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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소는 20g->15g으로, 튀김 대신 구이로"…고물가에 급식 바뀐다

입력 2022-07-15 16:58

식품비 고공행진에 학교마다 식단표 짜기 어려워
해바라기유 대신 콩기름으로 바꾸기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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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품비 고공행진에 학교마다 식단표 짜기 어려워
해바라기유 대신 콩기름으로 바꾸기도

최근 전북 지역의 A 학교 급식에는 편육이 나왔습니다. 겉으로 보면 평소와 차이가 없어 보입니다. 하지만 예민한 학생들은 무언가 달라졌다는 걸 느꼈습니다. 평소에는 편육을 돼지고기 목살로 만들었습니다. 하지만 최근 돼지고기 가격이 크게 오르자, 사태와 앞다릿살을 섞어서 요리했기 때문입니다.

최근 A 학교 급식 사진. 평소와 비슷해보이지만, 편육 반찬은 돼지고기 목살 대신 사태 등 다른 부위와 섞어서 조리함. 최근 A 학교 급식 사진. 평소와 비슷해보이지만, 편육 반찬은 돼지고기 목살 대신 사태 등 다른 부위와 섞어서 조리함.

물가가 고공행진을 하면서 학교 급식도 변하고 있습니다. A 학교에서는 치킨도 튀기지 않고 구워서 제공합니다. 튀길 때 쓰는 식용유 가격이 급등했기 때문입니다. 해바라기유를 쓰던 학교 중에서는 저렴한 콩기름으로 바꾸는 곳도 있습니다. 영양 교사 B 씨는 “잎채소 가격도 너무 많이 올라서 김치나 장아찌류로 바꿔서 급식을 제공하고 있다”라고 설명했습니다.

학교마다 조리법을 바꾸거나 대체 식자재를 구하고 있지만 한계가 있습니다. 결국 학교 급식의 질이 떨어지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옵니다.

경기 지역 영양 교사인 정명옥 전국교직원노동조합 영양교육위원장은 “그동안 많은 학교에서 친환경 식자재를 쓰려고 노력했지만, 앞으로는 그 비율이 떨어질 수 있다”라고 말했습니다. 이어 “우리 밀을 사용하던 학교도 수입 밀로 대체하는 등 국내산 음식 재료보다 저렴한 수입품의 비중이 늘어날 수 있다”라고 덧붙였습니다.

앞서 전교조는 올해 2분기 물가 상승률 9%를 적용해, 급식비 예산을 9% 이상 올려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그래야 오는 2학기에, 1학기와 비슷한 밥상을 차릴 수 있다고 합니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의 농산물 유통정보(KAMIS) 시스템에 따르면 오늘 배추 10kg의 도매가격은 1만6180원입니다. 1년 전 6,529원에서 약 2.5배로 급등했습니다. 시금치는 4kg에 5만 4,940원입니다. 1년 전 2만4412원에서 1.25배로 올랐습니다.

더 큰 문제는 고물가는 전국적인 상황이지만, 급식비 예산을 지원하는 각 시ㆍ도교육청과 지자체의 사정은 다르다는 점입니다. 급식비는 시ㆍ도 교육청이 절반, 지자체가 절반을 부담합니다. 이미 2학기 급식비 예산을 올린 곳도 있지만, 아직 주저하는 곳도 있습니다.

영양 교사들은 학생들의 건강권을 보호하기 위해서는 교육부가 급식비 단가 인상분에 대한 구체적 지침을 마련해야 한다고 촉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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