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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 '승마 지원' 언급 정황…짙어지는 뇌물수수 의혹

입력 2016-12-26 21: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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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이 내용은 매우 중요한 내용이어서 취재 기자와 한걸음 더 들어가보겠습니다.

심수미 기자, 그동안 박 대통령이 최순실씨 이권에 개입했을 것으로 '보인다'는 보도는 많이 나왔습니다. 직접 지시 내용이 나온 것은 이번이 처음이죠?

[앵커]

네, 먼저 박 대통령이 의심을 받고 있는 핵심 혐의를 정확히 알아야 합니다.

제3자 뇌물수수, 이 죄의 핵심은 먼저 부정한 청탁이 있어야 하고, 그 청탁을 들어준 뒤 자신이 아닌 제3자에게 대가를 제공했을 때 처벌하는 겁니다.

그런데 박 대통령이 직접 청탁을 받고 그 대가를 요구했다는 정황이 바로 저희가 확인한 내용입니다.

[앵커]

부정한 청탁이라는 게 앞서 이서준 기자와 살펴본, 국민연금이 삼성물산 합병을 찬성하도록 움직여 달라는 거죠?

[기자]

그렇습니다. 지난해 6월부터 청와대와 보건복지부 차원에서 국민연금공단에 압력을 행사한 정황이 있는건데요.

합병 찬성 발표가 나온 7월 17일로부터 불과 사흘 만인 7월 20일, 박 대통령이 안종범 전 수석에게 '총수 독대 자리를 마련하라'고 지시했고, 바로 이 독대 자리에서 '대가'로 볼 수 있을만한 언급을 한 겁니다.

[앵커]

총수 독대 자리를 마련하라고 지시한 것부터가 대통령이다, 그리고 이 자리에서 대가로 볼 수 있는 언급을 한 것이다, 이런 얘기인데… "재벌 총수와 독대하면서 정부 정책에 협조를 요청하는 일은 전 정부에서도 흔히 있었던 일"이라고 박 대통령은 주장하지 않습니까?

[기자]

하지만 글로벌 기업인 삼성의 총수를 그것도 대통령이 먼저 요구해서 만든 비공개 독대 자리에서, 체육계나 비인기 종목 전반도 아니고 '승마계'를 정확히 특정해서 지원 요청을 한 점에서 의도를 의심받고 있습니다.

[앵커]

구체적으로 박 대통령이 승마와 관련해서 어떤 요청을 하고 안종범 전 수석에게 또 지시를 내린 건지는 수첩에 안 나타나 있는 건가요?

[기자]

안 전 수석의 수첩에 적힌 메모 스타일을 보면, 문장 형태가 아니라 단어들만 나열돼 있다고 합니다.

대통령의 지시를 급하게 적다 보니 구체적인 내용 대신 핵심 사항만 정리한 것으로 추정되는 상황입니다.

[앵커]

안 전 수석도 진술을 안하고 있습니까?

[기자]

네, 박 대통령의 지시를 적었을 뿐 내용은 정확히 기억이 안 난다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집니다.

같이 언급됐던 문화스포츠재단이나 창조경제혁신센터 같은 큰 정책과 달리, 승마와 관련해선 대수롭지 않게 넘긴 것이 아닌가 싶습니다.

[앵커]

박 대통령의 반박을 계속해서 인용해보자면, "좋은 취지로 한 일이고, 최순실씨에게 이용당한 것이다"라는 논리를 펴고 있지 않습니까?

[기자]

특검이 주목하는 부분은, 박 대통령이 '승마 지원'을 이재용 부회장에게 당부하기 전에 이미 양측 실무자들 선에서 최순실씨 회사에 거액을 몰아줄 계획이 짜여 있었다는 점입니다.

독대 5일 전인 지난해 7월 20일 김종 당시 문체부 2차관은 삼성전자 박상진 사장을 만나 승마선수 해외 훈련 사업의 초안을 논의했다는 의혹이 제기되기도 했습니다.

[앵커]

그 해외 훈련의 용역 계약을 최순실씨의 회사랑 맺기로 내정이 돼 있었다는 거죠?

[기자]

그렇습니다. 당초 막연하게 '준비 예산'만 잡혀있던 이 계획안은 불과 5일만에, 이 부회장이 박 대통령을 독대하자마자 189억원으로 불어납니다.

최씨의 딸, 정유라씨를 위한 지원이라는 것도 이 때부터 명시가 되고요. 여기서 또 5일만에 계약 규모는 258억원까지 불어났다가, 8월 26일 최씨 회사에 220억원대 지원을 하기로 최종 계약이 체결됩니다.

[앵커]

220억원도 굉장히 큰 액수입니다. 갑자기 늘어난 액수이기도 하고요. 이 과정에서 최순실씨 역할도 드러났습니까?

[기자]

특검의 첫 공개 소환자이자 오늘까지 세 차례 연속 소환된 김종 전 문체부 차관을 주목해야 할 것 같은데요.

김 전 차관은 특검에서 삼성을 만난 건 최순실씨의 지시를 따른 것뿐이라고 진술했습니다.

특검이 강도 높게 수사를 하고 있기 때문에, 지금까지 드러났던 것보다 훨씬 더 폭넓은 최순실 씨의 역할이 앞으로도 드러날 것으로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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