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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착카메라] 줄줄이 폐업…'전통시장 청년몰'의 현실

입력 2017-02-01 22: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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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전통시장에 요즘 청년 사업가들이 모여들고 있습니다. 전통시장도 젊게 만들고 청년 실업 문제도 동시에 해결하겠다는 게 정부 취지인데요. 현실은 전혀 다르게 흘러가고 있습니다.

밀착카메라 박소연 기자입니다.

[기자]

전통시장 활성화를 위해 이곳에선 청년 상점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시장 안에 있는 빈 점포를 활용했다고 하는데요. 어떻게 운영하고 있는지 직접 찾아가 보겠습니다.

지난해 이곳에 문을 연 청년 상인 점포는 모두 10곳. 그런데 상점 찾기가 쉽지 않았습니다.

10여 분가량 헤매다 청년 상인 1호점을 찾았는데, 이미 폐업한 상태였습니다.

[이순자/상인 : 여기 골목에 사람이 많이 안 들어와. 저기 큰 길로 들어가야 나오지. 집세는 비싸고 타산이 안 맞아서, 처음부터 힘들다고 그랬어.]

개점 기념행사 중이라는 현수막이 걸려 있는 이곳은 청년 상인 드림몰 9호점입니다. 그런데 가까이 오면 가게 안은 텅 비어있습니다. 가게 문을 연 지 6개월 만에 바로 문을 닫고 나간 겁니다. 문은 닫혀 있고, 손잡이 주변에는 이렇게 먼지도 쌓여있습니다.

바로 옆에는 청년 상인 드림몰 10호점이 있습니다. 이곳 역시 현재 운영하고 있지 않습니다. 안쪽으로 들어오면 당시 이용하던 의자만 덩그러니 놓여있습니다.

청년 상점이 문을 연 지 1년이 안 됐지만, 9곳은 문을 닫고 가게 1곳만 영업 중입니다. 지난해 11월, 정부와 자치단체의 임대료 지원이 끝나자 대부분 사업을 접었습니다.

또 다른 전통 시장에 가봤습니다. 노란색 둥근 간판이 달려 있는 곳이 바로 청년 상인 상점입니다. 그런데 이곳 역시 문이 굳게 닫혀있습니다. 문틈 사이에는 각종 우편물이 배달돼 있는데, 상하수도 요금 안내서, 전기세 요금 청구서 등입니다.

이 아래에는 1월 16일부터 전기 공급을 정지하겠다는 안내장도 날아와 있는데 상당 기간 운영을 하지 않았음을 유추할 수 있습니다.

일부 청년 상인만 남아 명맥을 이어가고 있지만 쉽지 않습니다.

[신기항/청년 상인 : 자치구에서는 열심히 밀어줬는데 청년들이 문을 안 연다… 얘기를 하고 청년들은 먹고살기 위해 어쩔 수 없이 밖으로(폐업) 나간다. 두 의견이 이제 충돌하는 거죠.]

수십 년간 영업을 한 상인들조차 2007년 도시재생사업 구역으로 지정된 침체된 상권에서 새로운 창업 업종을 선택하고 자리 잡기란 쉽지 않았을 거라고 말합니다.

[이규자/동인천 중앙시장상인회 총무 : 우리들도 나가야 할 판이야, 지금. 경기가 안 좋고 영업도 안 되고. 주변 환경이 깨끗해야 하는데 절대로 여기는 깨끗하지 않잖아.]

이번엔 수도권 지역에서 청년몰이 잘 운영되고 있다는 평을 받고 있는 곳에 가봤습니다. 이곳 역시 문을 닫은 점포가 여럿입니다.

이런 상황에서 정부는 올해 말까지 250억 원을 들여 전국 16개 전통시장에 340여 개의 청년 점포를 세운다는 계획입니다.

[중소기업청 관계자 : (전통시장) 고객 층을 젊게 바꾸려는 의도로 미래 보기로 청년상인을 끌어들이고 있는데 시행착오일 수도 있고요. 업종 문제가 가장 큰 게 아닌가 생각하고 있습니다.]

전문가는 창업 점포 수를 늘리기보단 자립할 수 있도록 수익 상품 개발과 경영 전략 등 단단한 내용 지원에 정책의 초점을 맞춰야 한다고 지적합니다.

[이병훈/중앙대 사회학과 교수 : 정상적으로 굴러갈 수 있도록 정책 지원이 따르지 않을 경우 많은 예산을 들였음에도 성과를 거두지 못하는 일들이 나타날 수밖에 없겠죠.]

발길이 뜸해진 전통 시장에 또다시 빈 점포가 늘어나면서 세금 낭비라는 지적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전통시장은 살리고 청년 일자리 창출이라는 애초 목표를 이루려면 전반적인 정책 재검토가 필요한 시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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