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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진 상처'는 현재 진행형…태풍에 숨 죽인 포항 주민들

입력 2018-07-04 09: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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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이번 태풍 때문에 부산, 울산을 포함해서 영남 해안지역에서의 우려가 특히 더 컸죠. 지난해 지진의 상처가 아직 남아있는 포항에서도 마찬가지였습니다. 지진 때문에 성치 않은 집이 강한 비바람 때문에 또한번 흔들리지 않을까 잠을 이루지 못했습니다. 

오선민 기자가 전합니다.
 

[기자]

지진이 나고 7개월이 지났습니다.

대피소에 마련된 텐트 200여개 중 절반은 비었습니다.

여전히 40여명의 주민들은 1평도 채 되지 않는 텐트에서 생활하고 있습니다.

한때는 1000명이 넘는 이재민이 머물렀습니다.

이젠 자원봉사자들도 모두 빠져 나갔습니다.

남은 사람들은 더 큰 불안을 호소합니다.

[신순옥/포항 지진 이재민 : (신경안정제를) 한 알 먹으면 잠이 안 와요. 12시에 일어나 한 알 더 먹어요.]

[조연옥/포항 지진 이재민 : 허망하죠. 주거가 안정이 안 되니까 아무 생각 못해요. 내가 생각했던 계획대로 사는 것도 아니고.]

큰 자연재해를 겪은 이재민들에게 장맛비와 태풍은 소식만으로도 두려움의 대상입니다.

[윤석순/포항 지진 이재민 : 비가 오거나 천둥 치는 날은 무서워서 못들어가요. 다 깨진 집이 흔들어서 더 내려앉을까 싶어서…]

먼저 집으로 돌아간 주민들도 두렵기는 마찬가지입니다.

아파트 외벽엔 금이 가 있고, 지하실엔 물이 찼습니다.

비가 오는 날에는 집안 여기저기서 물이 샙니다.

[권산/주민 : 실리콘은 여기 2층까지 긴 사다리를 빌려서 한 20통 정도 발랐습니다. 임시방편으로.]

벽지를 말리기 위해 한여름에도 보일러를 틀지만 곰팡이는 피할 수 없습니다.

7개월간 운영되던 대피소는 폐쇄를 앞두고 있습니다.

한겨울 시작한 포항 지진 이재민들의 고통은 여름이 오도록 끝나지 않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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