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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지운·박찬욱 감독, 할리우드 진출작 흥행 저조 이유는?

입력 2013-03-05 07: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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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지운·박찬욱 감독, 할리우드 진출작 흥행 저조 이유는?


스타감독 김지운·박찬욱의 할리우드 진출작이 기대 이하의 성적을 보여 아쉬움을 주고 있다. 김지운 감독의 '라스트 스탠드'는 북미 지역에서의 흥행실패에 이어 국내에서도 관객몰이에 실패했다. 지난달 21일 국내개봉후 3일까지 열흘간 6만 4989명을 모으는데 그쳤다. 이미 극장가에서 모습을 감춘 상태. 박찬욱 감독의 '스토커'는 그나마 상황이 나은 편이다.

지난달 28일 국내 개봉후 3일까지 24만 641명의 관객을 극장으로 불러들였다. 하지만, 개봉 첫날 박스오피스 4위에 오른후 연일 순위가 하락하고 있어 반등은 기대하기 어렵다. 미국에서의 흥행성적은 나쁘지 않지만 불과 7개관에서의 소규모 개봉이라 향후 극장을 확대하더라도 만족할만한 성과를 얻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두 작품이 높은 기대치와 작품 자체에 대한 호평에도 불구하고 이런 성적표를 받아든 이유는 뭘까.

▶'라스트 스탠드' 아놀드 기대감 떨어져, '스토커'도 해외배우에 대한 생소함이 문제

영화 관계자들은 '라스트 스탠드'의 주요 흥행실패 요인으로 '주연배우 아놀드 슈워제네거에 대한 기대감 부재'를 꼽았다. '라스트스탠드'를 국내에 배급한 CJ E&M의 이창현 영화부문홍보팀장은 "미국측 배급사 라이언스게이트에서도 비슷한 분석을 내놨다.

아놀드 슈워제네거가 지난해 주지사를 그만두고 자서전을 홍보하면서 가정부와의 불륜 등에 대한 고백을 하기도 했다. 나이가 들었을 뿐 아니라 정치활동에 이어 이런 사실까지 밝혀지면서 '가장 미국적이고 호감가는 영웅'의 이미지에 금이 가 기대감을 주지 못한 것 같다"면서 "개봉에 앞서 일어난 총기사건 등으로 총기 액션신이 나오는 영화에 대한 거부감이 미국내에 확산되기도 했다"라고 말했다. 이어 "김지운 감독의 연출작임에도 아놀드 슈워제네거가 나오는 '외국영화'로 인식되면서 미국내 흥행실패 소식이 국내 흥행에까지 영향을 미쳤다"면서 "미국에서나 국내에서나 평단의 반응은 호평일색이었는데 흥행성적이 저조해 아쉽다"고 덧붙였다.

'스토커'가 국내에서 저조한 흥행성적을 기록하고 있는 이유 역시 비슷하다. 국내에 상당한 마니아를 거느린 박찬욱 감독의 작품인데도 미아 바시코브스카와 니콜 키드먼이 출연한다는 이유로 '할리우드 영화'처럼 보인다는 것. 영화 평론가 강성률 광운대 교수는 "굉장히 세련되고 감각적으로 만든 완성도 높은 영화임에도 기존에 한국 관객들이 봤던 박찬욱 영화와는 분명히 다른 느낌으로 다가온다. 박찬욱 감독이 국내에 상당수의 마니아층을 형성하고 있는데 이들마저도 괜한 이질감을 느끼고 있는 것 같다. 오히려 이런 경우 해외에서 더 좋은 반응을 얻지 않을까 기대된다"고 설명했다.

한 멀티플렉스의 홍보 담당자는 "한국영화에 집중되고 있는 관객성향 때문"이라는 분석을 내놨다. 이 담당자는 "한국영화 점유율이 80%를 넘어서고 있는 반면에 외화는 몇몇 작품을 제외하면 대체로 고전하고 있다. 극장 입장에서도 '잘 되는 한국영화' 대신 마니아 취향이 강한 외화에 상영관을 내놓는게 쉽지 않다"고 말했다.

▶흥행성적과 무관하게 김지운·박찬욱 할리우드 활동에는 청신호

작품의 흥행성적과 달리 두 감독의 할리우드 활동에는 앞으로도 큰 문제가 없을 것으로 보인다. 사실 김지운 감독의 경우 이번 흥행성적 때문에 미국 현지 영화관계자들로부터 회의적인 반응을 얻기도 했다. 하지만, 그것도 잠시 뿐. 갓 흥행에 실패했을 무렵에는 일각에서 '동양 감독의 연출이 미국 정서와 맞지 않았다'는 진단이 나오기도 했지만 이내 '연출력 자체는 좋았다'는 평가로 바뀌었다. 생소한 환경에서 그 정도로 창의성과 개성을 보여주는 감독을 찾기는 어렵다는 설명. 현지에서 경험만 쌓이면 더 좋은 연출력을 보여줄수 있을거라는 분석과 함께 김지운 감독에게 러브콜을 보내는 할리우드 영화사들이 이어지고 있다는 후문이다.

김지운 감독 역시 일간스포츠와의 인터뷰에서 "할리우드 측과 논의중인 작품이 세 편 정도 있다. SF 스릴러와 액션 스릴러 등의 장르다. '라스트 스탠드' 이후에도 꾸준히 일을 진행시키고 있는 중"이라고 밝혔다.

박찬욱 감독 역시 마찬가지다. 와이드릴리즈 형식은 아니지만 미국내에서 소규모로 '스토커'를 개봉한후 반응이 좋아 현지에서 신뢰를 얻고 있는 상태다. 이미 '올드보이' '박쥐' 등의 작품으로 칸국제영화제를 휩쓸며 명성을 떨친 감독이라 연출력에 대해서는 미국 내에서도 특별한 이견이 나오지 않고 있다. 현장 진행력에 대한 평가도 좋아 향후 할리우드 활동에는 무리가 없을 것으로 보인다. 강성률 교수는 "생소한 분위기 속에서 그 정도의 완성도를 끌어냈다는건 대단한 일"이라고 호평했다.

정지원 기자 cinezza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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