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공지능 '알파고'와의 대국에서 이세돌 9단이 두번 연속 패배한 것을 지켜본 중국 바둑랭킹 1위 커제(柯潔·19) 9단이 "절망적인 (인류의) 완패"라고 밝혔다.
10일 중국 중신왕에 따르면 커제 9단은 이날 대국을 해설한 뒤 "구역질이 나는 것 같고 숨이 꽉 막히는 느낌이 있는데, 이런 결과에 절망을 느낀다"면서 이같이 전했다.
커제 9단은 또 "나는 지금까지 알파고의 실체를 파악하지 못했다"면서 그의 실력을 인정했다.
이어 알파고의 거의 모든 판단은 이세돌 9단보다 나았고, 이번 대결에서 이세돌이 5패할 나타날 확률이 크다고 부연했다.
이세돌 9단 다음으로 알파고의 상대로 지목된 커제 9단은 전날에도 "이번 대국을 보고 심정이 매우 복잡하다"며 "알파고의 기량을 보고 평생 처음 자신감이 없어지는 것을 느꼈다"고 말했다고 전한 바 있다.
그는 또 "이세돌 9단 대신 내가 알파고와 대결하더라도 그 승률은 60% 밖에 안 되며 인공지능의 경우 대국을 많이 하면 할수록 연산능력이 강해지는 데 나의 승률은 점점 더 떨어질 것이며 언젠가는 알파고에게 지게 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커제와 알파고의 대국 가능성에 관련된 중국 언론의 주장도 엇갈렸다.
일부 언론에 따르면 커제는 알파고와 대국할 생각이 없으며 "그(알파고)가 나의 사고방식을 복제하는 것을 원치 않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반면 또다른 일부 언론은 커제가 "구글 측에서 도전장을 보내오면 이를 받아들일 생각"이며 "나도 알파고의 실력은 경험해보고 싶은데 백번 보는 것이 한번 체험하는 것보다 못 하다"고 의사를 전했다고 보도했다.
구글 측은 이미 커제에게 대결을 요청하겠다는 의사를 표명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커제 9단은 이번 대국으로 높은 인기 등 '반사 이익'을 얻기도 했다.
(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