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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 구조조정 '칼바람' 더 거세질듯…대기업 계열사 부실 차단 강화

입력 2016-03-09 17: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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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 구조조정 '칼바람' 더 거세질듯…대기업 계열사 부실 차단 강화


기업 구조조정 '칼바람' 더 거세질듯…대기업 계열사 부실 차단 강화


기업 구조조정 '칼바람' 더 거세질듯…대기업 계열사 부실 차단 강화


올해 기업 구조조정은 중국과의 경쟁으로 어려움에 빠진 산업을 중심으로 전방위로 진행될 전망이다.

금융당국이 9일 구조조정 대상이 될 수 있는 잠재적 부실 위험이 높은 기업의 범위를 확대키로 결정했기 때문이다.

아울러 대기업 계열사의 부실이 그룹 전반으로 확산되는 것을 막기 위해 주채무계열에 대한 건전성 평가도 강화될 예정이다.

◇올해 대기업 계열사 건전성 평가·신용위험 평가 선정 강화

금융위원회는 이날 대기업 계열사들의 건전성 강화와 신용위험 평가 대상을 확대하는 방향의 올해 기업구조조정 계획을 밝혔다.

주채무계열에 대한 재무구조평가가 4월말까지 이뤄지고, 이를 토대로 5월말까지 주채권은행들과의 재무구조개선 약정을 체결, 반기마다 이행 상황에 대한 점검이 이뤄질 예정이다.

또 신용위험평가를 진행해 구조조정 대상 대기업과 중소기업을 각각 7월, 11월에 선정할 계획이다.

기업구조조조정촉진법에 대한 시행령과 감독규정도 4월말까지 입법을 마쳐 부실기업에 대한 지원 또는 정리가 원활하게 이뤄질 수 있도록 한다는 것이 금융위의 방침이다.

올해 구조조정 기업 선정 과정은 기존에 비해 다소 강화된 기준이 적용된다. 대상 기업 풀 자체를 확대해 재무 건전성이 안정적이라고 보는 기업들의 기준 자체를 상향 조정했기 때문이다.

금융위가 밝힌 신용위험평가 대상에는 기존 영업활동 현금흐름, 이자보상배율 등뿐만 아니라 완전자본잠식 기업, 취약 업종 기업 등이 추가된다.

아울러 재무 위험이나 현금 흐름 등 재무지표 이외에도 산업과 영업, 경영상 위험 요소 등이 종합적으로 고려된다.

예컨대, 최근 3년간 영업활동 현금흐름이 마이너스거나, 이자보상배율이 1.0 미만, 급격하게 신용도가 하락한 기업들은 물론 경기 변동에 민감하다거나 성장 전망이 좋지 않은 기업들도 구조조정 대상 선정 과정에서 고려하겠다는 것이다.

금융위 관계자는 "과거 대비 신용위험 세부 평가 대상이 되는 기업이 늘어날 수 있도록 기준을 추가한 것"이라며 "대내외 상황을 감안해 보수적으로 볼 필요가 있다는 점을 반영했다"고 말했다.

◇올해 수출 기업·업종 중심으로 신용·성장 전망 부정적

문제는 신용도가 하락하거나 성장 전망이 좋지 않는 기업 또는 업종들이 확대됐다는 것이다.

글로벌 경기 악화와 함께 중국이 자국의 산업 구조를 재편하기 시작하면서 국내 수출 기업들의 향후 업황은 가늠하기 어렵다고 전문가들은 우려하고 있다.

실제 신용평가사들 사이에서는 올해 산업 전망을 지난해보다 부정적일 것으로 보는 견해가 지배적이다.

나이스신용평가는 올해 산업위험 평가를 진행한 결과 등급이 상승될 것으로 예상되는 업종은 없었던 반면 하락할 가능성이 있는 산업은 2곳이 증가한 14개 업종이라고 밝힌 바 있다.

나이스신평은 올해 단기적 산업위험이 높아질 것으로 예상되는 업종을 ▲은행 ▲전력 ▲주류 ▲신용카드 ▲증권 ▲철강 ▲여신전문금융업 ▲해외건설 ▲디스플레이패널 ▲종합건설 ▲조선 ▲해상운송 ▲화학섬유 ▲저축은행 등으로 꼽았다.

