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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양인은 어렵다? 편견에 후련하게 '스매싱' 날린 정현

입력 2018-01-26 21:01 수정 2018-01-26 21: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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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많은 사람들의 기대 속에 호주 오픈에서 이어온 정현 선수의 여정이 이렇게 끝났습니다. 하지만 그렇다고 실패나 좌절이라고 말하긴 어려울 것 같습니다. 정현은 아시아인이 성공하기 어렵다는 테니스, 그것도 호주오픈 같은 메이저대회를 통해 오랜 편견을 허물었습니다.

강신후 기자입니다.

[기자]

정현을 상대했던 선수들은 감추고 싶은 장면 하나씩은 떠안았습니다.

공을 쫓다 코트에서 미끄러지고, 때로는 넘어지고, 경기가 풀리지 않는지 분을 삭이지 못하고 라켓을 내동댕이치기도 합니다.

정현은 자신보다 한 뼘은 더 크고, 세계랭킹도 훨씬 앞선 선수들을 상대로 믿기지 않는 플레이를 펼쳤고, 예상하지 못한 결과들을 쏟아냈습니다. 

말 그대로 기적의 연속이었습니다.

113년 전통의 호주 오픈, 남자 단식 우승자들을 보면 아시아 선수는 찾아볼 수 없습니다.

페더러 벽을 넘지 못했지만 정현이 호주오픈 4강 무대에 선 것만으로도 기념할 만했습니다.

1932년 일본 사토 지로 이후 아시아 남자 선수로는 86년만입니다.

미국 국적의 중국계 마이클 창이 1989년 프랑스 오픈에서 우승하고, 2014년 일본의 니시코리 케이가 US오픈 준우승을 차지하기까지 아시아인들의 도전은 계속됐습니다.

그러나 한계를 넘어서는 건 쉽지 않았습니다.

파워와 스피드가 더 강조되는 최근의 테니스에서 체구가 작고 체력이 뒤처지는 아시아 선수들이 설 자리는 좁았습니다.
 
특히 테니스 역사가 짧은데다, 선수층도 얕은 한국에서 정현같은 선수가 불쑥 출현한 게 신기했습니다.

정현의 성취를 수영의 박태환, 피겨의 김연아의 성공과 견주는 이유입니다. 

현재 세계 58위인 정현은 대회가 끝나면 20위권으로 올라설 전망입니다.

은퇴한 이형택이 한때 세계 36위까지 올라선 적이 있는데 이를 갈아치울 게 분명합니다.

정현을 이긴 페더러는 이보다 더 밝은 미래도 전망했습니다.

앞으로 톱10, 즉 세계 10위 안에 들어갈 수 있다는 칭찬이었습니다.

무엇보다도 한국 테니스 역사상 최초로 메이저대회 4강에 오른 정현은 아직 22살에 불과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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