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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산재 사망 노동자 855명… 감소폭 역대 최대

입력 2020-01-08 13:08

1999년 통계작성 후 처음으로 900명 미만…"'패트롤' 등 감독 성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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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9년 통계작성 후 처음으로 900명 미만…"'패트롤' 등 감독 성과"

작년 산재 사망 노동자 855명… 감소폭 역대 최대

지난해 산업재해 사고로 숨진 노동자의 수가 관련 통계가 작성되기 시작한 1999년 이래 처음으로 800명대로 떨어졌다.

감소 폭도 역대 최대로 집계돼, 산재 사고 사망자를 절반으로 줄인다는 문재인 정부의 공약 실현에 한걸음 성큼 다가섰다고 노동부는 평가했다.

이재갑 고용노동부 장관은 8일 정부세종청사에서 브리핑을 열어 "2019년 산재 사고 사망자는 855명으로, 2018년보다 116명(11.9%) 감소했다"고 밝혔다.

2018년과 동일한 기준을 적용할 경우 지난해 산재 사고 사망자는 839명이고 감소 폭은 132명이라는 게 노동부의 설명이다. 작년 7월부터 공사 규모 2천만원 미만 건설 현장도 산재 보상 범위에 포함돼 산재 사고 사망자에 16명이 추가됐기 때문이다.

상시 노동자 1만명당 산재 사고 사망자 수를 가리키는 '사고 사망 만인율'은 아직 정확한 수치가 나오지는 않았지만, 처음으로 1만명당 0.5명 이하로 떨어진 것으로 노동부는 보고 있다.

산재가 가장 많이 발생하는 건설업의 지난해 산재 사고 사망자는 428명으로, 전년보다 57명 감소했다. 건설업 산재 사망의 주된 원인인 '추락'과 '부딪힘' 사고에 따른 사망자가 각각 25명, 19명 줄었다.

제조업의 산재 사고 사망자는 206명으로, 전년보다 11명 감소했다. 제조업에서 빈발하는 '끼임' 사고로 인한 사망자가 9명 줄었다.

1999년 1천456명이었던 산재 사고 사망자는 점진적으로 줄어 2014년에 900명대에 진입했으나 한동안 감소세가 주춤했다. 2018년의 경우 산재 사고 사망자는 971명으로, 전년보다 7명 늘었다.

앞으로 작년과 같은 감소 폭이 이어진다면 산재 사고 사망자는 현 정부 임기 마지막 해인 2022년에는 600명 아래로 떨어질 수 있다. 산재 사고 사망자를 절반으로 줄인다는 공약 실현에 가까워지는 셈이다.

지난해 산재 사고 사망자가 큰 폭으로 감소한 것은 사망 사고를 줄이기 위한 '선택과 집중'의 정책 효과라는 게 노동부의 설명이다.

이 장관은 "건설업의 추락이 사망 사고의 주요 요인이므로 건설업의 감독 대상을 확대하면서 추락 등 위험 요인 제거에 행정 역량을 집중했다"고 밝혔다.

특히, 노동부 산하 안전보건공단 주도로 소규모 건설 현장에서 매일 '패트롤'(순찰) 점검반의 감독 활동을 벌인 게 효과를 낸 것으로 노동부는 평가하고 있다. 박두용 안전보건공단 이사장은 작년 7월부터 일부 직원들의 반발에도 불구하고 패트롤을 밀어붙였다.

노동부는 건설 현장에서 주로 해온 패트롤을 올해는 제조업으로 확대할 방침이다. 제조업의 패트롤은 컨베이어 벨트와 같은 위험 기계를 가동하는 산업단지를 중심으로 진행된다.

오는 16일부터 '김용균법'으로 불리는 개정 산업안전보건법(산안법)이 시행되면 산재 사고 사망자의 감소세는 더욱 탄력을 받을 수 있다. 개정 산안법은 하청 노동자의 산재에 대한 원청 사업주의 책임을 강화하는 게 주요 내용이다.

산재 사고 사망자가 지난해 큰 폭으로 감소한 것은 긍정적으로 볼 수 있지만, 선진국과 비교하면 아직 갈 길이 멀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한다. 추락, 부딪힘, 끼임과 같은 후진국형 산재도 여전히 빈발하고 있다.

이 장관은 "올해 사고 사망자가 많이 감소한 것은 사실이지만, 아직 한 해 800명이 넘는 분들이 산업 현장에서 목숨을 잃는 것은 정말 안타깝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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