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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완종 "나 혼자 죽을 것 같느냐" … 생전 구명운동 과정서 밝혀

입력 2015-04-10 16: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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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완종(64) 전 경남기업 회장이 스스로 목숨을 끊기 전 정치권 인사들을 상대로 자신에 대한 구명운동을 하면서 "내가 죽으면 혼자 죽을 것 같느냐"는 발언을 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성 전 회장의 발언은 10일 공개된 '성완종 리스트'와 맞물리면서 사실상 그가 그동안 후원금 등 명목으로 물질적 지원을 해온 새누리당내 친박계 인사들에 대한 강한 원망을 드러낸 게 아니냐는 해석이 나오고 있다.

특히 이날 공개된 '금품 리스트'가 최근 성 전 회장의 구명운동 동선을 뒷받침할만한 단서로 작용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오는 상황이다.

사정당국 관계자는 10일 "성 전 회장이 자원외교비리 의혹 등으로 검찰에서 조사를 받고 나온 후 정치권 인사들을 만나 '내가 죽으면 혼자 죽을 것 같느냐'는 말을 하면서 도움을 요청했다는 얘기가 있었다"며 "그러나 그들로부터 실질적인 도움을 받지 못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전했다.

이후 성 전 회장은 스스로 목숨을 끊은 이후까지 감안해 체계적으로 움직인 것으로 관측된다.

우선 성 전 회장은 법원의 영장실질심사가 있기 전날인 지난 8일 공식 기자회견을 갖고 "나는 이명박(MB) 맨이 아니다. 박근혜를 도왔다"고 밝혔다. 성 전 회장은 당시 "2007년 대선 한나라당 후보 경선이 한창일 때, 허태열 (당시) 의원 소개로 박근혜 후보를 만나뵙게 됐다"며 "이후 박 후보 당선을 위해 누구보다 열심히 뛰었지만, 이명박 후보가 대선 후보로 확정됐다"고 말했다.

그는 또 "경선 후 박 후보가 대승적 차원에서 이명박 후보 당선을 위해 노력해 달라고 말씀해 열심히 노력한 것"이라며 "이후 이명박 정부가 출범했지만, 돌아온 것은 2009년 1월 경남기업의 워크아웃 명단 포함"이라고 했다.

성 전 회장은 이어 9일 오전 5시 11분 자택에서 나와 오전 6시 경향신문 간부와 50분간의 전화인터뷰를 통해 김기춘·허태열 전 청와대 비서실장에게 각각 미화 10만달러와 7억원을 제공했다고 상세하게 밝혔다. 그리고 6시 50분 회사 직원에게 전화해 검찰 수사기록을 챙기라고 지시한 후 8시간 30여분만인 오후 3시 32분 성 전 회장은 주검으로 발견됐다.

그러나 여기서 끝이 아니었다. 이날 저녁 서울 강남 삼성병원에서 성 전 회장의 시신을 검시하는 과정에서 경찰은 바지 안쪽 주머니에 성 전 회장이 작성한 것으로 추정되는 메모지 한 장을 발견했다. 메모지에는 김기춘·허태열 전 실장을 비롯해 친박계 핵심 인사 8명의 이름과 금액이 적혀 있었다. 특히 김기춘·허태열 전 실장의 경우 성 전 회장이 죽기 전 경향신문과 인터뷰한 내용과도 일치해 적지 않은 파장이 일고 있는 게 사실이다.

다른 사정당국 관계자는 "성 전 회장은 죽는 순간까지도 자신의 결백을 주장한 만큼 새누리당내 친박계 핵심 인사들을 향한 원망을 일련의 과정을 통해 드러낸 게 아닌가 생각한다"며 "'내가 죽으면 혼자 죽을 것 같느냐'는 그의 생전 발언이 이렇게 나타나게 될 줄 누가 알았겠느냐"고 반문했다.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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