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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처분 침출수'…정승헌 "신속성에 매달리다 부수적 문제 놓쳐"

입력 2019-11-13 09:49 수정 2019-11-13 11:08

'핏물'에 물든 하천…살처분 돼지 침출수 사태, 대책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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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핏물'에 물든 하천…살처분 돼지 침출수 사태, 대책은?


[앵커]

경기도 연천군에서 아프리카 돼지 열병의 확산을 막기 위해 살처분한 돼지 수만 마리의 핏물과 침출수가 부근 하천으로 흘러들고 있습니다. 정부가 다른 대안도 없이 살처분 정책에만 매달리고 있다는 지적도 나옵니다. 정승헌 건국대 축산학과 교수 자리 함께했습니다.

어서 오십시오. 교수님, 저희 JTBC가 이틀 전부터 살처분 돼지 매립지 주변에 문제점들을 집중적으로 보도를 해드리고 있습니다. 충분히 예상됐던 그런 문제들입니다. 침출수가 하천을 오염시키는 등 여러 가지 문제점들 지금 드러나고 있습니다.

■ 인터뷰의 저작권은 JTBC 뉴스에 있습니다. 인용보도 시 출처를 밝혀주시기 바랍니다.
■ 방송 : JTBC 아침& (06:57 ~ 08:30) / 진행 : 이정헌 

 
  • 4만 7000마리 돼지 사체 핏물 하천 유출


[정승헌/건국대 축산학과 교수 : 그렇습니다. 이 문제는 사실 살처분 대상 돼지가 이미 예상이 되어 있었기 때문에 사실 어떻게 살처분 후에 안정적으로 또 환경에 영향을 미치지 않도록 처리할 것인가에 대한 계획을 충분히 세웠어야 하는 문제입니다. 그런데 어떻게 보면 언제까지 살처분을 하겠다라는 일정에 너무 쫓기면서 일을 하다 보니까 그 뒷부분이 미흡하면서 발생 된 어떻게 보면 필연적으로 일어날 수 있는 일이 일어난 것이다 이렇게 예측합니다.]

[앵커]

매립하시는 분들의 얘기로는 이미 땅에 묻힌 돼지 사체에서 침출수가 흘러나오지는 않고 있다. 매립을 앞두고 쌓아둔 돼지 사체에서 핏물 등이 흘러나오는 것이다 이렇게 주장 하고 있는데 이건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 연천군, 살처분 돼지 사체 임시로 쌓아둬


[정승헌/건국대 축산학과 교수 : 아마 그건 지금 현재의 얘기일 것이고 과거에 지금 매립했던 것도 많은 문제점이 노출되고 있습니다. 이건 어떻게 보면 우리가 지금 나와 있는 제도상으로 SOP상으로는 다 철저하게 잘 만들어져 있습니다. 문제는 그걸 제대로 이행하지 않고 있다는 거죠. 또 그것을 제대로 이행하고 있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감독기관에서 철저하게 이걸 감독하지 않고 있다라는 명확한 증좌입니다. 지금부터라고 환경부나 농식품부 또 지방자치단체에서는 원칙대로 제대로 준비해서 해나가도록 하지 않으면 이와 같은 일은 또 재발될 수 있을 것이다 이렇게 생각합니다.]

[앵커]

2010년부터 지난해까지 8차례 구제역 사건을 경험하지 않았습니까? 그때도 비슷한 문제들이 있었고요. 그런데도 이런 문제가 계속 반복되는 이유는 뭐라고 보십니까? 시간에 쫓기기 때문입니까, 아니면 예산 부분입니까?

[정승헌/건국대 축산학과 교수 : 그거는 꼭 예산의 문제가 아니고 어떻게 보면 우리가 지금까지 해오던 우리 국민들 또 우리 정부 또 지자체의 어떤 처리 행태에 문제가 있다고 봐요. 어떤 문제가 생기면 그 문제를 언제까지 어떻게 처리해야 되겠다라는 목표지상주의 또는 성과 외형주의 이런 게 매몰되다 보니까 부수적인 문제들에 대해서 많이 놓치고 있다는 거죠. 저는 지금부터라도 그런 문제는 고쳐나가야 되는 것이라고 생각을 해요.]

[앵커]

매몰지로부터 침출수가 유출돼서 말이죠. 주변 지하수를 오염시킬 뿐만 아니라 토양도 오염시키잖아요. 이 문제 심각하지 않습니까?

