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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착카메라] 수험생 태우고 '퀵' 질주…법규 없어 위태위태

입력 2018-11-27 21:40 수정 2018-11-29 13: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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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수능이 끝나고 주말마다 '수시전형' 시험이 치러지고 있습니다. 하루에 여러 대학의 시험을 봐야하는 수험생들은 퀵서비스 오토바이에 몸을 싣고 질주합니다. 요즘에는 면접 보러 가는 취업 준비생들까지 이 퀵서비스 오토바이를 이용합니다. 그 간절함이야 충분히 이해하지만 사고라도 날까하는 걱정이지요. 관련 법 규정이 없어서 더 문제입니다.

밀착카메라 구혜진 기자입니다.
 

[기자]

'긴급 학생 수송'이라는 표지를 붙인 오토바이들이 줄지어 섰습니다.

수시 논술 시험이 한창인 한 대학교 앞입니다.

정문 앞에는 이렇게 퀵 서비스 오토바이가 수십 여 대가 기다리고 있는데요.

시간이 지나면서 그 수가 점점 더 늘고 있습니다.

이들에게 문의를 하는 학부모들도 눈에 띕니다.

[퀵서비스 기사 : 대목이죠. 기사분들 한 500대 정도가 항상 여기, 이때만 되면.]

퀵서비스 기사들이 준비한 종이에는 미리 조사한 대학 시험 일정이 빼곡합니다.

[신만수/퀵서비스 기사 : (같은 거리) 1만 5000원 정도. 퀵서비스는 그렇거든요. 서울 시내 10만원 하니까 기사분들 퀵을 접고 다 오시는 거예요. 요금이 세니까.]

오전 논술시험이 끝나자 수험생들이 정문으로 질주합니다.

부모님과 같이 뛰기도 합니다.

다른 대학 고사장의 입실까지는 1시간 반 정도밖에 남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대중 교통으로는 빠듯합니다.

[학부모 : 전철도 애가 아직 한 번도 안 타보고 여기도 처음 와보고 길을 전혀 몰라요.]

수시 시험이 실시되는 대학 근처는 교통 정체도 심합니다.

[퀵서비스 기사 : 길이 막혀도 오토바이는 다 갓길로 요리조리 빠져나가니까요.]

수험생들이 하나 둘 씩 오토바이를 타고 출발하고 있습니다.

다른 시험 고사장 입실시간이 1시간 밖에 남지 않았기 때문에 서두르는 것입니다.

오토바이 뒷자리에 자리를 잡은 수험생들이 운전자의 허리나 손잡이를 꽉 붙잡습니다.

[퀵서비스 기사 : 무서워하죠. 다 공부만 하던 학생들이 오토바이 타봤겠어요? 여학생 같은 경우 부들부들 떨죠.]

학생들을 태운 오토바이들이 차와 사람 사이를 요리조리 빠져나갑니다.

[미안합니다. 지나갈게요.]

경적 소리도 시끄럽습니다.

학부모들은 어쩔 수 없다는 입장입니다.

[학부모 : 시간을 30분만 늦춰도 오토바이 탈 일이 없는데, 시간을 딱 30분만 조절하면 대중교통으로 가거든요. 그 30분 때문에 이 목숨을 걸고, 10만원 넘게 주고…]

취재진이 퀵서비스 오토바이를 타고 같은 길을 이동해봤습니다.

신호를 위반하는 것은 여러차례입니다.

차들이 없는 곳에서는 시속 100km로 달립니다.

정체가 심한 목적지 근처에 오자 중앙선을 넘어 역주행을 합니다.

차로 한 시간이 걸리는 거리를 30분도 안 돼 도착했습니다.

눈이 많이 내린 지난 토요일에도 오토바이로 이동하는 수험생들이 많았습니다.

헬멧을 쓰지 않은 학생도 눈에 띕니다.

취업 준비생들도 퀵서비스 오토바이 이용에 가세했습니다.

일명 A-매치 데이라고 불리는 공기업 시험날이나 금융권 시험일이면 고사장마다 오토바이들이 북적입니다.

학생들에게 합격 문자를 받기도 합니다.

[퀵서비스 기사 : 입학할 때도 이렇게 위험하고 어렵게 했었는데 졸업할 때도 그래야 된다라는 게 좀 가슴 아프지만 매년 해왔네요. 어떻게 하다 보니…]

퀵서비스 이용이 늘어나고 있지만, 오토바이가 돈을 받고 사람을 태우는 행위에 대한 법 규정은 없습니다.

[무법이에요. 무법.]

사고가나도 보험처리 등 보상을 받기는 쉽지 않습니다.

대학들이 시험시간만 조금씩 조정해줘도 불안감이 많이 줄 텐데요.

입시가 아무리 중요하다지만 수험생의 목숨만큼 중요할까요.

(영상취재 : 이재근)
(인턴기자 : 박지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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