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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년일자리대책, '빚 없는' 4조원 추경…군산·통영도 지원

입력 2018-03-15 17:26

활용 가능 세계잉여금 2조6천억원 수준…기금 여윳돈 약 1조원 투입

국채 발행 없이 재정 부담 최소화…추경 요건 충족 여부 쟁점 될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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활용 가능 세계잉여금 2조6천억원 수준…기금 여윳돈 약 1조원 투입

국채 발행 없이 재정 부담 최소화…추경 요건 충족 여부 쟁점 될 듯

정부가 청년 일자리 대책의 신속한 집행을 위해 추가경정예산(추경)을 편성하기로 하면서 국회 통과 가능성이 관심을 끌고 있다.

청년 고용이 수년째 개선되지 못하는 상황에서 에코 세대가 대거 노동시장에 진입하면 고용 상황은 그야말로 '재앙'이 될 수 있다는 것이 정부가 내세운 추경 편성 이유다.

하지만 현 상황이 국가재정법상 추경을 긴급하게 편성해야 할 '대량실업 우려'에 해당하는지는 국회 논의 과정에서 논란이 될 여지가 있다.

일자리 창출의 주체는 민간이라는 점에서 추경이 일자리 창출의 근본 해법이 될 수 없다는 지적도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 일자리 추경만 두번째…보기 드문 조기 추경 사례

15일 기획재정부 등에 따르면 이번 추경은 지난해 문재인 정부가 출범한 이후 추진하는 두 번째 추경이다.

특히 이번 추경은 오는 4월 국회 통과를 목표로 하고 있다는 점에서 보기 드문 조기 추경이 될 것으로 보인다.

지금까지 1분기에 편성된 추경은 외환위기 당시인 1998∼1999년 두 차례와 금융위기 여파가 남아있던 2009년 등 세 차례뿐이었다.

이번 추경은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일자리 창출이 주된 목적이다.

지난해 문재인 대통령은 당선되자마자 후보 시절 공약했던 일자리 81만 개 창출을 위한 11조 원 규모의 추경을 편성했다.

지난해 집행된 추경은 우리나라가 3년 만에 3%대 경제 성장률을 달성하는 데 적지 않은 기여를 했다는 평가를 받았지만 정작 일자리 사정은 나아지지 않았다.

특히 청년(15∼29세) 실업률은 역대 최악이었던 2016년(9.8%) 수준에서 멈췄고 한국GM 공장 폐쇄, 에코 세대의 고용시장 대거 진입 등 크고 작은 악재만 쌓이고 있다.

정부가 올해 1분기가 채 끝나기도 전에 다시 추경 카드를 꺼내 든 것은 이런 배경과 관련이 깊다.

이번 추경안에는 조선업 구조조정 등으로 어려움을 겪는 군산·통영 등 지역에 대한 지원책도 포함된다.

정부는 고용 위기 지역에 대해서는 청년 일자리 대책에 더해서 추가 지원을 확대하고 이번에 발표한 대책의 연령 제한을 완화하는 안을 검토하기로 했다.

지난해 초과 세수에 대한 교부세 정산분은 다음 달 10일 결산이 끝나는 대로 즉시 지자체에 지급돼 추경 재원으로 활용된다.

김동연 부총리 겸 기재부 장관은 "추경안에는 어려움을 겪는 지역에 대한 지원 대책도 포함된다"며 "사업이 조속히 집행될 수 있도록 4월 초에 국회에 제출할 것"이라고 말했다.

◇ 추경 규모 4조원 내외…세계잉여금·기금 등 우선 사용

정부는 이번 추경 편성을 위해 전년에 더 걷힌 세입과 세출 불용액의 합계인 세계잉여금, 기금 등을 우선 사용해 재정 부담을 최소화한다는 방침이다.

지난해 세계잉여금은 11조3천억 원으로 이중 세출이 특정된 특별회계 1조3천억 원을 제외한 일반회계 세계잉여금은 10조 원 수준이다.

이중 추경으로 활용할 수 있는 재원은 교부세·교부금 정산분 약 6조 원, 공적자금·채무 상환분 약 1조여원 등을 제외한 나머지 2조6천억 원 정도다.

여기에 더해 기금 여윳돈 약 1조원도 추경에 투입되면 이번 추경안 규모는 4조원 내외가 된다는 것이 정부의 입장이다.

2015년 이후 최근 3년간 편성된 추경 규모가 모두 10조원을 넘었다는 점에 비춰보면 이전 추경의 절반에 미치지 못하는 '미니 추경'인 셈이다.

정부는 다만 초과 세수분을 추경 재원으로 검토하는 것에 대해서는 부정적인 입장이다.

이는 이번 일자리 대책 시행으로 줄어드는 세수를 감안한 결과로 풀이된다.

정부는 이번 대책이 시행되면 청년 세제 지원으로 소득세 1천700억 원 등 올해 총 8천억 원 정도의 세수가 줄어들 것으로 보고 있다.

김 부총리는 "1분기 초과세수분을 추경 재원으로 검토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말했다.

다만 추경 재원 마련을 위한 국채 발행은 하지 않기로 방침을 정했다.

김 부총리는 "여유자금을 이용해 국채를 발행하지 않고 추경을 편성하기 때문에 재정건전성을 해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 '대량실업 우려' 요건 충족할까…지방선거가 논란 불씨 될 수도

정부가 내세운 이번 추경 편성 근거가 법적 요건을 충족할 수 있는지는 국회 논의 과정에서 논란이 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국가재정법은 전쟁이나 대규모 재해 발생, 경기침체·대량실업·남북관계의 변화·경제협력과 같은 중대한 변화가 발생하였거나 발생할 우려가 있는 때에만 추경을 편성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정부는 현재 상황이 추경 요건 중 '대량실업의 우려'에 부합한다고 보고 있다.

고 차관은 "앞으로 4년 정도 방치하면 청년 실업 문제는 재앙 수준이 될 것"이라며 "이 부분은 국가재정법상 추경 요건에 충분히 해당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향후 4년간 에코 세대의 노동시장 진입 등 인구 구조적인 문제 해결을 위해 당장 추경을 편성해야 하는지에 대해서는 의견이 분분하다.

청년 고용 상황은 이미 수년간 좋지 않았고 에코세대의 노동시장 진입도 이미 예견된 만큼 인구 구조적 문제에 대한 대응은 중장기적 시각에서 본예산을 통해 해결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것이다.

일자리 창출은 일차적으로 민간의 영역인 만큼 재정 지원은 근본적인 해결책이 될 수 없다는 지적도 나온다.

세제·재정 지원에 앞서 기업의 투자를 촉진하는 규제 개혁 등에 청년 일자리 대책의 방점을 찍어야 한다는 것이다.

정부는 최대한 신속하게 추경을 편성한다는 방침이지만 당장 6월 지방선거를 앞둔 점도 국회 논의 과정에서 논란의 불씨가 될 소지가 있다.

김 부총리는 지난 13일 기자간담회에서 "(추경과 관련된) 일련의 움직임은 정치 일정과 상관없다"며 지방선거용으로 추경이 이용되는 것 아니냐는 일각의 주장에 선을 그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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