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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온사인에 잠 못 드는 밤…"두통에 수면장애 괴롭다"

입력 2012-05-21 22: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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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달 전 서울 수유동의 원룸으로 이사한 권 모씨.

새 집에 대한 기대는 첫날 밤 무너졌습니다.

밤새도록 켜져 있는 맞은편 모텔의 간판 불빛 때문입니다.

[권 모씨/서울 수유동 : 밤이 됐는데 간판이 너무 밝아서 진짜 깜짝 놀랐어요. 2~3일간은 잠을 못자서 머리도 계속 아프고….]

간판의 밝기를 측정해 봤습니다.

주거지역 허용 기준인 400cd/㎡보다 50% 이상 밝은 빛이 집 안에 들어옵니다.

도심의 화려한 네온사인과 전광판도 공해입니다.

대표적인 빛공해 지역인 동대문 패션타운 앞입니다.

여기 저기서 비추는 눈부신 조명들때문에 밤 10시가 넘은 시각인데도 거리는 대낮처럼 환합니다.

인공 조명의 밝기를 재봤더니 가까이 있는 신호등의 30배에 이를 정도로 강한 빛을 내뿜었습니다.

[김종화/택시기사 : 불빛이 들어오면 시야가 차단되니까 감으로 가는 거죠. 낮에 운전하는 것보다 2~3배는 힘들다고 봐야죠.]

단국대 연구팀이 2010년 빛 공해 실태를 조사한 결과, 10곳 중 4곳이 국제 기준치를 넘었습니다.

특히 주거지역은 60%가 기준을 위반했습니다.

건물을 돋보이게 하려고 아파트 옥상에 조명을 설치했기 때문입니다.

[김회서/단국대 건축공학과 교수 : 빛의 환경이라는 것이 규제가 없고 조정이 안 되고 산만하게 흩어져 있는 게 많다 보니까, 도시 환경이 굉장히 어지러워진 거죠.]

빛공해는 밤하늘의 별을 가릴 뿐 아니라 농작물 성장을 방해하는 등 생태계를 교란합니다.

사람에게 수면 장애, 우울증과 같은 피해를 줍니다.

[유준현/삼성서울병원 가정의학과 : 빛에 과도하게 노출된 것 자체가 우리 몸에 스트레스를 유발할 수 있고, 암 발생이 증가한 것을 관찰할 수 있습니다.]

내년부터 빛공해방지법이 시행될 예정이지만 준비가 턱없이 부족합니다.

시청이나 구청에 빛공해를 담당하는 공무원이 없어 실태조차 파악되지 않습니다.

미국에서는 30년 전부터 빛공해를 엄격하게 규제해 왔고, 영국은 빛공해를 일으키면 최고 1억 원의 벌금을 물립니다.

에너지를 절약하고 도시를 아름답게 할 빛공해 대책이 필요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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