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비스 메뉴 바로가기 본문 바로가기 아티클 바로가기 프로그램 목록 바로가기

'14년차' 노경은이 마무리 캠프에 참가한 이유

입력 2015-11-11 06:21
크게 작게 프린트 메일
URL 줄이기 페이스북 X

기사 이미지


두산 노경은(31)은 내년이면 입단 14년차 베테랑 투수다. 그런 그는 현재 일본 미야자키 마무리 캠프에서 구슬땀을 쏟고 있다. 자발적인 참가다. 이번 시즌 결코 만족할 수 없었던 만큼 내년을 위해 좀 더 빨리 준비에 나선 것이다.

두산은 지난 6일 일본 미야자키로 마무리 캠프를 떠났다. 최주환, 정진호, 진야곱 등 젊은 1군 선수 및 2군 선수가 대부분이다. 여기에 30대 선수로는 유이하게 노경은과 장민석(33)이 함께 하고 있다.

노경은이 마무리 캠프에 참가한 건 한용덕 투수 코치가 먼저 의향을 물었고, 이를 받아들여서다. 노경은은 "한용덕 코치님께서 플레이오프 도중 마무리 캠프 참가 여부에 대해 물으셨다. 고민 없이 '저도 가겠습니다'라고 답했다"고 밝혔다.

대개 정규시즌 종료 후 30대 선수들은 국내에서 훈련한다. 구단에서 훈련하거나, 개인적으로 몸을 만드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게다가 두산은 한국시리즈(KS) 우승으로 10월 마지막 날까지 일정을 소화했다. 노경은은 "국내에 남아 훈련하는 것 보다 동료들과 함께 숙소에서 내년을 준비하는 게 더 나을 것 같아 캠프 참가를 결정했다"고 밝혔다.

노경은은 힘겨웠던 2015년을 해피 엔딩으로 마무리했다. 일찌감치 마무리 투수로 점찍혔던 그는 스프링캠프에서 타구에 맞아 턱 골절상을 당했다. 4월 말 합류한 뒤 마무리에서 중간 계투, 추격조까지 밀려났다. 지난 6월에는 암투병 중이던 어머니가 세상을 떠났다. 그는 "안 좋은 일이 많았다"며 "어머니가 돌아가시고 너무 힘들었다. 올해는 정말 뭘 해도 안되는 해라고 느껴졌다. '조금 더 해보고 안되면 진지하게 다른 진로를 고민해보자'는 생각까지 했다"고 털어놨다.

이후 코칭스태프의 조언 속에 마음을 다잡고 야구에 매진했다. 9월부터 차츰 제 페이스를 찾더니, 특히 KS 4차전 선발 이현호에 이어 2회 2사 후 마운드에 올라 올 시즌 최다인 92개의 공을 던지며 8회 1아웃까지 무실점으로 틀어막았다. 노경은의 역투에 힘입어 두산은 4차전을 4-3 역전승 했고, 시리즈 전적 4승 1패로 14년 만에 KS 우승을 차지했다. 노경은은 "올 시즌 유일하게 좋았던 것이 팀 우승이다. 나도 4차전에서 호투하며 뭔가 도움이 된 것 같아 기쁘다"고 밝혔다.

노경은은 훈련과 힐링을 병행하고 있다. 구단 관계자는 "노경은은 훈련과 휴식을 병행하면서 하고 있다. 여느 1.5~2군 선수들과 달리 본인 스케쥴에 맞춰 큰 무리 없이 훈련을 진행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11일부터 피칭을 시작한다. 투구폼도 조금 수정해야 할 것 같다"며 "체중을 불리려고 한다"고 말했다. 노경은은 턱 골절 부상으로 한 동안 음식물을 섭취할 수 없었던 데다 시즌 도중 체중 증가는 쉽지 않았다. 노경은은 "내년이면 14년차 투수다. 쫓겨다니는 심정보다 편안한 마음으로 내년 시즌을 준비하겠다"고 얘기했다.

노경은의 2016 시즌은 벌써 시작됐다.

이형석 기자
광고

JTBC 핫클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