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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플러스] 몸 뉘일 한 칸조차…청년가구 45만 '주거빈곤 그늘'

입력 2018-10-06 21:30 수정 2018-10-07 0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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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혹시 '지옥고'라는 말 들어보셨습니까? 지옥을 연상시키는 이 단어는 반지하, 옥탑방, 고시원에서 한글자씩 따서 만든 단어입니다. 전국 청년 가구 중 이 '지옥고'에 사는, 그러니까 주거빈곤 상태에 있는 가구는 45만 가구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특히 서울에서 홀로 사는 청년 중에서는 10명 중 4명꼴에 이른다고 하는데, 그 실태를 최규진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비 내리는 공원에 노란색 컨테이너가 놓여있습니다.

3평 남짓 공간은 텐트와 옷가지로 가득 찼습니다.

35살 이희성 씨가 지내는 공간입니다.

[이희성/2년째 컨테이너 거주 : 광장이다 보니 여름이 빨리 오고 겨울이 빨리 와요. 사람이 기본적으로 살아갈 수 있는 환경은 아니죠. 씻을 때도 화장실 가야 하고 설거지도…]

대학을 졸업하고 취업을 위해 서울에 올라왔습니다.

지하 월세방을 구했지만, 재개발로 강제철거를 당했습니다.

그 후 컨테이너 생활을 한 지 벌써 2년이 넘었습니다.

[이희성/2년째 컨테이너 거주 : 그 심정이란 건 말도 못하죠. 뉴스 보면 정부에서 청년을 위한 정책, 일자리, 주택 얘기 나오는데. 저는 국가에서 원하는 청년이 아니라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옥탑방에 살던 37살 윤성노 씨는 3년째 교회 쉼터에서 지내고 있습니다.

대리운전을 하며 기본 생활비로 쓰고 나면 보증금과 월세를 마련할 여유는 없습니다.

[윤성노/3년째 교회 쉼터 거주 : 학자금의 문제가 일자리의 문제가 되고, 일자리의 문제가 집의 문제가 되는데. 늪을 벗어나려고, 벗어나려고 하는데 이게 쉽지는 않아요.]

통계청 조사를 보면 우리나라 전체 청년 가구 중 주거빈곤상태에 있는 가구는 17.6%인 45만 명에 이릅니다.

특히 전체 주거빈곤가구 비율은 떨어지고 있지만, 서울에 사는 1인 가구 청년의 경우는 최근 5년새 꾸준히 늘어 10명 중 4명 꼴에 이릅니다.

주택공급과 함께 주거 복지와 안정 정책도 함께 고려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입니다.

[이원호/한국도시연구소 책임연구원 : (기존 정책이) 청년 주거정책이라기보다 인구문제와 연관된 결혼·출산 정책의 하나로 활용한다는 느낌이 들고…]

청년들은 최소한의 삶을 누릴 수 있는 공간을 마련해 달라고 하소연합니다.

[윤성노/3년째 교회 쉼터 거주 : 누군가에게는 한 사람으로 오롯이 있을 공간. 그런 곳이 이 서울, 대한민국에서 사라진다는 건 제가 사라지는 거랑 비슷하거든요. 대한민국에서 지워져 버리는 인생이 되는 거 같아요.]

(영상디자인 : 오은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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