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탈북민단체, 대북전단 기습 살포…통일부 "엄정 조치"

입력 2020-06-23 18:24

5시 정치부회의 #청와대 발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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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시 정치부회의 #청와대 발제


[앵커]

어젯밤(22일) 탈북민단체 자유북한운동연합이 경기 파주시 일대에서 대북전단을 기습 살포했습니다. 일부는 강원도 홍천 지역에서 발견됐는데요. 통일부는 해당 단체에 대해 엄정 조치를 경고했습니다. 북측은 2년 만에 군사분계선 일대 대남 확성기를 다시 설치하며, 대남 삐라 및 확성기 방송 총공세를 예고했습니다. 신혜원 반장이 관련 소식을 정리했습니다.

[기자]

또 날렸습니다. 캄캄한 밤, '어찌 잊으랴 6.25', '김정은, 여정, 김일성' 이름이 적힌 대북전단을 단 풍선이 하늘로 날아올랐습니다. 탈북민단체인 자유북한운동연합이 어젯밤 자정 직전, 경찰의 감시를 피해 파주시 월롱면에서 대북전단을 살포했습니다.

[박상학/자유북한운동연합 대표 (지난 8일) : 판문점 무슨 뭐 선언이니 9·19 군사분계선 평화 합의니 뭐 그런 것도 있고 해서 일체 대북전단을 보낸 거는 비공개로, 그것도 칠흑 같은 밤에 합니다. 어디서 언제 보냈는지도 모르고요. 대북전단을 보내면 뭐 평화를 깬다? 아니 우리 군인들이 들어간 GP에 고사 기관총을 쏴 갈긴 게 박상학이야?]

자유북한운동연합은 이미 남북교류협력법 위반 등의 혐의로 경찰 조사를 받고 있습니다. 그런데도 '6.25 참상의 진실' 전단 50만 장과 '진짜 용 된 나라 대한민국'이란 소책자 500권, 1달러 지폐 2000장, SD카드 1000개를 20개의 대형풍선에 담아 살포했다고 합니다. 풍선의 일부가 우리측 야산에서 발견됐는데요. 파주에서 동남쪽으로 70여km 떨어진 강원도 홍천에서 약 3m 크기의 비닐 풍선이 발견됐습니다. 강가의 나뭇가지에 걸려 있는 걸 마을 주민이 발견해 경찰에 신고했다고 합니다. 오늘 낮에, 제 핸드폰으로 온 문자인데요. 아마 수도권 지역 주민들에겐 다 가지 않았나 싶습니다. '대북전단 살포는 도민의 생명과 안전을 위협하는 위법행위입니다. 삐라 습득 신고는 경기도 콜센터…' 2020년에 삐라 습득신고라 정말 별일이 다 있다 싶은데요.

북한도 대남전단 살포를 예고했습니다. 노동신문은 '남북관계 파괴자들의 뻔뻔스러운 추태'라는 제목의 정세론해설에서

[(음성대역) : 가는 방망이 오는 홍두깨다. 인간쓰레기를 방치해둔 자들에게 그 대가를 톡톡히 치르게 하겠다.]

라며, 전면적인 대남삐라살포투쟁을 선언했습니다. 특히, 판문점선언 합의를 촉구한 우리 정부에 대해 "도적이 매를 드는 철면피한 망동이 아닐 수 없다"고 맹비난했습니다. 남북관계가 최악으로 치달은 원인은 합의를 먼저 파기한 남측에 있다고 거듭 주장했습니다. 어제 오후엔 북한이 비무장지대 곳곳에서 대남 확성기를 설치하는 모습이 포착됐습니다. 남북이 모든 적대 행위를 중지키로 했던 군사분계선 일대인데요. 4·27 판문점선언 약 2년 만에 남북 간의 합의가 깨졌다는 것을 보여주려는 뜻으로 풀이됩니다. 북한은 지난 20일 통일전선부 대변인 담화에서 남북합의는 휴지장이 돼 버렸다고 주장했습니다.

