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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인스틴, 성폭행 폭로 직후 블룸버그·베이조스에게 구명요청"

입력 2020-03-11 11:06

NYT 봉인 해제 법원 자료 확인…"유력자 20여명에 이메일 보내"
"제니퍼 애니스톤은 죽어야" 등 반성 않는 모습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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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YT 봉인 해제 법원 자료 확인…"유력자 20여명에 이메일 보내"
"제니퍼 애니스톤은 죽어야" 등 반성 않는 모습도

"와인스틴, 성폭행 폭로 직후 블룸버그·베이조스에게 구명요청"

세계적으로 '미투'(#MeToo·'나도 당했다') 운동을 촉발한 할리우드 거물 제작자 하비 와인스틴(67)이 20여 명이 넘는 유력자들에게 자신의 구명을 호소하는 이메일을 보냈던 사실이 확인됐다고 미 일간 뉴욕타임스(NYT)가 10일(현지시간) 보도했다.

그중에는 세계 최대 부호인 제프 베이조스 아마존 최고경영자(CEO)와 얼마 전까지 민주당 대선 주자였던 마이클 블룸버그 전 뉴욕시장, 팀 쿡 애플 최고경영자(CEO)를 비롯해 조 바이든 전 부통령의 수석 고문, 넷플릭스와 NBC방송의 고위 관계자 등도 있다.

지난 9일 봉인 해제된 법원 자료에 포함돼 있던 이들 이메일을 보면 와인스틴은 성폭행 폭로가 나오자마자 잽싸게 유력자들에게 이메일을 보내 섹스 중독 치유 프로그램을 받겠다고 약속하면서 "내가 부활할 수 있도록 두번째 기회를 허락해달라"고 간청했다. 여기에는 그의 홍보팀이 동원됐다.

와인스틴은 2017년 10월 NYT 보도를 통해 30여년간 유명 여배우는 물론 회사 여직원 등을 상대로 성적으로 부적절한 행동을 해온 것이 드러나 추락했다.

피해를 주장한 여성만 80명이 넘었으며, 이들 중에는 앤젤리나 졸리, 셀마 헤이엑, 애슐리 저드 등 유명 여배우도 있다.

와인스틴이 이처럼 발 빠르게 움직인 것은 NYT 폭로 직후 그의 영화사 와인스틴컴퍼니의 이사진들이 와인스틴의 해고를 추진했기 때문이다.

그는 유력하고 부유한 '친구'들에게 이메일을 보내 "이사회가 나를 해고하려고 한다"면서 "내가 원하는 것은 휴가를 얻어 치료를 받을 수 있게 해달라는 것"이라고 호소했다.

NYT는 "이메일을 비롯해 그가 주고받은 다른 통신수단을 들여다보면 와인스틴과 그의 홍보팀은 와인스틴을 자신의 잘못된 점을 바로잡기를 간절히 원하는, 결함이 많은 인간으로 묘사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어 "동시에 와인스틴과 그의 친동생 밥의 사이가 심각하게 틀어진 것, 와인스틴이 자신에 대한 폭로를 진행하려는 이들의 입을 막으려 시도했던 정황도 담겨있다"고 덧붙였다.

와인스틴은 또한 한 이메일에서는 '프렌즈'의 스타 제니퍼 애니스톤이 자신에 대해 험담을 했다면서 그녀가 "죽어야한다"고 쓰기도 했다.

이메일 중에는 와인스틴의 친동생 밥이 형을 비난하는 내용도 있다.

와인스틴에 대한 폭로가 나온 지 한달 후 밥은 형을 성적 약탈자, 폭력적인 인간이라고 비난하면서 "진짜 지옥이 있길 기도한다. 거기가 네가 있어야 할 곳"이라고 저주를 퍼붓는 이메일을 보냈다.

그로부터 며칠 후 와인스틴은 전직 뉴욕데일리뉴스의 가십 칼럼니스트가 보낸 질문에 대한 답장에서 자신이 어린시절 성적으로 학대당했다고 넌지시 언급했고, 그로부터 몇주 후에는 자살충동을 느낀다고 말하며 자기 연민에 빠지기도 했다.

NYT는 "와인스틴은 자신의 행동에 대한 용서를 구하고 추락한 명성을 회복하려고 노력하는 와중에도 이에 관해 이메일을 주고받으면서 종종 자기중심적이고 미안해하지 않으며 잘난 척 하는 태도를 보였다"고 지적했다.

뉴욕 맨해튼 연방지방법원은 지난달 24일 와인스틴에게 1급 성폭행과 3급 강간 등 혐의에 대해 유죄 평결을 내렸다.

와인스틴은 오는 11일 열리는 선고심에서 최고 29년형의 징역형을 받을 수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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