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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씽' 엄지원 "韓 여성들 사회적 폭력·린치에 무뎌져…씁쓸"(인터뷰)

입력 2016-11-23 12:01 수정 2016-11-23 13: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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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씽' 엄지원 "韓 여성들 사회적 폭력·린치에 무뎌져…씁쓸"(인터뷰)

엄지원이 한국 사회에서 살아가는 모든 여성의 마음을 공감했다.

영화 '미씽: 사라진 여자(이언희 감독)' 개봉을 앞두고 있는 엄지원은 23일 서울 삼청동이 한 카페에서 진행된 인터뷰에서 "내가 연기한 지선 캐릭터는 사회가 린치를 가하는 여성의 대표적인 예인 것 같다"고 말했다.

엄지원은 "'사회가 우리 일상 속에서 얼마나 많은 여자들에게 린치를 가하고 있고, 또 여자들은 당하고 있는가'에 대해 생각하는 것 같다"며 "이혼을 했기 때문에 차가운 시선을 받고, 결혼하고 애가 있는 여자라서 일하기 불편하다는 편견이 도사리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남편은 의사고 시어머니는 블링블링한 다이아몬드 반지를 끼고 있는데 이 여자는 아이를 잃어버리고 횡설수설하면서 논리적으로 말하지 못하니까 경찰은 의사 남편, 시어머니의 말을 믿는 모습을 보인다"며 "또 번듯한 직업을 가졌다는 이유로 남편은 아이를 잘 안 보는데 지선은 아이를 키워내기 위해서 일을 한다. 아기를 잘보는 것 또한 여자의 문제다"고 토로했다.

"그런 시선 속에서 얼마나 많은 차별을 받으면 살아가고 있는지 대변하는 인물이 지선인 것 같다"고 강조한 엄지원은 "막말로 최순실 딸이 앞에 있으면 경찰이 그렇게 대했겠냐. 다 찾고 난리 났겠지"라며 "평범한 여자에게 사회가 얼마나 많은 폭력을 가하고 있는가를 보여준 작품이라고 본다"고 밝혔다.

또 "문제는 그것조차 여자들에게는 일상이 돼 무뎌졌다는 것이다. 예를 들면 나도 결혼을 했고 일을 하면서 너무 바쁜데 남편 밥은 꼭 차려줘야 할 것 같은 느낌이 든다. 최근 한의원에 갔는데 의사가 '아침식사 차려 주세요?'라고 물으니까 남편이 '아니오'라고 답하더라. 꽤 섭섭했다"고 깜짝 고백했다.

엄지원은 "최근 바빠서 몇 번 못 차려줬더니 그렇게 대답을 한 것 같다. 늘 하던 것은 몇 번 안 했을 때 더 크게 다가가는 것 같기도 하다. 그리고 그런 상황 속에서 나는 죄책감을 느껴야 할 것 같더라"며 "나도 어쩔 수 없이 한국에서 자라고 성장한 여자라서 그런지 그런 것 같다"고 덧붙였다.

조연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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