[정승헌/건국대 축산학과 교수 : 지금 이 문제에 대해서 이미 지적이 되고 있습니다. 그래서 지금 최근 연천 같은 경우에는 주민들도 그걸 싫어해요. 자기 땅을 쓸 수가 없기 때문에, 매몰을 하게 되면 토지에다가 그래서 이번 연천 같은 경우에는 매립을 하지 아니하고 랜더링으로 가자고 했었는데 랜더링을 충분히 하지 못하다 보니까 매물로 가면서 이번에 이런 문제가 발생 된 것 같습니다.]

[앵커]

랜더링 시스템이라고 하는 것이 위생적인 시설에서 고온, 고압기술을 이용해서 돼지 사체를 파쇄하는 작업을 말하는 거잖아요. 랜더링 시스템인데 이게 우리나라에서 일반화됐습니까, 아니면 쉽지 않습니까?
 
  • 매몰과 렌더링 방식의 차이점은?


[정승헌/건국대 축산학과 교수 : 지금 이거 말고도 동물사체 말고도 동물에서 나오는 여러 가지 부산물들을 랜더링이라고 해서 고온고압 처리를 해서 거기서 나오는 기름은 사료 원료지로  거기서 나오는 찌꺼기들은 다시 육골분으로 만들었서 사료 원료로 쓰고 있습니다, 현재에도. 그런데 문제는 뭐냐하면 동물 질병에 의해서 발생된 동물 사체의 경우에는 장거리로 이송이 불가능하니까 결국은 지근거리에서 처리를 해야 되는데 지금 연천 같은 곳에는 1군데, 바로 옆에 포천에 1군데... 이 2군데서밖에 하고 있지 않다 보니까 동물 사체 대비 랜더링 할 수 있는 능력이 떨어지면서 발생되는 문제라고 볼 수 있습니다.]

[앵커]

시설이 부족하군요.

[정승헌/건국대 축산학과 교수 : 그렇습니다. 그 시설을 좀 더 보완하려고 하는 작업들 이 진행이 되고 있습니까? 이 문제는 지금 거기에 새롭게 지금 지을 수 있는 문제는 아니고요. 전국적으로 많은 랜더링 회사가 있기 때문에 앞으로는 이런 문제를 대비해서라도 거점형 그런 랜더링 시설들을 지정을 해서 체계적으로 준비를 해 나가야 되지 않겠느냐 이런 사태가 아마 그걸 이야기해 준다고 볼 수 있습니다.]

[앵커]

지하수와 주변 토양 오염의 문제점에 대해서 앞서 저희가 얘기를 나눴는데 가축전염병예방법 24조인가요. 이걸 보면 매몰지를 3년 뒤로 다른 용도로 사용할 수 있잖아요. 그 매몰지를 다른 용도로 사용하면서 예를 들면 농작물을 기른다거나 이래도 문제 없습니까?
 
  • 돼지 핏물, 임진강 식수원 상류 하천 유입


[정승헌/건국대 축산학과 교수 : 상관없습니다. 상관이 없는데 그건 왜 그러냐면 돼지 사체를 가지고 매몰, 매립할 때는 가축전염병 예방법에 의해서 위생적으로 안전하게 처리할 수 있는 방법이 이미 만들어져 있습니다. 그런데 지금까지 해온 절차들을 보면 그런 안전한 절차를 다 이행하지 않았다라는 거죠. 그래서 그 과정 속에서 결국은 거기서 나오는 여러 가지 침출수가 토양으로 유출 되면서 토양을 오염시키거나 또는 그 아래 지하수를 오염시키거나 이런 문제가  발생했던 거죠. 이번에도 그런 어떤 문제에서 원칙을 충분히 지키지 아니한 가운데서 발생한 사건, 사고다 저는 그렇게 봅니다.]

[앵커]

아프리카 돼지열병도 아직까지 예방백신과 치료제를 개발하지 못했습니다. 한 1~2년 지나면 나올 수도 있다 이런 얘기도 있었습니다마는 아직까지는 없기 때문에 그렇다면 유일한 방법이 살처분밖에 없는 겁니까?
 
  • '살처분' 아닌 다른 해법 없을까?