한국신용평가도 지난해 기업 회사채 등급이 오른 기업은 9곳에 불과하지만, 내린 기업이 56곳에 달한다고 지적하면서 지난 1998년 외환위기 이후 최대 규모였다고 설명했다.

한신평은 지난해 광범위하게 등급이 하향 조정됐지만, 중기적인 전망은 여전히 부정적이라고 우려하기도 했다.

한국기업평가 또한 26개 산업 가운데 ▲조선 ▲해상운송 ▲전력 ▲건설 ▲호텔 등의 등급 전망이 부정적이라고 예상하면서, 업황이 악화될 우려가 있는 업종으로는 ▲철강 ▲도시가스 ▲자동차 ▲음식료 등을 꼽았다.

글로벌 경기가 악화되면서 수출은 감소, 산업통상자원부와 통계청 등에 의하면 한국 수출은 14개월 연속 마이너스 성장을 이어가고 있다.

아울러 중국 기업들이 한국이 강점 있던 분야에 투자를 확대하고, 중간재를 자국산으로 대체하면서 국내 수출 기업들의 실적이 쉽사리 개선되기 어렵다는 분석도 나온다.

현대경제연구원에 따르면 지난해 한국 입장에서 전년 대비 수출경합도가 가장 컸던 국가는 중국으로 미국과 일본, 독일보다 무역에서의 경쟁 강도가 점차 커지고 있다.

수출 시장에서 중국이 한국을 추격하는 속도가 빨라지는 상황이고, 한국 중간재가 중국산으로 대체되면서 중국 수입 시장에서의 점유율도 낮아질 가능성도 있다.

한 금융당국 관계자는 "지난해는 조선과 해운 등 특정 업종에 국한됐다면 올해는 아무래도 중국과 경합하는 업종 전반이 어려워질 것으로 보인다"며 "구조조정 대상 기업이 줄어들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했다.

◇국내 은행은 자본 규제 강화 부담 안고 기업 구조조정해야

기업 구조조정이 본격적으로 진행되는 과정에서 은행들의 건전성이 악화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당국이 밝힌 지난해 말 국내 은행의 기업 여신 부실채권(NPL) 비율은 2.42%로 전년보다 0.33%포인트 상승했다.

금융위는 구조조정 기업이 진행되는 과정상 부실채권이 늘었고, 회사채 시장이 악화된 상황에서 매각이 어려워 비율이 늘어난 것으로 보고 있다.

은행들은 거래 기업이 신용위험 평가 결과 워크아웃 대상이 되는 C등급이나 파산 또는 법정관리를 받게 되는 D등급으로 분류되면 부실 채권이 늘고 추가 충당금도 적립해야 한다.

그렇기 때문에 은행들의 부실 채권 비율이 상승하는 현상은 구조조정이 원활하게 된다는 반증이라는 것이다.

하지만 은행들의 지난해 자본 건전성이 악화되고 앞으로 바젤Ⅲ 추가 자본 규제가 도입되는 상황에서, 구조조정이 시작되면 부실 채권이 부담이 될 가능성이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금융감독원이 발표한 지난해 말 국내 은행의 잠정 총자본비율은 13.92%로 지난 9월말 대비 0.07%포인트 하락했다.

같은 기간 기본자본비율과 보통주 자본비율은 각각 11.37%, 10.84%로 0.18%포인트, 0.19%포인트 떨어졌다.

은행업계는 앞으로 바젤Ⅲ에 따라 시스템적 중요은행(D-SIB)은 추가 자본 1%를 4년간 단계적으로, 은행지주는 분기별 경기 상황에 따라 0~2.5% 수준의 경기대응완충자본(CCyB)도 적립해야 한다.

금융업계 관계자들은 "대기업 부실 여신에 대한 우려는 올해 계속될 것 같다"며 "구조조정이나 앞으로 도입될 규제들을 고려하면 만만찮아 보이는 것도 사실"이라고 했다.

s.won@newsis.com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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