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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무료'라던 유기견 보호소 가보니…"입양비 100만원"

입력 2021-11-12 20:13 수정 2021-11-12 21: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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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추적보도 훅입니다. 더 키울 수 없는 반려견을 무료로 보호해주겠다, 입양을 하면 무료로 해주겠다, 이렇게 홍보하는 '유기견 보호소'가 있습니다. 그런데 실제론 많은 돈을 받고 '강아지 장사'를 하고 있다는 이야기가 있어 추적해봤습니다.

이자연 기자입니다.

[기자]

경기도의 한 유기견 보호소가 인터넷에 올린 홍보글입니다.

전국에서 입양률이 1등이라며 키울 수 없게 된 반려견을 무료로 보호하고 입양을 원하는 사람들도 무료로 데려갈 수 있다고 적었습니다.

'입양을 기다린다'며 강아지들의 사진도 띄워 놨습니다.

직접 찾아가 봤습니다.

'케어 불가능으로 파양됐다'는 강아지가 있느냐고 물었습니다.

[이 강아지 보고 왔는데…]

한 건물로 데려가 비슷한 강아지를 보여줍니다.

[보호소 관계자 : 세이블 품종이에요. 이 강아지처럼 생겼는데. (이 강아지가 SNS에 올라온 강아지 맞아요?) 그건 모르겠어요.]

100만 원대 입양비 얘기를 꺼냅니다.

[보호소 관계자 : 입양비 나오죠. 그 강아지는 (100만원) 후반이에요, 후반.]

유기견을 무료로 분양한다고 했는데 왜 돈을 내냐고 물었습니다.

[보호소 관계자 : 이 강아지는 파양된 강아지 아니에요.]

다른 사람들도 비슷한 일을 겪었다고 주장합니다.

[오기용/해당 보호소 이용자 : 저희 아내가 반려동물가게 이용하지 말고 파양당하거나 유기견들 보호하는 데 가서 그런 아이들을 데려다가 (키우자고 해서…)]

강아지를 고르자 120만 원을 내라고 했다고 합니다.

아이들이 원해 용품값 40만 원까지 주고 강아지를 데려 왔다고도 했습니다.

[오기용/해당 보호소 이용자 : 제가 했던 선택 자체가 죄스러워요. 처음부터 품종견을 사려고 했으면 주변에도 얼마든지 있는데…]

10만 원 정도 내야할 수 있다는 안내를 받았는데 막상 가니 대뜸 100만 원을 불렀다는 말도 나왔습니다.

[박유정/해당 보호소 이용자 : (망설였더니) '나이가 좀 어려 보이는데, 동생 같아서 키우게 해주고 싶어서 그러니 80만원까지 해줄 수 있다'라고…]

보호소 측은 당시 해당 강아지들이 유기견이 아닌 일반 분양견이라고 설명했다며 고객 기억이 잘못된 것 같다고 했습니다.

유기견들을 무료로 보호해 준다는 광고도 사실과 달랐다는 주장도 나왔습니다.

안락사를 시키지 않는다고 해 동네에서 구조한 강아지를 데리고 가니 중성화비와 교육비, 치료비 명목으로 돈을 요구했다는 겁니다.

[이나영/해당 보호소 이용자 : 둘 중에서 선택하라 했거든요. 45만원을 내고 평생 병원비를 (제가) 내는 게 있었고 두 번째는 120만원을 내면 추가 비용 없이 보호소가 부담하는 걸로.]

며칠 뒤 다시 데려가겠다며 돈을 돌려 달라고 했지만 이미 다른 곳으로 분양을 보냈다고 했습니다.

[정성용/동물보호단체 '캣치독팀' 대표 : '사지 말고 입양하세요'라는 사회운동이 늘어나다 보니 보호소를 가장한 신종 반려동물가게가 우후죽순 늘어나는 상황입니다.]

보호소 측은 억울하다는 입장입니다.

[보호소 관계자 : (유기견인) 강아지를 봤다고 문의하시면 그 강아지에 대해 제가 설명해야 하지, (일반 분양견인) 다른 강아지까지 설명해 드리는 게 더 이상하지 않을까요.]

원래 판매업으로 사업 등록을 했고 무료 보호소와 유료 애견숍을 함께 운영하고 있다고 했습니다.

허위 광고도 아니라고 했습니다.

[보호소 관계자 : 책임 분양으로 보내는 개체와 헷갈려서 오시는 분들 많은데요. 저희는 다 설명했는데 그런 분들이 가끔 있어요. 아니 그럼 안 사가면 되는 거 아니에요?]

또 "유기견은 관리비나 병원비 명목으로 소정의 책임비만 받고 일반 분양은 절차를 거쳐 판매하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이곳을 다녀간 일부 고객의 경우 법적 대응도 검토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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