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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해신공항 사실상 백지화…힘 받는 '가덕도 신공항'

입력 2020-11-17 18:43

5시 정치부회의 #국회 발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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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시 정치부회의 #국회 발제


[앵커]

국무총리실 산하 김해신공항 검증위원회가 조금 전 타당성 결과를 발표했습니다. "동남권 관문 공항으로서 김해신공항 추진은 근본적인 검토가 필요하다"는 의견을 냈는데요. 사실상 김해신공항안은 백지화 수순을 밟게 됐습니다. 정치적 공방도 뜨거운데, 관련 내용을 조익신 반장이 정리해봤습니다.

[기자]

< 김해신공항 '백지화'…이낙연, 동남권 신공항? TK 빼고! >

아이들에겐 꿈과 희망을 주고 지역 경제엔 '황금알'을 선사한다고 알려진 그곳, 바로 공항입니다. 동남권 관문 공항이란 타이틀을 달았었죠. 김해신공항이 사실상 그 지위를 잃었습니다. 근본적인 재검토가 필요하다는 겁니다.

[김수삼/김해신공항 검증위원장 : 결론적으로 김해신공항은 동남권 관문 공항으로서 최소한의 역할을 감당할 수 있으나, 미래에 예상되는 제반 변화를 수용하여 대비하는 기능은 제한적일 수밖에 없는 한계를 가지고 있다고 판단하였습니다.]

동남권신공항의 시작, 무려 14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갑니다. 지난 2006년 노무현 전 대통령의 지시로 검토가 시작됐는데요. 이후 이명박 정부 때 경제성이 없다는 이유로 한차례 좌초됐다가 박근혜 정부 때 다시 논의가 됐습니다. 당시 밀양과 가덕도로 영남 민심이 갈려 극심한 갈등을 겪었는데요.

[김해영/당시 더불어민주당 의원 (2016년 6월) : 동남권 신공항 입지 선정 용역에서 항공기의 안전과 직결되는 고정 장애물이 독립적인 평가 항목에서 제외되었다는 사실이 국토교통부를 통해 확인되었다. 이는 주변이 높은 산으로 둘러싸인 밀양의 신공항 입지 선정에 절대적인 유리한 것으로…]

[정태옥/당시 새누리당 의원 (2016년 6월) : 현재 부산시장을 비롯한 부산 정치권의 움직임은 단순히 영남권 신공항을 가덕도에 유치하고자 하는 수준을 벗어나 용역 결과가 여의치 않다는 것을 미리 예단하고, 무산시키거나 불복하기 위한 움직임이라는 생각을 지울 수가 없습니다.]

결국 결론은 밀양도 가덕도도 아닌 김해공항 확장이었습니다.

[박근혜/당시 대통령 (2016년 6월) : (외국의 전문기관이) 김해공항을 신공항급으로 확장하는 것이 최선의 방안이라고 결론을 내렸고, 정부도 이러한 제안을 수용하기로 하였습니다.]

정부 발표에 당시 여당이었던 새누리당에서도 고개를 갸웃했습니다. 각각 대구와 부산 지역구로 밀었던 공항의 위치는 달랐던 이 두 분도 한목소리를 냈습니다.

[유승민/당시 새누리당 대구 동구을 의원 (2016년 6월) : (김해공항 확장이) 계속 불가능하다고 그러다가 갑자기 이게 최선의 대안이다, 이러니까 좀…전부 다 어안이 벙벙한, 이런 상태거든요.]

[김도읍/당시 새누리당 부산 북강서을 의원 (2016년 6월) : 김해공항 확장 불가론을 폈던 우리 국토교통부가 지금 김해공항 확장을 주장을 하고, 이게 과연 가능한가, 여기에 대한 강한 의구심을 가지고 있습니다.]

이때 가졌던 의구심, 결국 현실이 된 겁니다. 김해신공항이 백지화되면서 논의를 처음부터 다시 시작해야 하는데요. 동남권신공항을 어디에 만들어야 하느냐를 놓고 벌써 정치권이 시끄럽습니다.

[김두관/더불어민주당 경남 양산을 의원 (MBC '김종배의 시선집중') : 대구·경북 쪽에서 밀양이 가깝기 때문에 선호를 했었는데 이제 대구·경북은 지금 공항이 확정이 되었기 때문에, 이 김해신공항 확장안이 무산이 되면 가덕도 신공항 쪽으로 그렇게 정리가 될 것으로 저희가 전망하고 있고 시·도지사님이나 정치권이 뒷받침하고 있습니다.]

김두관 의원이 말한 대구·경북의 공항. 군기지였던 대구공항이 이전을 결정하며 최근 부지도 확정이 됐죠. 대구·경북 통합신공항을 이야기한 건데요. 더불어민주당 이낙연 대표도 같은 목소리를 냈습니다.

