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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숨 걸고 산다"…공사장 인근 '땅 꺼짐'에 불안한 주민들

입력 2018-09-04 08: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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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서울 가산동 아파트에서 대규모 땅꺼짐 사고가 발생하면서 내가 사는 곳 인근에도 공사를 하는데, 영향은 없을지 불안한 분들 요즘 많으십니다.

밀착카메라로 구혜진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폭우로 지반이 침하한 서울 가산동의 한 아파트.

금천구청은 점검 결과 이제 안전하다고 발표했습니다.

하지만 집으로 돌아가겠다는 사람은 70여 가구 중 10가구 남짓입니다.

[아파트 주민 : 안전하다고 해도 갑자기 터질 수 있잖아요. 불안해서 일단 공포에 떨어서 잘 수가 없어요.]

가스도 끊겨 어차피 정상 생활은 불가능합니다.

비가 조금씩 내리기 시작하고, 많은 강수량이 예상 돼 불안감은 더 커집니다.

[아파트 주민 : 불안해서 안 들어가지. 이제 비까지 온다니까. 저거 또 무너지면 어떡해.]

이 아파트에서 사고가 발생하기 10일 전 구청 측에 보낸 공문입니다.

바로 이 주차장, 이 주차장에 지반 침하 우려되기 때문에 원인을 밝혀달라는 내용입니다.

이때라도 조치를 취했다면 피해를 줄였을 것이라는 아쉬움이 남습니다.

비슷한 사고는 곳곳에서 발생했습니다.

제주시의 한 주택단지입니다.

아파트들 바로 옆에 맞붙어 또 다른 아파트를 공사하고 있는 현장이 있습니다.

태풍 솔릭의 여파로 토사가 유출됐던 흔적이 역력한데요.

그때 함께 무너졌던 인도를 급하게 콘크리트로 보수한 흔적도 남아 있습니다.

바로 옆 지하 터파기가 한창인 아파트 공사장, 얼마 전 태풍에 주변 흙을 막은 콘크리트 벽이 무너지는 사고가 발생했습니다.

[인근 아파트 주민 A : (새벽) 3시 반쯤. 4시 되기 전에 우르르릉 소리 나면서 우왕 소리가 난 거예요.]

토사 유출에, 주변 인도도 무너져 상수도관까지 드러났습니다.

[인근 아파트 주민 B : 통학 문제가 제일 걱정이 되죠. 애들이 아침에 등교하고 하교하고. 제일 가까운 거린데 거기로 못 가요 무서워서. 부모들도 못 보내죠.]

주민들은 사고 전부터 지반 침하 징후가 있었다고 말합니다.

인도에 균열이 생기고 아래 흙들이 빠져나가 보도블록이 기울어졌다는 것입니다.

사고가 발생하기 2달 전부터 주민들은 진정서를 시청에 제출했지만 별다른 안전조치는 없었습니다.

[인근 아파트 주민 C : 안전진단해 달라고 얘기를 했었는데 그쪽은 보상으로 여기는 거예요. 우리는 안전진단이 먼저다.]

현재는 되막이 공사를 했지만 불안감은 가시지 않습니다.

주민들은 서울 가산동 땅꺼짐 소식을 보고 더 불안해 합니다.

[인근 아파트 주민 D : 우리랑 똑같구나 정말 똑같구나. 가산동에 비하면 우리는 지금 목숨 걸고 사는 거예요. 너무 이게(공사장) 가까이 있으니까…]

공사 관계자는 도면대로 시공을 했지만 태풍으로 인해 발생한 재해라고 해명했습니다.

[시 관계자 : 복구가 완료가 된 다음에 지하 시설물을 (설치) 하게 되면 저희한테 신고가 들어오니까 그때 다시 검토를 해봐야겠죠.]

지난 6월 건물 한 동이 무너졌던 서울 용산의 식당가.

평일 점심시간이지만 썰렁합니다.

[식당 주인 : 아예 골목으로 오질 않아. 여기 와서 죽을 일 있느냐며 안 와.]

국과수는 사고 원인을 주변 공사 때문이 아닌 건물 노후화로 잠정 결론을 내렸습니다.

하지만 사고 건물 주변을 가는 것도 여전히 꺼림칙한 겁니다.

[인근 직장인 : 추가 붕괴 우려가 있으니까 좀 피하겠죠. 이쪽 골목으로 지르면 빨리 가는데 이렇게 가거나 뒤로.]

대도시에서는 집과 담장 하나만 사이에 두고 공사를 하는 일을 아예 피하기는 어렵습니다.

하지만 바로 옆에 사람이 사는 만큼 공사 시작부터 안전을 좀 더 철저히 해야겠습니다.

(인턴기자 : 진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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