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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거 제시해야 시인…박춘봉은 지능범?

입력 2014-12-15 16:37

최초 묵비권 행사하다 증거 들이밀자 범행 시인
"버렸다" 진술에 시신 훼손 범행도구 수거 못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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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초 묵비권 행사하다 증거 들이밀자 범행 시인
"버렸다" 진술에 시신 훼손 범행도구 수거 못해

경기 수원 팔달산 토막살인사건 피의자 박춘봉(55)씨가 사체 유기등의 범행을 대체로 자백하면서도 구체적인 범행 동기와 수법 등 살인 증거물이 될 만한 진술은 하지 않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상식적으로 납득하기 힘든 진술은 물론 거짓말까지 하고 있어 형량을 줄여보려는 계산이 깔려 있는 것 아니냐는 분석도 나온다.

이 때문에 불법체류자인 박씨의 과거 행적을 비롯해 중국 내에서의 전과 관계 등에 대해서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15일 경기지방경찰청 수사본부에 따르면 박씨는 지난 11일 오후 11시30분 검거된 이후 만 하루 이상 묵비권을 행사했다.

일체의 진술을 거부하던 그는 경찰이 프로파일러를 투입, 교동 주거지에서 확보한 피해자 김모(48)씨의 혈흔 등 DNA를 제시하며 압박하자 범행을 시인하기 시작했다.

하지만 "말다툼 끝에 피해자를 밀쳤는데 일어나지 않았다", "당시 제정신이 아니었다"는 등 계획적 살인이 아닌 우발적 범행을 주장하며 구체적인 범행 동기와 시신 훼손 이유 등에 대해서는 말하지 않았다.

박씨가 감형을 염두에 두고 우발적 범행을 주장한 것이 아니냐는 분석이 나오는 대목이다.

이후 박씨 진술과 달리 피해자 김씨의 사인은 '목 졸림사'로 추정된다는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의 부검 결과가 나왔다.

그는 이와 함께 경찰이 구속영장을 신청한 지난 13일 조사에서 시신 유기 장소가 팔달산 등산로와 수원천 산책로를 비롯해 총 4곳이라고 털어놨다.

이에 경찰은 박씨를 대동한 상태에서 수색에 나서 수원 근교 야산과 팔달산 근처에서 머리와 왼쪽 팔, 오른쪽 다리, 대부분의 장기를 발견했다. 일각에서 제기된 장기밀매는 사실이 아닌 것으로 판명됐다.

그러나 시신 훼손이나 유기에 사용한 범행도구에 대해서는 여전히 입을 다물고 있다.이 때문에 경찰은 증거물 확보에 애를 먹고 있다.

경찰은 박씨로부터 "길이 20~30cm의 흉기를 이용해 시신을 훼손했다"는 답을 들었지만 "집 근처 쓰레기더미에 버렸다"고 해 중요 증거물인 범행도구를 확보하지 못한 상태다.

여기에 훼손한 시신의 일부를 영하 날씨 속에서 50㎝ 깊이의 땅속에 파묻었는데도 삽이나 호미 등 연장 없이 오직 손으로만 땅을 팠다고 진술하는 등 경찰과 심리전을 벌이는 모양새다.

지난 3일 오전 2시께 교동 집을 나서 검은색 비닐봉지를 한 손에 들고 팔달산에 오르는 모습이 CCTV에 찍혔는데도 그는 그것이 다음 날 발견된 김씨의 '몸통'이 아닌 '과일'이라고 주장하는 등 이해할 수 없는 답을 했다.

박씨는 이미 지난 달 26일 매교동 집에서 김씨를 살해하고 당일 오후 6시 교동의 원룸을 새로 얻으면서 계약서에 이름을 기재하지 않거나 계약 이후 휴대전화를 해지하는 치밀함을 보이기도 했다.

결국 지난 2008년 12월2일 중국에서 위조 여권으로 입국한 이후 주로 가명을 쓰며 노동일을 해 온 박씨가 중국에서 어떤 과거를 갖고 있었는지가 이번 사건 분석의 중요한 열쇠가 될 것으로 보인다.

경찰 관계자는 "진술를 거부하는 피의자에게 관련 증거를 들이밀자 차츰 시인하고 있으나 진술을 그대로 믿기는 어려운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어 "자기방어적으로 진술하는 태도나 프로파일러 말에 의하면 '과시형'이라기보다 '은둔형'에 가깝고 현재로서는 여죄 가능성도 낮아 보인다"며 "중국 내 전과기록을 조회하기 위해 인터폴에 협조를 의뢰했으며 추후 사이코패스 분석도 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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