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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붙왕' 수상자 파문…"공공 공모전 실태조사 착수"

입력 2021-01-25 21:09 수정 2021-01-26 10: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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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젊은 작가의 짧은 소설을 통째로 훔쳐 상을 탄 손모 씨로부터 시작된 파문에 세금으로 연 수많은 공모전이 얼마나 허술하게 이뤄지고 있는지 드러났습니다. 정부가 실태 조사에 나섰습니다.

최하은 기자입니다.

[기자]

'K-Bike'라는 이름부터 글자 굵기를 다르게 한 부분까지 똑같습니다.

7년 전 기사를 인용한 통계 숫자까지 그대로 붙여 넣었습니다.

지난해 손모 씨가 서울시와 특허청 공모전에서 모두 상을 받은 이 계획서는 한 리포트 공유 사이트에 올라온 것을 베낀 겁니다.

[이슬기/원작자 : 누가 봐도 복사해서 붙여넣기 한 수준인 거예요. 도형·이미지라든지, 말머리도 다 똑같고…]

2013년 대학생 때 정부 공모전에 냈다 떨어졌지만 들인 시간과 노력이 아까워 공유한 건데, 누군가 통째 가져가 상을 타고, 또 자랑까지 했단 소식에 충격을 받았습니다.

[이슬기/원작자 : 저도 공모전을 해봤지만 진짜 다 나름 정말 열심히 시간 투자하는 많은 사람이 있을 텐데…]

시민과 소통하고 아이디어를 얻겠다며 공공기관과 지자체가 여는 각종 공모전 많게는 수천만 원부터 기프티콘까지, 상금도 세금으로 주어지지만 한 해 얼마나 열리는 지 기본적인 현황 파악도 안 된 상황입니다.

교묘한 짜깁기도 아닌 그대로 긁어온 허술한 수법에 곳곳의 심사망이 뚫린 게 드러나자 정부는 뒤늦게 실태 조사를 시작했습니다.

국민권익위원회는 최근 3년간 중앙행정기관과 지자체, 교육청이 연 공모전을 파악할 계획입니다.

부정행위자에게 세금이 지급되는 것도 부패에 해당한단 겁니다.

비슷한 표절 사례가 있었는지도 확인합니다.

[국민권익위원회 관계자 : 실태를 내라고 할 것이고요, 시스템을 활용해서 공모전을 관리할 수 있는 방법을…]

문화체육관광부도 연감에 등록된 230여 개 문학상을 기반으로 민간에서 운영하는 상들도 점검할 예정입니다.

(영상그래픽 : 김지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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