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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왕 '생전 양위'에 놀란 일본…역사적 전환기 맞나

입력 2016-07-14 20:51 수정 2016-07-15 0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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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82세의 아키히토 일왕이 살아있는 동안 왕위를 아들에게 넘기겠다는 뜻을 밝혔습니다. 사후가 아닌 생전에 일본 왕이 물러나는 건 약 200년만입니다. 군국주의 부활을 꿈꾸는 아베 총리와 달리 평화행보를 보여 온 아키히토의 퇴위 결심 소식에 일본 국민들은 놀라움을 감추지 못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그 이면에는 아베에 대한 반감도 작용하고 있다는 분석입니다.

어떤 내용인지 이정헌 특파원입니다.

[기자]

아키히토 일왕이 왕위에서 물러나겠다는 뜻을 궁내청 관계자와 가족에게 전했다고 일본 언론이 일제히 보도했습니다.

생전에 왕위를 넘기는 건, 에도시대 후기 고가쿠 일왕의 퇴위를 끝으로 약 200년 만입니다.

[도쿄시민 : 깜짝 놀랐습니다. 지금 갑자기]

[도쿄시민 : (일왕의) 이런저런 생각이 있으리라 봅니다.]

일왕은 1989년 선친 히로히토 일왕의 사망 직후 왕위에 올랐습니다.

2003년 전립선암, 2012년 협심증으로 관상동맥 우회수술을 받은 뒤에도 왕성한 활동을 해왔는데 최근 건강 이상 징후가 포착됐습니다.

장남인 56세 나루히토 왕세자가 왕위를 승계할 것으로 보이지만, 왕실 관련 법률인 '황실전범' 개정에 2~3년이 걸릴 전망입니다.

전쟁의 참상을 눈으로 지켜본 일왕은 평화헌법 개정을 추진하는 아베 총리를 견제해왔습니다.

[아키히토/일왕 (지난해 8월 15일) : 과거 대전에 대한 깊은 반성과 함께 앞으로 전쟁의 참화가 다시 반복되지 않기를 간절히 바랍니다.]

뉴욕타임스는 일왕의 퇴위 뜻이 평화헌법의 개정이 가능해진 아베의 참의원 선거 승리 사흘 뒤에 나온 점도 주목했습니다.

오랜 세월 일본인들에게 일왕은 목숨을 바쳐 숭배해야 할 신적인 존재였는데요.

2차대전 패전 직후인 1946년 "나는 인간일 뿐 신이 아니다"는 히로히토 일왕의 '인간선언'이 나왔고, 그로부터 70년 뒤 '상징 천황제'는 다시 역사적인 전환기를 맞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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