[이낙연/더불어민주당 대표 : 영남권 신공항이라고 말씀하시는데 이 사안에 꼭 맞는 명칭인지 모르겠습니다. 우선 그 안에 변화가 있었던 것이요. 대구공항 이전이 확정됐습니다. 부지까지 확정이 됐죠. 그래서 과거 동남권 신공항은 대구 경북까지를 포함한 그런 개념이었었는데, 지금은 거기에 변화가 생겼다는 것을 먼저 전제를 하시는 게 좋을 것 같고요.]

혹시 '부·울·경 신공항'이란 명칭을 생각하고 있는 게 아닌가 싶기도 합니다. 대구와 경북도 이런 움직임을 그대로 지켜만 볼 순 없겠죠. 권영진 대구시장은 "천인공노할 일"이라며 "대구·경북은 가덕도신공항에 합의해 준 적이 없다"고 날을 세웠습니다. "부·울·경만의 공항이 아니라, 대구·경북을 포함한 영남권 전체를 위한 신공항"이어야 한다는 겁니다.

이렇게 지역 정가가 공항 유치에 필사적인 이유, 바로 경제적 효과 때문인데요. 대구·경북 통합신공항의 경우 36조 원에 이르는 생산액 증가와 40만 개 이상의 일자리 창출이 가능하다는 연구 결과가 나오기도 했습니다. 그러니 의원들이 이런 민원성 질의를 던지는 거겠죠?

[백혜련/더불어민주당 의원 (지난 9일) : 인천국제공항의 수요는 2035년에 1.3억명, 그리고 2040년에는 1.4억명 이렇게 해서 공항이 포화 상태가 된다고 보고되고 있는데요. 그렇다고 한다면은 경기 남부권의 국제공항은 수요적으로 필요하다고 보이지 않습니까?]

그렇다면 실제로 공항들은 '황금알'을 낳고 있을까요? 우리나라엔 현재 15개의 공항이 있습니다. 이 가운데 절반인 8곳이 국제공항입니다. 그럼 흑자 공항은 몇 개나 될까요? 딱 5곳뿐입니다. 공항 활주로에 널려 있는 시뻘건 고추 사진, 아마 기억들 하실 겁니다. 코로나19 사태 이전이죠. 무안공항의 지난해 활주로 이용률, 4.7%에 불과했습니다. 4년 전 동남권 신공항 논란이 일자, 이런 점을 아프게 지적했던 분이 있습니다.

▶ (화면출처 : JTBC '썰전' 171회)
[그런데 가덕도는 손바닥만 한 섬이에요. 가덕도라는 큰 섬이 있어서 거기다가 공항을 만드나 보다, 할 줄 알고. 그게 아니고요. 가덕도는 지금 부산에서 거제도 가는 그 다리 중간에 교각 서 있는 작은 섬이에요. 거기가 수심이 얕기 때문에 거기를 인공섬으로 메꿔서 공항을 만든다는 거예요, 가덕도는. 밀양은 산으로 첩첩 둘러싸인 지역인데 산을 깎아내야 돼요. 저는 (신공항이) 필요없다, 주장이에요. 저는 어떻게 생각하냐면 공항 만들려면 한 십몇 년 걸려요. 그런데 잘못하면 진짜 활주로에 고추 말리게 돼요.]

그동안 2030년 부산세계박람회 유치라는 새로운 목표가 생기긴 했습니다. 내년엔 부산시장 보궐선거도 예정돼 있고요. 유시민 이사장이 지금도 같은 생각인지 궁금하긴 합니다.

< 채이배 "나경원 감금 지시"…민경욱 또 불출석 '구속 경고' >

좁은 창틈으로 고개를 내밀고 있는 이분, 채이배 전 의원입니다. 지난해 4월이었죠. 국회 패스트트랙 지정이 한창이었는데요. 본인의 의원회관 사무실에 갇혀 애처로운 모습으로 SOS를 쳤습니다.

[채이배/당시 바른미래당 의원 (지난해 4월 25일 / 화면출처: 채이배 의원실) : 밖에서 문을 열 수가 없어요. 지금. 그 안에 있는 소파로 문을 막아놨고 또 잠가놨기 때문에 제가 보기에는 아예 문을 뜯어내지 않는 이상 불가능하기 때문에 제가 보기에는 이쪽을 통해서 이 유리를 분리시켜서 제가 보기에는 깨던지 뭐 해서 나갈 수밖에 없을 거 같습니다. 아침 9시부터 2시 반 까지니까 지금 5시간 반 이상 지금 감금돼있는 상황이거든요.]

