진행해야 합니다.

그리고 예산안 정국인 것도 변수입니다. 사실 야권은 "하루라도 빨리 경제 실책의 주범을 교체하라"라는 주장을 고수해왔죠. 특히 장하성 정책실장에 대해서는 "실패한 소득주도 성장에 목을 메고 있다"며 거친 비판도 서슴치 않았죠.

[김성태/자유한국당 원내대표 : 지표를 담당하는 김동연 부총리조차 경제 성과나 어려움에 대해 책임을 져야 한다면 책임지겠다고 하는 마당인데 정책을 담당하는 정책실장이 뭐가 잘못됐냐며 팔 걷어붙이고 나서는 태도는…방귀 뀐 놈이 성낸다더니 이쯤 되면 적반하장도 도를 넘었다는 점을 말씀드리지 않을 수 없습니다.]

하지만 지금 입장은 또 미묘하게 다릅니다. "예산안 심사 중 경제 수장을 교체하는 것은 야당을 무시하는 처사"라면서 벌써부터 반발 움직임을 보이고 있는데요. 기재부 출신인 자유한국당 김광림 의원은 "정기국회 중 경제부총리를 교체한 전례가 없다"면서 "자칫 예산안 심사를 포함한 정기국회 일정이 모두 어그러질 수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청와대는 당초 정기국회가 끝나는 연말께를 내다봤다가, 예상보다 빨리 교체설이 불거진 바람에 당혹스러운 분위기입니다. 여러가지 변수를 고려할 때, 예산안 처리가 마무리되는 12월 1일 이후 교체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이 나오는데요. 물론 이것도 관측일 뿐, 예단하기는 어렵습니다. 국회 인사청문 절차까지 고려하면 후보군 검증에 시간이 더 걸릴 수도 있고요. 반대로, 위기론을 타개하기 위해 문 대통령이 빠른 결단을 내릴 수도 있습니다.

오늘 청와대 발제 이렇게 정리하겠습니다. < 김앤장, 사실상 '고별사' 발언…교체 시기 고심하는 청와대 >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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