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비스 메뉴 바로가기 본문 바로가기 아티클 바로가기 프로그램 목록 바로가기

고문 끝 숨진 대학생 박종철…'진실' 밝힌 평범한 사람들

입력 2018-01-15 08:53
크게 작게 프린트 메일
URL 줄이기 페이스북 X

[앵커]

고문 끝에 숨진 박종철 열사의 31주기였던 어제(14일), 이를 다룬 영화로 최근 이 사건이 다시 한번 조명되면서 그 어느때보다 추모 열기가 뜨거웠습니다.

오선민 기자입니다.

[기자]

다들 일상적인 하루를 보내고 있었습니다.

법조 출입 기자는 언제나처럼 검사 방에 들렀고,

[신성호/당시 중앙일보 기자 : 어디어디를 가야 기삿거리가 나온다는 걸 알고 있었죠.]

오전에 진료가 없던 의사는 오랜만에 한가했습니다.

[오연상/당시 검안의 : 오전에는 내가 진료가 없고 오후에 외래 진료가 있는 날이었거든요.]

공안부 검사는 저녁 시간 밀린 서류를 들여다보고 있었습니다.

[최환/당시 서울지검 공안부장 : 시계 보고서 타임 재겠다 한 것도 아니고 하니까. 7시 50분 같기도 하고.]

박종철의 죽음은 우연히 그리고 갑자기 다가왔습니다.

[오연상/당시 검안의 : 남영동 대공분실에서 긴급한 왕진 요청이 들어왔으니까. 빨리 내려와라.]

[신성호/당시 중앙일보 기자 : '경찰 큰일 났어'라는 첫 마딘데.]

[최환/당시 서울지검 공안부장 : A4 두 장 짜리에 변사사건 발생 보고와 지휘처리 이렇게 써갖고 왔어요.]

보통 일이 아니라고 직감했습니다.

[신성호/당시 중앙일보 기자 : 태연하게 보이려고 일부러 찻잔을 두 손으로 잡았거든요.]

의구심은 커졌습니다.

[오연상/당시 검안의 : 왜 이렇게 젖었을까. 방바닥에도 물이 흥건하고.]

권력은 침묵을 강요했습니다.

하지만 이들은 그러지 않았습니다.

[최환/당시 서울지검 공안부장 : 부검을 해서 확실한 근거 하에서 결론을 내야겠다.]

두렵고 어려운 선택이었습니다.

[신성호/당시 중앙일보 기자 : 저는 그때 식구가 여섯이었거든요.]

[최환/당시 서울지검 공안부장 : 집에는 물어봤더니 전화가 무지하게 온대요. 최부장 들어왔느냐.]

하지만 선택의 이유는 거창하지 않았습니다.

[오연상/당시 검안의 : 의사 이외의 시각을 가져본 적이 없으니까.]

[신성호/당시 중앙일보 기자 : 기자는 기자대로 진실을 추적하기 위해서 애를 쓰고.]

[최환/당시 서울지검 공안부장 : 검사면 당연히 그런 걸 하는 거지.]

자기 일을 했을 뿐인 개인들의 선택이 모여 결국 세상은 달라졌습니다.

(영상취재 : 공영수·이승창·손지윤)

관련기사

숭고한 희생 기억하기 위해…신림동 골목에 '박종철 거리' '6월 항쟁 도화선' 보안분실…전국 43곳 그대로 운영 중 [팩트체크] '박종철 고문치사 사건' 보수정부가 밝혔다? 블랙리스트 예술인과 함께…문 대통령 영화 '1987' 관람 [Talk쏘는 정치] 영화 '1987'에 쏠린 정치권 관심, 왜?
광고

JTBC 핫클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