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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와대] 산불 복구작업 본격화…뒤늦게 알려진 '숨은 영웅들'

입력 2019-04-08 18:02 수정 2019-04-08 22: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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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화마가 휩쓸고 간 강원도 속초, 고성 일대에 복구작업이 본격화 되고 있습니다. 정부는 이재민 임시 거처 마련과 생활 지원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죠. 산불 진화에 핵심 역할을 한 소방대원을 비롯해 '숨은 영웅'들에게 보내는 격려의 메시지도 쏟아지고 있습니다. 외교 안보 관련해서 이번주는 한반도 비핵화 협상의 중대 분수령이 될 전망입니다. 한·미 정상회담, 또 김정은 위원장의 메시지가 나올 것으로 보이는 북한 최고인민회의가 같은 날 예정돼 있습니다. 오늘(8일) 신 반장 발제에선 강원 산불 관련 속보, 또 외교안보 소식을 함께 살펴봅니다.  

[기자]

역대급 산불이 강원 영동지방을 휩쓸었습니다. 이제 복구 작업에 속도를 내고 있는데요. 엿새째 이어진 건조특보에 바람도 강하게 불어 혹여 잿더미 속 남은 불씨가 살아나진 않을까, 긴장상태를 유지했습니다. 실제로 오늘 오전 강원 고성에서는 불어닥친 강풍에 재발화한 산불이 50분 만에 진화되는 아찔한 순간도 벌어졌습니다.

본격적인 집계가 시작되면서, 피해 규모도 더 늘었습니다. 우선 최악의 피해를 본 강원 고성, 속초, 강릉, 동해, 인제 등 5개 시군이 특별재난지역으로 지정됐고요. 행안부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발표에 따르면, 오늘 오전 6시 기준으로 고성 335채, 강릉 71채를 비롯해 총 478채 주택이 소실됐습니다. 창고 195동, 비닐하우스 21동, 공공시설 138동 등 재산 피해도 상당했고요. 총 829명의 이재민이 발생했습니다.

[박채봉/속초시 산불 피해자 (지난 5일) : 무서워가지고선 들어왔다 나왔다, 들어왔다 나왔다 했더니 아래 밑에 있는 사람들도 올라와서 '할머니 어떡해요, 어떡해, 이제…' 그래가지고 들어왔더니 방송을 하고 막 난리더라고. 나 혼잔데. 다 나가 따로 살고, 난 나 혼자 살고…]

특히 정부는 이재민들의 주거 안정, 즉 임시거처 마련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는데요. 하룻밤 사이 맨 몸으로 집을 잃은 마당에, 사생활 없는 대피소 생활이 길어질수록 불편이 커질 수밖에 없기 때문입니다. 우선 정부는 철도시설공단과 LH공사 등 공공기관 연수시설을 지원하기로 했고요. '주거지원 상담부스'도 설치해 입주 안내에 나섰습니다.

[박광옥/속초시 산불 피해자 (지난 5일) : 불이 너무 무서워가지고…그래서 어떡해요. 하나도 하지도 못하고 그냥 이 슬리퍼만 신고 그냥 이렇게 나왔어요.]

[산불 현장 점검 (지난 5일) : 아니, 이 차림대로 나오신 거예요?]

[박광옥/속초시 산불 피해자 (지난 5일) : 예, 예. 옷도 못 가지고 나왔어요. 그냥 아저씨하고 둘이서…]

[산불 현장 점검 (지난 5일) : 빨리 집이 복구되도록 그렇게 저희가 할 거고요. 그다음에 또 집이 복구될 때까지 시간이 걸리기 때문에 그때까지 좀 임시로 계실 수 있는 그런 임시 거처도 마련이 되도록 함께 노력할 겁니다.]

뿐만 아닙니다. 산불은 사람뿐 아니라 동식물의 터전도 할퀴고 지나갔습니다. 지금 영상을 보시면, 산불 현장에 있는 취재차량 앞으로 고라니 한 마리가 뛰어드는데요. 불길을 피하려다 여기 차도까지 내려 온 것입니다. 마을에서 키우는 가축과 반려동물의 피해도 컸죠. 소들은 등에 커다란 화상을 입었고, 개들은 집이 타면서 갈 곳을 잃었습니다. 일부는 목줄에 몸이 묶여 위험천만한 상황에 놓이기도 했습니다. 이번 최악의 산불로 인해 말 못하는 동물들 가금류 4만여 마리와 꿀벌, 소 등 가축 4만 1520마리가 희생됐는데요. 지금 현장에서는 수의사협회와 동물보호단체들이 폐허 속 동물을 찾아 긴급 구호활동을 벌이고 있다고 합니다.

