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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풍' 앞에 선 충북 정가…여권 쏠림 현상 뚜렷

입력 2017-01-14 18: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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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풍' 앞에 선 충북 정가…여권 쏠림 현상 뚜렷


'반풍' 앞에 선 충북 정가…여권 쏠림 현상 뚜렷


'반기문 대망론'을 현실화하려는 충북 여권 정치인들의 이합집산이 분주하다.

더불어민주당 등 야권은 상대적으로 조용하지만 반기문 전 유엔사무총장이 공식 등판하고 대선 레이스가 본격화하면 야권도 분위기도 변화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14일 충북 음성군과 충주시에서 잇따라 열린 반 전 총장 환영행사에는 지지 단체 회원들과 지역 주민, 지역 정치인들이 대거 참석했다.

박덕흠(보은·옥천·영동·괴산) 등 충북 지역구 새누리당 국회의원 4명이 반 전 총장 지지를 선언한 데다 같은 당 조길형 충주시장과 이필용 음성군수, 지역구 지방의원들도 이에 가세했다.

충주와 음성 행사장에는 새누리당 경대수(증평·진천·음성) 이종배(충주) 권석창(제천·단양) 의원, 같은 당 이필용 음성군수, 송태영 충북도당 위원장, 이언구(충주)·임회무(괴산)·이양섭(진천2) 충북도의원 등 '친반' 여권 인사들이 참석했다.

새누리당 원내대표로 선출된 정우택(청주 상당) 의원은 도내 의원들과 함께하지는 않고 있으나 지난 12~13일 페이스북을 통해 "품격의 리더십을 보여주기 바란다. '중요한 것은 정권교체가 아닌 정치교체다'라는 반 총장의 말씀에 적극 공감한다"는 글을 올렸다.

그러면서 민주당 문재인 전 대표를 '대통령에만 관심 있는 사람'으로 비판하는 등 반 전 총장 측면 지원에 나서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이처럼 충북 지역 새누리당 정치인들의 지원사격이 이어지고 있으나 민주당 등 야권은 반 전 총장에 대해 냉담하다.

반 전 총장 귀향 행사에 참석한 민주당 소속 정치인은 이시종 충북지사와 최병윤(음성1) 충북도의원뿐이다. 수일 전부터 각계각층의 의견을 물으며 참석 여부를 고민하던 그는 지난 12일 "참석하기로 했다"는 보도자료를 내기도 했다.

범여권 대선 주자로 분류되는 반 전 총장 환영행사에 야당 현직 지사가 참석해 손뼉을 치는 것은 정치적 오해를 부를 수 있기 때문이다. 그는 "환영행사 참석이 부담스럽기는 하지만 정치적 의미는 전혀 없다"고 강조했었다.

이날도 이 지사는 "어린이들에게 꿈과 희망을 준 분"이라고 반 전 총장을 치켜세우기도 했으나 "선거법 지적 때문에 더는 말하지 않겠다"며 말을 아꼈다.

10년 만에 금의환향한 반 전 총장에 대한 충북 지역 대표자의 인사말치고는 매우 인색하다는 촌평이 나왔다.

지난 2011년 반 전 총장이 이 마을을 방문했을 때 이 지사는 "보덕산의 정기를 이어받은 반 총장의 거룩한 뜻을 받들어 더욱 큰일을 할 수 있도록 (도민 모두)든든한 후원자가 되도록 하자"라고 극찬했었다.

사실 이 지사는 '충청 대망론'을 설파해 온 정치인 중 하나다. "충북 출신, 공무원 출신 대통령이 나올 때가 됐다"며 사실상 반 전 총장을 지지해 온 그였지만 반 전 총장이 범여권 주자로 굳어지면서 거리 두기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

이 지사의 짧고 인색한 환영사는 대선을 앞두고 갈수록 악화하는 여야의 신경전을 의식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실제로 민주당 등 야권은 반 전 총장을 경쟁 주자로 규정하고 연일 공세를 강화하고 있다.

같은 당 문재인 전 대표는 반 전 총장 귀국을 하루 앞뒀던 지난 11일 청주에서 기자들과 만나 "반 전 총장이 친박이나 비박계 대선 주자로 나온다면 박근혜 정권의 연장으로 봐야 하며 그의 당선은 정권교체가 아니다"라고 말했다.

민주당 충북도당은 지난 10일 "반 전 총장 환영행사에 100개가 넘는 현수막 게시와 기업을 상대로 한 행사 모금, 학생 동원 계획까지 있더라"면서 "선거법 위반 여부를 도민들과 함께 똑똑히 지켜보겠다"고 경고했다.

충북 지역 촛불집회를 이끌고 있는 박근혜정권퇴진충북비상국민행동(비상행동)도 지난 12일 "반 전 총장이 지금 해야 할 일은 대권 도전이 아니라 적폐 청산과 국정농단 세력과의 단절"이라면서 "망국적 지역감정에 기대어 대권 도전에 나서고 있는데, 이는 스스로가 청산의 대상이라는 것을 인정하는 꼴"이라고 비판하기도 했다.

야권의 반 전 총장에 대한 견제는 더 강해질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충청 대망론 앞세운 여권의 세 불리기 속도 또한 더 빨라질 전망이다.

새누리당 권석창(제천단양) 의원은 최근 한 라디오 프로그램에 출연해 "오랜 공직 생활 경험을 가진 반 전 총장은 자기통제력과 국가 경영 능력이 충분하다"면서 "당분간 부족한 국내 지지기반 확대를 위한 민생 행보와 대면 접촉에 주력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민주당을 제외한 모든 정당과 (손잡을)가능성이 있지만, 기존 정당은 신뢰성에 문제가 있는 만큼 독자적인 범보수 세력화를 꾀할 수도 있을 것"이라며 전망했다.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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