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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림픽 결승전처럼'…탁구대표팀 실전 리허설

입력 2012-07-14 18:52

남녀 대표선수들, 부산서 실전 대비 연습경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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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녀 대표선수들, 부산서 실전 대비 연습경기

"와~. 김경아 잘한다!" "주세혁 파이팅~." "유~승~민~! 유~승~민~! 대~한민국, 짝짝~ 짝짝짝"

14일 런던 올림픽 탁구 대표선수들의 남녀 합동 최종 실전 연습경기가 열린 부산 초읍동 학생교육문화회관 대강당.

2004 아테네 올림픽 이후 8년 만에 '금맥 잇기'에 도전하는 남녀 탁구 대표선수들의 동작 하나하나에 관중의 함성이 쏟아졌다.

이날 연습 경기는 런던 올림픽을 염두에 둔 '실전 모의고사'다.

지난달 브라질 오픈 이후 태릉선수촌에서만 훈련하던 선수들이 관중 소음에 적응하고 실전 감각을 찾을 수 있도록 1천여 명의 관중이 지켜보는 가운데 실제 올림픽 단체전처럼 진행됐다.

대한탁구협회는 최근 수년간 세계선수권 등 큰 대회를 앞두고 체육관을 빌려 가상 실전을 치러왔는데 이전에는 경기장 환경 적응이 목표였다면 이번에는 많은 관중 앞에서 경기력을 점검하는 데에 중점을 뒀다.

강당에 설치된 두 대의 탁구대 중 한쪽에서는 남자 대표팀이 단식(오상은)-단식(주세혁)-복식(오상은·유승민)-단식(유승민) 순서로 경기를 펼쳤다.

여자팀은 순서를 약간 바꿔 단식(김경아)-단식(석하정)-단식(박미영)-복식(석하정·당예서) 순으로 경기했다.

강당 안의 열기는 금세 달아올랐다.

남자팀 1단식 주자 오상은(KDB대우증권)이 서현덕(삼성생명)을 3-0으로 누르자 '와~!' 하는 탄성이 터져 나왔고, 다른 한쪽에서 김경아(대한항공)가 남자 선수인 이상수(삼성생명)에 0-3으로 지자 '아..'하는 탄식이 흘러나왔다.

펜스 바로 뒤까지 모여든 관중의 시선과 함성에 선수들도 당황하는 기색이 역력했다.

여자팀은 그나마 지난 8일 한차례 실전 연습경기를 치른 덕인지 1단식 패배 이후 2단식의 석하정(대한항공)이 김지환(농심삼다수)을 3-1로 누르며 흐름을 살렸다.

하지만 이번이 처음인 남자팀은 첫 단식 승리 이후 급격히 흔들렸다.

2단식에 나선 에이스 주세혁(삼성생명)이 김민석(인삼공사)에게 0-3으로 지고 이어진 복식에서도 오상은-유승민 조가 서현덕-김민석 조에 1-3으로 패하자 벤치에 있던 유남규 감독의 표정도 심각해졌다.

주세혁은 경기가 잘 풀리지 않자 고개를 저으며 당혹스러워했고 4단식 상대 정영식(대우증권)에게 1-2로 끌려가던 유승민은 공격이 잘 먹히지 않자 머리를 긁적이며 쓴웃음을 지었다.

강희찬 여자 대표팀 감독은 "선수촌 훈련장에서만 연습하다 이렇게 관중을 코앞에 두고 경기하면 베테랑 선수들도 적응하는 데에 애를 먹는다"고 설명했다.

남자팀의 주세혁은 "태릉에 있을 때와는 확실히 다르다. 감독님이 벤치를 지키고 관중도 많아 실제 경기할 때와 긴장도가 비슷했다"며 "특히 경기가 잘 풀리지 않을 때 압박감이 상당하다. 오늘 부족했던 점을 보완하겠다"고 돌아봤다.

여자팀 박미영(삼성생명)도 "큰 경기를 많이 치러봤어도 훈련장에만 있다가 이렇게 관중 앞에서 경기하면 긴장이 된다. 하다 보면 적응이 되긴 하지만 초반에는 관중의 시선이 느껴져서 집중하기가 어렵다"고 말했다.

오랜만에 실전에 가까운 경기를 치른 대표팀의 경기 결과는 시원찮았다. 남자팀은 1-3으로 패했고 여자팀은 2-2로 간신히 균형을 맞췄다.

하지만 벤치를 지킨 유남규 남자 대표팀 감독과 현정화 여자팀 총감독은 '예방주사를 잘 맞았다'며 흡족해했다.

현 감독은 "보완해야 할 점을 많이 찾아서 만족스럽다"며 "컨디션이 좋은 김경아는 일부러 실력이 뛰어난 이상수를 상대하게 했는데 경각심이 들었을 것이다. 석하정도 리시브 등에서 다듬어야 할 부분이 있다"고 말했다.

유 감독도 "김민석, 서현덕, 정영식에게 공격적으로 하라고 지시했다. 태릉에서도 같은 주문을 했지만 연습이다 보니 선배에게 맞춰주려는 경향이 있었는데 오늘 관중 앞에서 실전처럼 하니 달랐다"고 만족해했다.

이어 "최근 단체전 2번시드를 확정하고 붕 떠있던 분위기에서 좋은 약이 됐다. 올림픽에 나가는 선배 선수들이 좋은 자극을 받았을 것"이라며 "오늘 드러난 문제점들을 남은 기간 집중해서 재정비하겠다"고 덧붙였다.

실전 모의고사를 제대로 치른 대표팀은 15일 오후 안양 평촌교회에서 남자팀의 연습경기를 한 차례 더 치른다.

이후 태릉에서 막바지 훈련을 한 뒤 22일 결전지인 런던으로 떠난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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