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봉준호 "배우 윤여정 55년 연기 인생 최고 사랑스러운 캐릭터"

입력 2021-02-01 19:18 수정 2021-02-05 21:50

'기생충' 감독-'미나리' 배우 대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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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생충' 감독-'미나리' 배우 대담

배우 윤여정과 봉준호 감독이 만났다.

'기생충'의 봉 감독이 미국 영화제에서 20관왕을 차지하며
연일 기록을 경신하고 있는 '미나리'의 배우 윤여정을 인터뷰한 것.

화상 인터뷰는 영화 주간지 '씨네21' 지면을 통해 공개됐다.

봉 감독은 윤여정이 연기한 '순자'에 대해 "배우 윤여정 55년 연기 인생에 역대 가장 사랑스러운 캐릭터"라고 극찬했다. "유니크하고 강렬한 캐릭터들을 많이 연기해왔는데, '미나리'에서도 평범하지 않은 할머니 캐릭터를 연기했다"면서 "일반적인 할머니 상을 비껴가는, 가사노동을 하지 않는 할머니 캐릭터라 통쾌하고 좋았다"고 말했다.

 
'미나리' 윤여정과 봉준호 감독'미나리' 윤여정과 봉준호 감독

이러한 순자 역을 맡게 된 계기에 대해, 윤여정은 시나리오를 다 읽기도 전에 출연을 결정했다고 말했다. "진짜 같은 생생함이 마음에 들어 출연을 결심했다"는 것이다. "특별한 분장 없이 평소 본인의 얼굴과 목소리로 영화에 스윽 등장해 5∼10분 만에 캐릭터에 몰입하게 만드는 마법같은 연기를 선보이는데, 그 비결이 무엇인가"라는 봉 감독의 질문엔 "어떻게 하는지 알고 싶으면 작품에 캐스팅해달라"고 재치있게 대답했다.

앞서 미국 매체 버라이어티를 통해 정이삭 감독과 대담을 나누며 찬사를 보냈던 봉 감독은, 이번에도 "촉촉한 정서를 잘 못 견디는 성격인데, '미나리'는 서정적이고 따뜻하면서도 노스탤지어에 빠져 질척이는 영화가 아니라 좋았다"며 애정을 드러냈다.

다음은 대담의 일부.

봉준호 '미나리'는 선생님이 지금껏 연기한 캐릭터 중에 역대급으로 가장 러블리한 캐릭터? 이건 선생님도 부정 못하실 것 같아요.

윤여정 처음에 정이삭 감독한테 물어본 건 그거예요. 감독의 할머니 이야기인데 내가 할머니 흉내를 내야 되느냐. 정 감독이 그러지 않아도 되고 내 마음대로 하라더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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봉 괜히 선생님한테 할머니 사진 보여주고 그런 건 없었군요.

윤 전혀 없었어요. 그게 마음에 들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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봉 워낙 많은 후배 배우들이랑 일해보셨지만 '미나리'의 따님이랑 사위는 어떠셨어요? 모두 처음이셨죠? 한예리 배우나 스티븐 연과의 작업은.

윤 우리가 처음 받은 상이 앙상블 어워드였는데, 정확하다 그랬어요. 같이 먹고 살았으니 앙상블은 우리가 끝내주지 않았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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봉 정이삭 감독님처럼 가슴이 따뜻해지는 영화를 찍어야 하는데.

윤 난 깜짝 놀랐어. 봉 감독이 정이삭 감독을 지원해주려고 서포트하는 건가, 정말 이 영화를 좋아하는 건가.

봉 정말 좋았어요. 제가 마음이 비뚤어진 사람이라 촉촉한 정서에 젖어들고 노스탤지어에 빠지는 걸 못 견디거든요. 그런데 '미나리'는 그렇지 않았어요. 서정적이고 따뜻하지만 질척거리지 않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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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나리'는 1980년대 희망을 찾아 미국 아칸소주의 농장으로 건너간 한인 가정의 이야기로, 국내에서는 3월 개봉한다.

이선화 기자 lee.sunhwa@jtb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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