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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탐사플러스] '승부조작' 전 국가대표 최성국 "사죄한다는 마음으로…"

입력 2015-06-17 22:02 수정 2015-06-17 22: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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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최성국 선수를 기억하시겠지요? 프로축구계도 5년 전 승부조작 사건으로 선수 3명이 스스로 목숨을 끊고 브로커 등 30명이 구속되는 큰 사건에 휘말린 적이 있습니다. 당시 국가대표 스트라이커 최성국 선수가 연루돼 파장이 더 컸었는데요. 사건 후 처음으로 최성국 선수가 JTBC 취재진과 만나 심경을 털어놨습니다.

윤샘이나 기자입니다.

[기자]

[최성국/전 축구 국가대표 : 후배와 동료선수들이 늪에 빠지지 않도록 하는 게 제가 겪었던 일을 이야기해주는 게 도움이 되지 않겠나.]

2010년 프로축구 승부조작으로 선수 자격이 영구 박탈된 최성국 선수가 파문 이후 처음으로 카메라 앞에 섰습니다.

지난 2010년 6월. 고향 선배의 청탁을 들어준 게 화근이었습니다.

[최성국/전 축구 국가대표 : 어차피 질 경기인데 뭐 어떠냐. 이런 식으로 이야기했기 때문에 돈을 (동료에게) 전달해준 건데.]

다시 돈을 돌려주려 했지만 그때는 이미 늦었습니다.

[최성국/전 축구 국가대표 : 이미 자기들은 배팅했다고 하더라고요. 그때 뭔가 이상하다고 생각이 들었죠.]

최 선수는 해당 경기에 뛰지 않았지만 협박을 받았다고 합니다.

[최성국/전 축구 국가대표 : 불려갔을 때 사람 8명이 있었으니까. 보스라는 중국분이 얘기를 할 때 퇴장이라도 당하던지 너희가 그렇게 하면 되지 않느냐.]

뒤늦게 불법 스포츠 도박단이라는 사실을 알았지만 헤어날 수 없는 상황으로 몰렸습니다.

[최성국/전 축구 국가대표 : 사죄한다는 마음으로 다시 그라운드에 와서 보여 주고 싶은 마음이 제일 크고요. 다시 한 번 제2의 인생을 살고 싶고.]

최 선수를 몰락시킨 국내 불법 스포츠 도박 규모는 한해 14조 7백억 원으로 추산되고 있습니다.

지난달 회원 3만 명을 둔 불법 스포츠 도박 운영단이 경찰에 붙잡혔는데, 규모는 무려 4200억 원이었습니다.

[이상권 팀장/경북지방경찰청 사이버수사대 : 이원체제인 거 같아요. 한국에 법인 회사가 있고. 한국 사람 상대로 최대 수익을 내서 세계 진출하려고.]

취재진은 불법 스포츠 도박 총책 모집 글을 보고 연락을 시도해봤습니다.

[불법 스포츠 도박 관계자 : (어디 계세요?) 태국. (모집한 회원이) 50만원을 잃으면 그 30퍼센트를 드리는 거예요.]

회원이 배팅 금액보다 배당금을 더 챙겼을 때 임의로 탈퇴시킬 수 있다고 말합니다.

[불법 스포츠 도박 관계자 : 이 회원 안 되겠다. 잘라주세요. 말해주시면 잘라요.]

결국 상당수 회원들은 돈을 날릴 수밖에 없는 구조라는 겁니다.

불법 스포츠 도박에 빠져 5년 동안 1억 8천만 원을 잃은 도박꾼을 만났습니다.

[불법 스포츠 도박꾼 : 결혼할 사람하고도 헤어지고 가족들한테 피해도 주게 됐는데. 저 같은 피해자 안 생기게 이 자리에 나온 거예요.]

불가리아 컵 경기부터 슬로바키아 2부 리그 축구 경기까지. 전 세계 모든 스포츠가 도박의 대상입니다.

[불법 스포츠 도박꾼 : 돈을 건 순간 스포츠는 즐길 수가 없어요.]

국민체육진흥공단은 지난 3년 동안 13만 개가 넘는 불법 스포츠 도박 사이트의 접속을 차단했다고 밝혔습니다.

하지만 주소를 옮기면 그만입니다.

[박준휘 연구위원/한국형사정책연구원 : 수사를 하려면 지속적으로 하되 자금줄 끊는 쪽으로 해야합니다. 외국과의 공조가 가장 중요합니다.]

지하경제의 큰 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불법 스포츠도박. 근본적 대책 마련이 필요한 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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