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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 서울·부산시장 후보 내기로…야 "천벌 두렵지 않나"

입력 2020-10-30 18:19

5시 정치부회의 #국회 발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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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시 정치부회의 #국회 발제


[앵커]

더불어민주당이 내년 서울시장과 부산시장 보궐선거에 후보를 내기로 내부 방침을 정했습니다. 어제(29일) 이낙연 대표가 공식적인 입장을 내놨습니다. 문제는 당헌·당규인데요. 선출직 공직자가 중대한 잘못으로 직위를 상실할 경우, 후보자를 내지 못하도록 돼 있습니다. 결국 이번 주말 전당원 투표에 부쳐 당헌·당규도 고치기로 했는데요. 당장 야당에 반발은 거세게 나오고 있습니다. 관련 내용, 조익신 반장이 정리했습니다.

[기자]

< 이낙연 "공당의 도리" vs 류호정 "비겁하다" >

'책임 있는 공당의 도리' 더불어민주당이 내년 서울시장과 부산시장 보궐선거 공천 여부를 전당원 투표에 부치기로 했죠. 이낙연 대표가 내건 명분입니다.

[이낙연/더불어민주당 대표 (어제) : 후보자를 내지 않는 것만이 책임 있는 선택은 아니며, 오히려 후보 공천을 통해 시민의 심판을 받는 것이 책임 있는 공당의 도리라는 판단에 이르게 됐습니다.]

5년 전이었죠. 정치 혁신을 외치며 스스로 개정했던 당헌·당규를 뒤집겠다는 겁니다.

[김상곤/당시 새정치민주연합 혁신위원장 (2015년 6월) : 재·보궐 원인 제공 시 무공천. 혁신위원회는 당 기강을 확립하고 책임지는 정당으로 탈바꿈하기 위해 당헌 112조를 당 소속 선출직 공직자가 부정부패 등으로 중대한 잘못으로 그 직위를 상실하여 재·보선을 실시하게 된 경우 해당 선거구에 후보자를 추천하지 아니한다로 개정하기로 결정하였습니다.]

당시, 혁신을 주도한 건 새정치민주연합 대표였던 문재인 대통령이었습니다. 문 대통령은 당 대표로서 이 약속을 지켰습니다.

[문재인/당시 새정치민주연합 대표 (2015년 10월) : 이 재선거하는 게 예산만 수십억 듭니다. 우리 고성군민들이 부담해야 할 돈입니다. 이렇게 막대한 고성군민들의 혈세 낭비하고 또 행정 마비시켜 놓고 그랬으면 새누리당이 책임져야 하는 거 아닙니까? 어떻게 책임집니까. 후보 내지 말아야죠. 우리 당에서는 이번 재·보선에서 우리 당 귀책사유로 치러지게 된 그 지역에서는 후보를 내지 않았습니다.]

'책임 있는 공당의 도리' 공천을 하지 않는 데 있다고 본 겁니다. 민주당 안에서도 공천을 하지 말아야 한다는 목소리가 있었습니다. 지금은 조금 희미해졌지만 말입니다.

[전재수/더불어민주당 의원 (MBC '김종배의 시선집중 / 7월 17일) : 우리 정치권이 당헌당규를 너무 무시하고 그리고 사실상 자기 자신들에게 귀책사유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그야말로 무표정하게 무책임하게 후보들 내고 또 표를 달라고 이렇게 해왔습니다. 그래서 이 악순환의 고리를 한 번쯤은 첫 테이프를 끊어줘야 됩니다. 이번 참에 우리가 확실하게 죽자. 그리고 확실하게 죽을 때만이 다시 살아날 수 있다…]

당장 야당에선 비판의 목소리가 쏟아져 나왔습니다.

[김종인/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 : 공당으로서 창피한 노릇이지. 자기네들이 당헌당규에 정해놓은 걸 갖다가 상황이 변경이 됐다고 그래서 그걸 갖다가 핑계는 당원 투표라는 걸 통해서 공천자를 내겠다고 하는 건데 그게 뭐 말이 안 되면 법률도 바꿔서 자기 뜻대로 해보겠다는 그런 발상을 갖다가 하는 거 아니겠어요?]

[주호영/국민의힘 원내대표 : 무려 838억이나 되는 혈세가 자당 출신 자치단체장들의 불법 행위로 일어나게 됐는데, 전 당원이 결정했으니까 후보를 내겠다, 당헌을 바꾸겠다, 너무나 후안무치한 일 아닙니까? 민심은 천심입니다. 천심의 벌이 두렵지 않습니까? 대한민국 전체를 기만 공화국, 사기 공화국으로 만들어 가는데 앞장설 셈입니까?]

정의당 초선 의원이죠. 류호정 의원도 "비겁하다"고 날을 세웠습니다. "비겁한 결정을 당원의 결정으로 남겼다"면서 말입니다. "공당의 도리는 공천할 권리 행사가 아니라, 공천하지 않을 의무 이행"이라며 꼬집기도 했습니다.

야당의 반발이야 어쨌든, 민주당 지도부는 갈 길을 가려는 듯합니다. 전당원 투표 결과를 기다려봐야 한다는 단서를 달았지만, 벌써 공천 걱정입니다.