채 전 의원을 감금한 사람들, 당시 자유한국당 의원들이었습니다. 채 전 의원이 사개특위에 참석하지 못하도록 의원실로 찾아가 저렇게 문을 막아선 건데요. 당시 71세였던 여상규 법사위원장까지 나서 솔선수범을 보였습니다.

[채이배/당시 바른미래당 의원 (지난해 4월 25일 / 화면출처: 채이배 의원실) : 지금 뭐 하시는 거예요. 위원장님. 왜 그러세요, 위원장님. 위원장님, 허리 다치세요. 허리 다치셔, 위원장님 이러시지 마. 이러시지 마.]

채 전 의원은 위원실에서 빠져나가기 위해 무릎도 꿇어보고 몸싸움도 벌여봤지만, 소용이 없었습니다. 결국 소방대와 경찰이 출동하고 나서야 상황이 종료됐습니다. 어제(16일) 관련 재판이 있었는데요. 증인으로 출석한 채 전 의원은 명백한 감금행위였다며 형사처벌을 원한다는 입장을 밝혔습니다. 그러면서, 당시 원내대표였던 나경원 전 의원이 의원들과 통화하며 지시를 내렸다고 주장했습니다.

나 전 의원 측은 감금이 아니었다는 주장을 폈었죠. "젊고 건장한 채 의원이 '감금'이 됐다는 건 채 의원을 너무 나약한 존재로 보는 것이다"라고 말입니다.

[채이배/당시 바른미래당 의원 (지난해 11월 15일) : 젊고 건장하지만 나약한 채이배입니다. 사건 당시 제 방에 11명과 방 밖에 문고리를 잡고 있던 1명, 총 12명의 한국당 의원을 제가 힘으로 물리치지 못하고 감금되어 있었으니 저는 나약함을 인정할 수밖에 없습니다. 그런데 말입니다. 나경원 원내대표님. 왜 정작 50쪽짜리 의견서 본문에 자신의 책임을 밝힌 내용이 없습니까. 나경원 원내대표가 반드시 응분의 책임을 질 수 있도록 철저히 조사하고 국회가 다시는 이런 불행한 역사가 반복되지 않도록 일벌백계해주시기 바랍니다.]

[나경원/당시 자유한국당 원내대표 (지난해 11월 15일) : (채이배 의원님이 왜 책임은 의견서에 안 냈냐고 이렇게 반발하셨는데…) …]

피고 측 변호인들도 나 전 의원과 같은 의견을 냈습니다. 좋은 분위기에서 대화가 오갔고, 함께 점심까지 먹었다면서 감금이라고 볼 수 없다는 겁니다.

정말 좋은 분위기를 만들려고 했었나 봅니다. 민경욱 전 의원은 당시 '동전 마술'을 채 전 의원 앞에서 선보였다고 하는데요. 채 전 의원의 전 보좌관에 따르면 "동전이 어느 손에 있는지 맞추지 못하면 가지 말라"는 식으로 이야기를 했다고 합니다. 그래서 이런 대화가 오간 걸까요?

[채이배/당시 바른미래당 의원 (지난해 4월 / 화면출처: 채이배 의원실) : 민경욱 의원님 열어주시기로 했잖아요, 빨리…]

[민경욱/당시 자유한국당 의원 (지난해 4월 / 화면출처: 채이배 의원실) : 내가 언제 그랬어. 가만히 있었지. 내가 언제 그랬어. 가만히 있었어.]

채 전 의원이 동전의 행방을 맞췄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이렇게 시치미를 뗀 민경욱 전 의원도 피고인 가운데 한 명입니다. 그런데 공판에 단 한 번도 출석하지 않았습니다. 스스로 '민트동맹'이라고 이름을 붙였죠. 우리나라 총선은 물론, 미국 대선의 부정선거 의혹을 밝히기 위해 공사가 다망하다는 겁니다.

[민경욱/전 국민의힘 의원 (지난 15일) : (미국 대선의) 부정선거의 실태를 밝혀서 잘못됐다는 것을 고쳐야 됩니다. 그거는 우리 한국을 위해서도 중요한 겁니다. 저도 외칩니다. four more years! four more years! (4년 더! 4년 더!)]

안타깝게도 재판부는 민트동맹에는 별다른 관심이 없는 듯합니다. 민 전 의원이 계속해서 재판에 출석하지 않으면 구속영장을 발부하겠다고 경고했습니다. 민 전 의원은 "그때까지 부정선거의 실상이 만천하에 드러난다면 안 들어갈 이유가 없다"는 입장을 밝혔는데요. 바라마지않는 그 날이 과연 올지 모르겠습니다.

오늘 국회 발제 이렇게 정리합니다. < 김해신공항 '백지화'…이낙연, 동남권 신공항? TK 빼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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