[2018년 4월 27일 : 이제 우리가 사는 땅, 하늘, 바다 어디에서도 서로에 대한 일체의 적대행위를 하지 않을 것입니다. 한반도를 가로지르고 있는 비무장지대는 실질적인 평화지대가 될 것입니다.]

[조선중앙TV (지난 21일) : 이제는 휴지장이 되어버린 합의에 대하여 남조선 당국은 더 이상 논하지 말아야 한다. 역지사지의 입장에서 똑같이 한번 제대로 당해봐야 우리가 느끼는 혐오감을 조금이나마 이해하고 그것이 얼마나 기분 더러운 것인지 똑똑히 알게 될 것이다.]

군사분계선 일대의 확성기는 남북 심리전의 상징이자, 여러 군사 도발의 원인이 됐습니다. 특히 북한이 더 민감해하는데요. 2015년 8월 북한의 목함지뢰 도발에 우리정부는 대북 확성기 방송 재개로 응수했고, 이에 북한은 고사포까지 쏘며 격렬하게 반발했습니다. 왜냐, 북한의 대남 방송은 일단 출력도 작고 우리 군에게 별 영향이 없지만, 우리 군의 대북 방송은 한 사단에 들릴 정도로 소리가 큰 데다 외부 정보에 목말라 있는 북한군에게 국내외 뉴스와 날씨, 심지어는 K팝도 알려줍니다. 심리적 동요가 클 수밖에 없고요. 북한 병사들이 귀순을 결심하는 데 결정적인 영향을 미친다고 합니다.

[이국종/아주대병원 교수 (2017년 11월) : 소녀시대 'Gee'가 락 버전이 있고요. 인디밴드에서 부른 버전이 있습니다. 뭐가 좋냐고, (귀순 병사에게) 이렇게 물어보니까 역시 오리지널 걸그룹이 부른 게 좋다 그러더라고요.]

확성기는 확실히 북한에 더 불리한 카드입니다. 그런데도 먼저 재설치에 나선 건, 우리 군이 맞대응하지 못할 거란 계산이 섰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오는데요. 현 정부가 아무래도 상황을 안정적으로 관리하는 쪽에 무게를 실을 것이고 결과적으로 북한으로서는 반격을 우려하지 않고도 대남 압박을 할 수 있는 셈입니다.

[정경두/국방부 장관 (어제) : 어떤 상황이 우리한테 위해를 가하더라도 우리는 완벽하게 대응할 그런 지금 준비 태세를 갖추고 있다, 이렇게 말씀드리겠습니다.]

[김민기/더불어민주당 의원 (어제) : 그 다양한 상황 중에 두, 세 개만 한번 얘기해보세요.]

[정경두/국방부 장관 (어제) : 보안 유지 사항…제가 구체적인 내용은 말씀드리지 않겠습니다.]

[김민기/더불어민주당 의원 (어제) : 장관님 여기서 그 답변…그냥 그렇게 버무리면 되는 거예요 그냥? 보안이다, 뭐 이러면서?]

[정경두/국방부 장관 (어제) : 제가 그 버무리는 것이 아니고…삐라를 살포하는 그 수단이나 행위나 다양한 그 방안에 따라서 우리의 대응수단이나 방법도 달라지기 때문에…]

우리 군도 대응 차원에의 확성기 복구를 검토하고 있지만, 그 시점과 방식 등을 놓고 고심하는 분위기입니다. 북한이 실제로 방송을 재개하는지 여부를 지켜보며 조치를 취하겠다는 뜻으로 풀이됩니다. 북한은 연락사무소 폭파 후 청와대가 '몰상식', '사리 분별 못하는 언행' 등 강도 높은 문구로 비판한 데 대해서, 아직 공식 성명이나 담화는 내지 않고 있습니다. 역으로 보면 북한도 우리 정부의 대응을 주시하고, 대응 강도를 봐가면서 다음 행보를 결정한다는 의지입니다. 대화 의지는 밝히되, 북한의 무모한 도발에는 강경 대응하겠단 의지를 보일 때 보다 주도적인 상황 관리가 가능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오늘 청와대 발제 정리합니다. < 북, 2년 만에 대남확성기 설치…"판문점선언 위반" >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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