[최인호/더불어민주당 수석대변인 (MBC '김종배의 시선집중') : 특히 이번 선거는 저희들이 후보자들에 대한 엄격한 검증을 해야 될 선거 아니겠습니까? 그래서 후보를 내고자 한다면 저희들은 공직후보자 검증위원회의 철저하고 엄격한 후보자 자격에 대한 검증, 이것을 시간이 걸리더라도 할 수밖에 없다 그것이 가장 우선이고 선행돼야 될 일이다.]

당 소속 의원들도 지도부 엄호에 나섰습니다. 어쩔 수 없는 결정이란 겁니다.

[이재정/더불어민주당 의원 (YTN '황보선의 출발 새아침') : 선거의 결과에 최선을 다하고 다음 미래를 제시하고도 국민이 동의를 해주지 않으면 그 결과에 승복하는 것. 그것도 책임 정치입니다. 모든 정치를 불출마하는 방식, 저는 사실 지나친 어떤 정치혐오의 한 관점에서 논란이 커졌다는 느낌이 드는데요.]

자천타천 보궐선거 후보군에 올랐던 인사들은 당의 이번 결정을 내심 반기는 듯합니다. 우상호 의원은 한 발 더 나가 서울시장에 도전하겠다는 뜻을 내비쳤습니다.

[우상호/더불어민주당 의원 (CBS '김현정의 뉴스쇼') : 대통령 선거의 성패까지 영향을 주는 선거이기 때문에 정당으로서는 의리 없이 이런 선택을 하게 되었다, 이렇게 좀 양해를 드려야 될 것 같아요. (결정이 되면, 거기에서 그러면은 '우리가 후보를 내야 한다. 불가피하다' 쪽으로 당원들이 결론을 내주시면 출마하시는 거군요?) '적극적으로 검토한다'는 용어로 대체를 좀 하는 걸 이해해 주시기를 바랍니다.]

반면, 국민의힘 후보군들은 심기가 불편합니다. 부산시장 출마를 위해 국민의힘에 복당했죠. 동아대 박형준 교수는 '테스 형'을 소환했습니다.

[박형준/전 미래통합당 공동선대위원장 (CBS '김현정의 뉴스쇼') : 저는 한마디로 국민들 데리고 장난치나 하는 생각이 들었고요. 요즘 유행하는 말로 테스형, 정치가 왜 이래? 그 심정입니다.]

'책임 있는 공당의 도리' 1차적인 판단은 당원들의 손에 넘어갔습니다. 이번 주말, 투표가 이뤄진다고 하는데요. 결과는 일요일 밤늦게 나올 걸로 보입니다. 어떤 결론이 나오든 이번 결정이 과연 '민주당의 정신'과 부합하느냐, 꼬리표를 남길 듯싶습니다.

< 이제 와 '자진 출석' 정정순, 총선 땐 '의원 소환제' 공약 >

[박병석/국회의장 (어제) : 국회의원 정정순 체포 동의안은 가결되었음을 선포합니다.]

어제 더불어민주당 정정순 의원의 체포동의안이 가결됐죠. 법원이 어제 자정쯤 체포동의안을 발부했는데요. 동의안 처리부터 영장 발부까지 9시간 만에 절차를 마무리했습니다. 검찰이 강제로 신병을 확보할 수 있게 된 건데요. 변수가 하나 생겼습니다. 정 의원이 뒤늦게 자진출두하겠다는 뜻을 밝힌 겁니다.

[정정순/더불어민주당 의원 (어제) : 국회의원님들의 선택을 존중하고 앞으로 성실히 따르도록 하겠습니다.]

아마 강제로 체포되는 모양새는 피하고 싶은 모양인데요. '가지 않은 길을 가겠다'고 호언하더니, 이제 와 '너무 멀리 갔다'는 생각이 들었나 봅니다. 검찰 입장에선 고민이 될 듯싶습니다. 국회의원이 스스로 나오겠다는데, 영장을 집행하는 건 부담이겠죠. 결국, 정 의원이 내일 공개 출석하는 걸로 정리가 됐습니다. 어렵게 받아낸 체포영장, 결국 무용지물이 됐는데요. 검찰도, 법원도, 국회도 괜한 공력만 낭비한 셈입니다.

현재 정 의원의 회계부정 의혹과 연루돼 재판을 받거나 재판을 앞두고 있는 지역 인사만 7명이라고 하는데요. 정 의원을 향한 지역 여론은 싸늘합니다. "청주시민의 분노를 조금이나마 줄이기 바란다", "지역구인 청주에 치욕을 안겼다" 비판이 나왔습니다.

정 의원은 이번 21대 국회에 처음으로 입성한 초선 의원입니다. 당선 직후 지역 언론에 이런 각오를 밝히기도 했는데요. "국회의원 특권을 없애고 일하는 국회를 만들어야 한다는 게 평소의 생각"이라며 "국회의원 소환제 입법에 찬성한다고 이미 공약을 했다"고 밝혔습니다. 국회의원들은 말로만 할 게 아니라 진심으로 국민을 무서워해야 한다면서 말입니다.

'국회의원 소환제'란 말이 눈에 띕니다. 열린민주당이 21대 국회 '1호 공약'으로 내걸기도 했었죠. 최강욱 대표님, 좀 분발해주셨으면 합니다.

오늘 국회 발제 이렇게 정리합니다. < '보궐선거 공천' 전당원 투표…이낙연 "공당의 도리" vs 류호정 "비겁하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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