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비스 메뉴 바로가기 본문 바로가기 아티클 바로가기 프로그램 목록 바로가기

[탐사플러스] '그림의 떡' 임플란트 건보…노인들도 외면, 왜?

입력 2014-10-01 22:13 수정 2014-10-01 23:33
크게 작게 프린트 메일
URL 줄이기 페이스북 X

[앵커]

최근 노후 대비와 관련해 진행된 한 설문조사에서 '치아 관리를 잘 못한 것이 가장 후회스럽다'는 응답이 건강 분야 1위를 차지했습니다. 아마 공감하시는 분들이 많으실 것 같습니다. 노인들은 그만큼 치아에 대한 걱정이 많은데요. 대선 때마다 이런 점을 노린 공약은 계속돼 왔습니다. 기억하시죠? 지난 대선 당시 박근혜 당시 새누리당 후보도 '임플란트에 건강보험을 적용하겠다' 이렇게 약속을 한 바 있습니다. 임플란트는 너무 비싸서 엄두를 못 내는 분들이 많은데 보험으로 해 준다니까 반가우셨을 겁니다. 그런데 지난 7월부터 이 제도가 시행되고 있는데 정작 당사자인 노인들은 이를 외면하고 있다고 합니다. 어찌된 일일까요?

백종훈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박근혜 대통령은 지난 대선에서 '어르신 임플란트 진료비 경감'이란 공약을 내걸었습니다.

100세 시대를 맞아 65세 이상 노인들에게 값비싼 임플란트를 저렴하게 제공하겠다는 약속이었습니다.

그리고 취임 1년 반이 흐른 지난 7월, '임플란트 국민건강보험' 제도가 시행됐습니다.

취재진은 서울 시내 치과를 찾아가 봤습니다.

'임플란트 건강보험' 혜택을 알리는 포스터가 곳곳에 붙어 있습니다.

그런데 어찌 된 일일까?

당초 예상과 달리 실제 '보험 시술'은 많지 않다고 합니다.

[치과의사 : 임플란트 보험 하신 분이 제 아버지 정도? 그다지 없어요.]

이런 현상은 일부 병원만의 문제가 아니었습니다.

취재진이 입수한 '임플란트 건강보험' 통계입니다.

시행 첫 달인 7월에도 8천 명대에 그쳤고, 8월엔 5천 명대로 크게 줄었습니다.

당초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은 월 1만 명 이상 혜택을 받을 것으로 기대했습니다.

오랫동안 기다렸을 법한데 왜 노인들은 임플란트 건강보험 적용을 외면하는 걸까.

먼저 대선 공약 땐 수혜 대상이 65세 이상이었습니다.

[박근혜 대통령 광주광역시 방문 2012년 10월 대선후보 시절 : 임플란트는 자동차 한 대 살 정도로 비용이 부담돼서. (보험적용 나이는 65세부터요?) 그럼요. 잘 알고 계시네요.]

그런데 정작 제도가 도입되면서 75세 이상으로 혜택 대상을 줄였습니다.

건강보험 재원이 넉넉지 않다는 게 이유였습니다.

[손영래/보건복지부 보험급여과장 : 치과 부분은 초기에 보수적으로 잡았다가 추후 확대해 가는 정책 기조로 가는 것입니다.]

또 어금니 2개까지만 제공되는 보험 혜택도 문제였습니다.

28개의 치아 중, 70대의 경우 빠진 이는 평균 12개.

그러나 보험 혜택은 현재 어금니 2개까지만 가능합니다.

[박공훈/서울 여의도동 : 최소한 어금니는 다 해주는 줄 알았죠. 하, 그런데 두 개만 해 준다고.]

그러나 의사들은 임플란트는 1-2개 해서는 효과를 볼 수 없다며 여러 개를 한꺼번에 하라고 권합니다.

[치과관계자 : 만약 여기를 임플란트를 안 하고 그냥 때웠다. 그런데 시기를 놓치면 일이 커질 수 있다는 거죠.]

소득이 변변치 않은 노인 입장에선 보험이 적용된 가격 역시 부담스럽긴 마찬가지입니다.

보험을 적용해도 시술비 절반은 '본인 부담금'으로 내야 합니다.

2개를 시술하면 평균 60만 원씩, 총 120만 원이 필요합니다.

[김윤옥/서울 상도동 : 지금 가격 상태로는 좀 부담스러운데. 옆에 크라운 치료까지 하기로 했으니까 155만 원.]

공약을 제대로 이행하고 실질적인 혜택을 보장하려면 제도를 손질하라는 지적이 나옵니다.

[이목희/국회 보건복지위 위원(새정치민주연합) : 결과적으로 생색내기라고 볼 수밖에 없습니다. 당초 약속한 대로 65세 이상 노인에 적용하는 걸로 즉각 바꿔야 합니다.]

[사공진/한양대 교수 : 본인부담률을 50%에서 30%이라든지 적용 치아 개수를 두 개에서 네 개로 확대하는 문제를 재정 감안해 시정해야 합니다.]

관련기사

[탐사플러스] ① 다시 쌓이는 4대강 준설토…예산 2천억 날려 [탐사플러스] ② 4대강 예산 낭비 현실로…"결국 헛돈 쓴 것" [탐사플러스] 물에 잠긴 '반구대'…갈수록 훼손 심화 [탐사플러스] 피폭위험 일본 폐기물 수입…검사 체계 허술 [탐사플러스] '방사능 오염' 폐기물, 국내 유통 추적해보니
광고

JTBC 핫클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