역대급 규모의 이번 산불 물론 피해도 적지 않았지만요. 하루 만에 불길이 잡히고, 특히 인명피해가 거의 없었다는 점에서는 '기적'이라는 말을 떠올리게 합니다. 청와대 긴급 회의를 통해 '총력 대응'을 지시하는 등, 중앙정부의 발빠른 초동대응이 빛을 발했습니다.

그리고 이어 전국에서 신속하게 결집한 소방력이 산불 조기 진화의 결정적 요인이라는 평가가 나오고 있습니다. 이미 SNS를 통해 화제가 된 모습들이죠. 화재 발생직후 강원도로 향하는 소방차 행렬이 고속도로 CCTV영상에 찍혔는데요. 네티즌들은 이를 '속초로 향하는 영웅들'이라 이름 붙였습니다. 현장에서 재를 뒤집어쓴 소방대원의 모습이 가슴을 뭉클하게 만들기도 했죠. 이번 산불에 전국에서 소방차 872대, 소방관 3200여 명이 집결했습니다. 단일화재로는 역대 최대규모인데요. 2017년 6월 소방청 개청 이후, 대형 재난에 대해서는 관할 지역 구분 없이 비상출동 시스템을 강화했기에 가능했습니다.

[김태년/당시 더불어민주당 정책위의장 (2017년 6월 5일) : 각종 재난 발생 시 현장의 신속한 대응력과 전문성을 강화하기 위하여 국민안전처로부터 소방기능과 해양경비안전기능을 분리하여 소방청과 해양경찰청을 설치하고…]

네, 소방대원들의 활약에, 현재 청와대 청원게시판에는 "지방공무원인 소방관을 국가직으로 전환, 처우를 개선해 달라"라는 글이 벌써 20만이 넘는 호응을 얻기도 했습니다.

숨은 영웅은 또 있습니다. 헬기조차 뜰 수 없는 어둠 속에서 밤새도록 불을 끈 바로 산림청 소속 특수진화대인데요. 분진마스크에 의존한 채, 말 그대로 목숨을 걸고 진화에 앞장섰습니다.

[산림청 특수진화대 산불 진압 (화면제공 : 산림청) : 밑에 지상 인원들 갈고리 들고 보내주시면 안 돼요? (네, 여기서 올려 보낼게요.) 네.]

그런데 이 특수진화대, 일당 10만 원 10개월짜리 계약직 신분이라고 합니다. 일당 외에는 교통비도 뭐도 다른 지원은 없고, 10개월 뒤에는 또다시 시험을 쳐 계약을 해야 합니다. 대신 산불이 나면, 주·야간을 막론하고 반드시 출동해야 하고요. 이렇게 장비도 처우도 열악하지만 사명감 하나로 버티고 있습니다.

마지막 영웅들, 바로 국군 장병입니다. 화재 발생 직후 국방부는 군 헬기 32대, 군 보유 소방차 26대, 그리고 군 장병 1만 6500여 명을 투입해 진화 작업을 도왔습니다. 방탄모까지 뒤집어쓴 채 불씨를 살피는 모습, 매캐한 연기 속에 연신 눈물 훔치며 잔불 정리를 하는 모습에 "우리 장병들 자랑스럽다"는 응원 메시지가 인터넷을 뜨겁게 달궜죠. 작업 중간에 전투식량으로 끼니를 해결하는 모습이 보였는데, "밥 더 든든히 챙겨줘라" 하는 격려의 목소리도 많았습니다. 이번 역대급 강원 산불, 이같은 숨은 영웅들 덕에 피해를 더 키우지 않을 수 있었습니다.

오늘 청와대 발제 정리합니다. < 강원 산불 복구작업 본격화…뒤늦게 알려진 '숨은 영웅들' >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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