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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겨버린 일본 '방재 시스템'…폭우 피해 '속수무책' 왜

입력 2018-07-09 20:30 수정 2018-07-13 17: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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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이번 폭우는 일본 사회에서 좀처럼 보기 힘든 재난 상황으로 이어졌습니다. 방재시스템이 세계정상급이라지만 속수무책이었습니다. 공식적인 피해 집계가 아직 잡히지 않았을 정도입니다. 도쿄를 잠깐 연결해보겠습니다.

윤설영 특파원, 지금도 사상자 규모가 계속 늘어나고 있습니까.
 

[기자]

재난방송을 이어가고 있는 일본 언론을 종합해보면 오후 8시 현재, 사망자는 114명을 넘어섰습니다.
 

사망자 숫자는 시시각각으로 늘어나고 있습니다.

연락이 닿지 않는 사람도 약 60명으로, 전체 희생자 수는 180명 가까이 될 수도 있습니다.

[앵커]

역대 최대 비 피해라고 일본 언론이 전하고 있다는데, 피해가 컸던 이유는 뭡니까.

[기자]

쉽게 말씀드리면 오랫동안 넓은 지역에 큰 비가 내렸기 때문입니다.

일본 기상청은 무려 11개부·현에 호우 특별경보를 내렸는데요.

장마전선이 태풍 쁘라삐룬과 만나 일본 내륙에 오랫동안 머무르면서 큰 비를 뿌린 겁니다.

100여 곳에서 기상 관측 사상 최대 강우량을 갱신했습니다.

[앵커]

일본은 평소에 재난대비가 잘 돼 있는 방재 강국으로 불리는데, 이번엔 방법이 없었던 모양이군요.

[기자]

이번 비 피해로 인한 대응 과정을 지켜보면 일본 정부는 시스템의 곳곳에서 허점이 드러난 것을 알 수 있습니다.

17명이 산사태로 사망한 에히메현 마츠야마시에서는 산사태가 발생한 뒤 20분 뒤에야 주민 피난권고 대피 안내가 내려졌습니다.

기상청이 특별경보를 내렸지만, 주민 피난 안내까지는 제대로 이어지지 못한 겁니다.

각 지자체에서는 지역 FM라디오나 사전에 등록한 주민들에게만 재해 안내 문자메시지가 전달됐기 때문입니다.

이같은 부실한 재난재해 시스템이 인명 피해를 키웠다는 지적이 일본 내에서 나오고 있습니다.

[앵커]

과거 지진 같은 것이 일어났을 때 아베는 새벽에도 텔레비전에 등장할 정도로 즉각즉각 대응했는데 이번엔 늑장 대응에 도마에 올랐더군요. 어떤 내용입니까.

[기자]

지난 5일 밤 아베 총리와 기시다 정조회장 그리고 카미카와 법무장관 등 자민당 의원들이 의원숙소에 모여서 회식을 벌인 사진이 트위터에 올라왔습니다.

이 시각 이미 기상청은 8일까지 기록적인 큰 비를 예보했고, 오사카 등에선 20만 명에게 피난 권고가 내려진 상태였습니다.

이와 관련한 일본 정부의 반응입니다.

[스가 요시히데/일본 관방장관(지난 6일) : 할 일은 각 부처에서 각각 잘 대응하고 있습니다. 비 피해에 대한 대응은 문제가 없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그로부터 이틀 뒤에야 처음으로 관계각료회의를 열었고, 어제서야 정부 비상재해대책본부를 설치하는 등 늑장 대응이라는 지적이 나왔습니다.

아베 총리는 결국 11일부터 예정됐었던 중동, 유럽 순방을 취소하기로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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