[정승헌/건국대 축산학과 교수 : 현재는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전 세계적으로 지금 아프리카 돼지열병 같은 경우는 백신도 없고 치료제도 없기 때문에 살처분이 가장 유효한 방법으로 지금 그리고 가장 신속한 방법으로 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우리나라 입장에서는 그렇게 할 수  있는 넓은 토양을 갖고 있지도 않고 그래서 다른 대안을 앞으로는 좀 더 적극적으로 정부가 강구해 나가야 할 때가 됐다 이렇게 생각을 합니다.]

[앵커]

일반 농장에서는 최근 아프리카 돼지열병의 확산세가 주춤한 것 같습니다. 이건 왜 그렇다고 보십니까?
 
  • 돼지 대량 살처분, '과잉대응' 논란도


[정승헌/건국대 축산학과 교수 : 지금 현재 우리나라 같은 경우 지난 9월 17일날 파주에서 최초 발생되고 나서 지난 10월 9일날 마지막으로 14번째 발생된 뒤에는 지금 발생이 안 되고 있습니다. 그거는 가장 큰 거는 우선은 우리나라 최초 발생된 질병임에도 불구하고 우리 축 산 농가가 신속하게 신고를 해줬다라는 거 그래서 추가적으로 확산이 되지 않았다는 것. 두 번째는 정부의 과잉대응에 대한 이야기가 나오고 있는데 어떻게 보면 우리나라 최초에서 발생된 질병이다 보니까 정부 입장에서는 신속하게 이걸 처리하고 싶은 확산을 막고 싶은 의욕이 있었다고 합니다. 그러다 보니까 농가도 마찬가지고 국민들도 마찬가지고 이와 같은 지역 단위의 대규모의 동물 살처분을 승인하고 용인했다고 봅니다. 그러나 앞으로는 이런 것이 저는 쉽지 않을 거라고 봅니다.]

[앵커]

교수님 끝으로 한 가지만 더 질문 을 드리겠습니다. 최근에 진행되고 있는 멧돼지 포획 작업  어떻게 평가하세요?

[정승헌/건국대 축산학과 교수 : 지금 이제 멧돼지에서 발생되는 부분 때문에 정부가 상당히 좀 우려를 하 고 있는 것 같습니다. 혹시 멧돼지에서 집돼지로 감염이 되면 어떻게 될까 그러는데 사실은 ASF 자체가 접촉성 질병이기 때문에 접촉을 하지 않으면 발생하지 않습니다. 우리나라는 또 지형적으로나 여러 가지 우리나라 축산 농가들이 지금 하고 있는 사용관리 실태 자체가 외국하고는 다릅니다. 굉장히 잘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멧돼지로부터 집돼지로 감염될 수 있다는 가능성은 상당히 저는 낮다고 보고 있고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금 보면 멧돼지 포획에다가 너무 많은 시간과 인력과 예산을 투입하고 있지 않은가. 과학적이지도 않고 합리적이지도 않다... 그래서 지금 멧돼지에서 ASF가 확인된 발견이 확인된 지금 철원 그다음에 연천, 파주 이 3개 지역을 중점으로 해서 멧돼지를 포획 관리를 하고 나머지 지역은 평상시대로 관리를 해 나가는 것이 저는 합리적이고 국민들에게 고통을 덜 줄 수 있다... 그래서 지금 현재 아직도 심각단계를 유지하고 있는데 이제는 35일이 됐습니다. 집돼지에서 발생이 안 된 지가. 이제는 정부도 과거 초기에 대응했던 그러한 과잉대응에서는 한 발 물러서서 과학적이고 합리적이고 이성적인 어떤 대응을 해 나갈 때가 되었다... 특히 우리 국민들에게 한 가지 당부하고 싶은 것은 지금 돼지고기 소비가 많이 줄어 있습니다. 그런데 실질적으로 이것으로 인해서 오염 된 돼지고기를 우리 국민들에게 공급될 가능성은 전혀 없습니다. 또 뿐만 아니라 ASF는 사람에게 인체 감염되지도 않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좋아하는 돼지고기를 안 드시거나 또는 수입 돼지고기를 드시는 것은 우리나라의 어떤 식량 안보적 측면에서도 별로 바람직하지 않으니까 우리  국민들께서도 우리 돼지고기 많이 애용해 주시면 좋겠습니다.]

[앵커]

알겠습니다. 아프리카 돼지열병 사태 서둘러 수습을 하고 그 이후에는 전반적으로 대응 방안에 대해서 재검토도 하고 논의를 진행해 볼 필요가 있는 것 같습니다. 지금까지 정승헌 건국대 축산학과 교수였습니다. 말씀 잘 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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