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비스 메뉴 바로가기 본문 바로가기 아티클 바로가기 프로그램 목록 바로가기

[밀착카메라] 한적한 농촌 마을에…악취 뿜는 거대 '쓰레기 산'

입력 2018-11-01 22:02 수정 2018-11-01 23:17
크게 작게 프린트 메일
URL 줄이기 페이스북 X

[앵커]

낙동강 상류의 한 마을에 가면 거대한 '쓰레기 산'이 있습니다. 아파트 10층 높이의 '산업 폐기물' 더미입니다. 업체 측과 지자체가 방치하고 있어서 주민들 건강은 물론 환경 오염도 걱정되는 상황입니다.

밀착카메라 김도훈 기자입니다.
 

[기자]

낙동강 물줄기를 따라 넓은 들판이 펼쳐집니다.

한적한 농촌 마을에 들어서자 산처럼 쌓인 거대한 더미가 눈에 들어옵니다.

마을 입구에서 가장 먼저 눈에 띄는 것이 주변 산 높이와 비슷한 뿌연 형체입니다.

지금 여기서는 정확하게 무엇인지 정체를 파악하기가 어려운데요.

조금 더 안쪽으로 들어가서 살펴보겠습니다.

가까이서 봤더니 다름아닌 산업폐기물입니다.

주변 야산보다 높은 폐기물 쓰레기 산, 직접 위로 올라가봤습니다.

쓰레기 산에서 가장 높은 곳으로 올라와봤습니다.

버려진 자동차 시트부터 폐비료 포대, 공업용 스프레이까지 각종 쓰레기가 한데 뒤엉켜 있는 모습을 볼 수가 있는데요.

저희가 이곳에 올라온지 30분 정도가 지났는데 악취 때문에 머리가 아플 정도입니다.

아래쪽을 보시면 쓰레기가 켜켜이 쌓여있는 층이 약 30m 정도 되는데, 그러니까 저희가 지금 아파트 10층 높이의 쓰레기 산에 올라와 있는 것입니다.

[김병현/마을 주민 : 이게 전부 공장에서 나오는 산업쓰레기란 말이에요. 주민들이 생활할 수가 없어요. 숨을 못 쉬어요. 눈 따갑고 콧물 나고. 좀 치워달라고 해도 요지부동입니다.]

농작물을 키우는 비닐하우스 위에는 누런 먼지들이 쌓여있습니다,

고추와 가지 등 농작물도 제대로 자라지 못하고 있고, 빨래도 집안에만 널어야 합니다.

침출수로 인한 인근 토양과 수질의 2차 피해도 우려됩니다.

[폐기물 처리업체 : (방수포 깔려있어요 밑에?) 그런건 없지. 뭐 (침출수) 나오는데 그게 뭐. 농사에는 지장은 없어요.]

폐기물 매립지 바로 뒷편에는 이렇게 밭에 폐비닐이 뒹굴고 있는 것을 볼 수가 있습니다.

바로 옆에는 아직 추수도 끝나지 않은 황금빛으로 물든 논이 있는데요.

겉보기에는 풍년이 든 것 같아 보이지만 사실 안을 살펴보면 이렇게 껍질만 남은 쭉정이들이 눈에 띕니다.

다른 벼들과 한번 비교해서 살펴봤더니요.

그 색깔 차이가 확연하게 눈에 띕니다.

[김수동/안동 환경운동연합 의장 : 지역의 문제만이 아니라 1300만명의 식수원으로 쓰고 있는 낙동강 최상류에서 침출수가 흘러들어 갈 수 있습니다.]

애초 이 곳을 관리하던 재활용 업체는 공단에서 나오는 폐기물을 재가공해 공업용 연료로 판매해왔습니다.

하지만 허용된 보관 한도를 계속 넘기자, 관할 지자체가 지난해 8월 영업 허가를 취소시켰습니다.

그 이후에도 산업폐기물이 계속 반입됐다는 지적입니다.

[우편 집배원 : (1년 사이) 1.5배, 2배 늘어난 것 같은데. 늘어나긴 늘어났어요.]

보관 한도는 2200t 정도지만 현재는 30배가 넘는 7만여t의 폐기물이 쌓여 있는 것으로 추정됩니다.

[폐기물 처리업체 : 전에는 중국 수출이 됐었는데 막히는 바람에 여기뿐만 아니고 다른 데도 다 그래. 요즘 불경기라 시멘트 소비가 많이 줄었잖아요.]

공업시설에서 나오는 산업폐기물은 중금속 성분 등이 많아 함부로 태우거나 매립할 수 없습니다.

관할 군청은 행정처분 외에 추가로 폐기물 처리를 강제 할 수 있는 방법이 없다는 입장입니다.

[경북 의성군청 : 저희가 폐기물을 직접 처리하거나, 손을 댈 수는 없는 상황이고, 악취나 침출수 그런 부분은 좀 적극적으로 처리를 나서서 하려고 합니다.]

일부 주민들은 원인 모를 질환도 호소하고 있습니다.

[김경은/마을 주민 : 아지랑이가 하늘하늘거리듯이 먼지가 날아오거든요. 눈에 다 보여요. 목이 칼칼해서 감기인줄 알았는데 낫지를 않아요.]

관할 지자체가 소극적으로 대응하는 사이, 매립지 쓰레기 산은 하루하루 높아지고 있습니다.

그리고 그 피해는 고스란히 주민들의 몫이 되고 있습니다.

(인턴기자 : 박지영)

관련기사

문 닫는 주유소 느는데…억대 폐업 비용에 '불안한 방치' 6년 새 다시 "무서운 골목길"로…색 바랜 염리동 소금길 끝난 뒤엔 '일회용품 폭탄'…친환경 외면하는 음식축제 조사도 없이 '3조 펑펑'…4대강 '유령 친수공원' 철거 화려한 불꽃축제 뒤…"치우는 사람 따로" 무질서 뒤끝 여전
광고

JTBC 핫클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